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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e Apr 17. 2020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아무 그림 챌린지

동심 저격 초간단 동식물 그리기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2020년 봄, 조카 은유는 일곱 살 인생 중 최고의 시련기를 보내고 있다. 유치원 졸업 발표회가 취소되었다. 외우고 또 외우며 준비했던 영어 뮤지컬 대사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부모조차 참석 금지된 졸업식은 친구들과의 알콩달콩한 시간도 없이 황급히 끝났다. 무표정한 얼굴로 꽃다발을 든 기념사진이 메신저로 언니에게 전송되었다. 뮤지컬 대사를 멋지게 완수해내며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은유는 아쉬움에 눈물을 터트렸다. 코로나19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조카의 유치원 졸업식을 빼앗아갔다.


초등학교 입학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기약 없는 집콕 생활이 시작되었다. 두 아이의 삼시 세 끼와 간식, 육아와 교육을 모두 홀로 감당하게 된 언니는 매일이 전쟁이었다.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보낼까, 그것이 언니의 숙제였다. 언니는 공교육 공백기에 균형 잡힌 놀이와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정표를 짰다. 기상시간부터 EBS 교육방송 시청, 학습지 풀이, 받아쓰기, 피아노 연습, 온라인 카지노 게임 놀이, 심지어 청소기 돌리기까지 일정에 넣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직 글을 못 깨우친 둘째 은서의 시간표에는 사진까지 붙여 알아보기 쉽게 엑셀 표를 만들었다. 게으른 나였다면 당장 그냥 학교에 가겠다고 도망쳤을 법한 스파르타식 일정이었다.


어떻게하면두조카가즐겁게이시간을보낼수있을까, 언니의독박유아에조금이나마도움을줄수있을까. '오늘하지? 아트놀이' 프로그램부터구글증강현실(AR)3D 동물보기까지, 인터넷에서발견한재미있는아이디어는바로바로언니에게전달됐다. 이강훈작가가페이스북에올린글에는 눈이 번쩍뜨였다. 지난해일러스트작업을했다는 어린이책얘기였다. 코로나사태이후인터넷서점판매가 급증한 것같다는것이다. '미래가온다, 바이러스', 초등학생도이해하기쉽게쓴바이러스해설서란다. 바로주문해은유에게보냈다.


도착하자마자혼자낄낄거리며책을본다는언니의제보. 일주일후에는예상치못한인증숏이 도착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책에영감을받아은유가만들었다는조형물이다. 무지개나라연방보라왕국의보라공주가코로나에걸린아빠를치료하기위해약초를찾아떠나는모험을표현했단다. 자세히보면코로나19 모양은물론보내준책에나오는바이러스가총출동했다는언니의전언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라 공주의 코로나 치료약 찾기 대모험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언니가 준비한 어린이용 휴대전화는 입학식보다 먼저 조카에게 전달되었다. 은유는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쓸데없는 얘기나 늘어놓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개통 통지라는 본론만 전달한 후 서둘러 전화를 끊는다. 통화량이 한정되어 있어 전화를 오래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곧바로 문자가 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제전하번호이거애요.010XXXXXXXX에요.”

“응, 저장했어.”

“야호!”

그렇게 조카와의 직통 라인이 개통되었다. 은유가 네 살, 은서가 갓 태어났을 무렵 일 년 정도 함께 살았던 시절에는 꿈도 꿀 수 없던 일이다. 말이 통하고 문자까지 할 수 있는 사이가 되다니!


내나이가은유와비슷할무렵함께살았던둘째이모는다른이모삼촌보다우리삼남매에게각별한이모였다. 결혼후에도시골외할머니댁보다우리집을더친정처럼여겼다. 첫째딸도둘째아들도모두부산에와낳고, 큰언니네인우리집에서몸조리를했다. 어느가을엔가이듬해봄이되면벚꽃구경을 하러일본에모시고가겠다고약속했다. 그런데그해일이너무바빠약속을지키지못했다. 얼마안지나이모는암선고를받았다. 항암치료를하느라그다음봄에도벚꽃구경을가지못했다. 이후암이재발한이모는겨우쉰살에우리곁을떠났다. 그해봄약속을지키지못한것을나는두고두고후회했다. 늘벚꽃시즌이되면이모가생각난다. 시간은다시오지않으니소중한사람들과후회없는오늘을살아가자, 그렇게다짐하게되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조카의 꼬부기 온라인 카지노 게임

어제가오늘같고오늘이내일같은어른의시간과는전혀다를7살의시간, 나는이모로서그소소한순간을함께하고싶었다. 어느날꼬부기온라인 카지노 게임을그렸다고보내온은유에게힌트를얻었다. 은유가학교에가지못하는시간동안, 매일동식물온라인 카지노 게임을그려하나씩문자로보내기로했다. 그렇게'이모의아무온라인 카지노 게임챌린지'가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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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그린 흰 표범이야.”

“우와!저말멋있어요!”

오늘은 은유의 한글 실력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알뿌리 식물, 튤립을 좋아하는 기린을 그려보았어.”

“기린눈이참예뻐요!”

띄어쓰기는 아직 못 배운 것 같다.

“은유 눈도 예뻐!”

할 말만 하고 전화기를 내팽개쳐버렸는지 답이 없다. 다음 날부터는 답신을 유도하는 문자를 보냈다.


“오늘 그린 동물은 무엇일까요?”

“고레입니다!”

“딩동댕! 맞아요! 고래입니다~”

틀린 단어를 교정해서 답을 보낸 후, 언니에게 제보를 했다. 언니는 내일 받아쓰기를 할 때 '고래'를 똑바로 쓰는지 다시 확인해보겠단다.


“오늘 그린 과일은 무엇일까요?”

“레몬입니다!”

“오호홋! 은유는 오늘 뭐했어?”

역시나 대답 없는 너. 일곱 살 조카와의 밀당에선 이길 재간이 없다.


그리고 며칠을 바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내기를 잊어버렸다. 사흘 만에 은유에게서 먼저 문자가 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응?”

“뭐해요?”

“글 쓰고 있지.”

사실은새벽까지일한후늦잠을자는중이었다. 잠결에도멋져보이고싶었는지둘러대고말았다. 소식이없으니이모가궁금했던것일까? 매일온라인 카지노 게임을보내는이모의마음을드디어은유도이해하게된것일까? 순간기대에부풀었다.

'은유의 관심에 부응해야지.'

며칠 전 그려둔 해바라기를 서둘러 보냈다.

"이 식물은 무엇일까요?"

답이 없다. 내일쯤 무심하게 "해바라기입니다!"라고 문자를 주려나? 혹시 이렇게 답을 하면 어떡하지? "무슨 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바심 내던 찰나 네 시간 만에 회신이 왔다.

"해바라기입니다"

아직 마침표 쓰는 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단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사전투표를 마친 나는 4.15 총선 투표일에 조카들을 보러 가기로 했다. 언니와 형부가 투표소에 가는 동안 함께 놀아줄 참이다. 40여 일 넘는 격리 생활 중 모처럼 이모가 온다는 소식에 은유와 은서는 잔뜩 흥분했다고 한다. 이모가 언제 오는지, 하루 밤 자고 가는지 반복해서 물었단다. 은유는 처음 빠진 이빨 사진을 보내왔다. 축하 케이크를 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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