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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바니 Jan 19. 2025

혈혈단신 카지노 가입 쿠폰 살아남기(16)

전화위복

2004년 봄


지난번 응급실에 다녀온 뒤로 먹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아직 젊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과식을 반복하거나 기름진 인스턴트로 배를 채우는데만 급급하면 또 응급실 신세를 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걸 완벽히깨달았기때문이다.이젠매번 장을 볼 때마다 마트 브랜드가 찍힌 가장 저렴한 PB 상품으로만 장바구니를 채우지 않는다. 대신영양을 생각해 과일과 견과류도 예산이 허락하는 한 조금씩 사 먹는다. 그러나 어떤 제품이든 먹기 좋게 손질되어 소포장된 상품들은 비싸기 마련이다. 한 번은 견과류를 먹겠다며 땅콩이 딱딱한 껍질째로 봉지에 그대로 담긴 벌크 제품 하나를 사 왔다. 하지만 역시나 그 둔탁한 껍질을 까먹으려니 영 손이 안 가 뜯지도 않은 채로 침대 밑에 넣어 놓곤 곧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저녁이었다. 언니와 내 침대는 서로 가로로 마주 보게 되어 있다. 초저녁부터 잠이 든 언니를 깨울까 싶어 조용히 내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분명 자고 있는 언니 침대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언니의 이불 밑으로 무언가가 꾸물거리며 바삐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꾸물거림이 언니 얼굴 바로 밑까지 도착하던 순간 나는 그제야 그 꾸물거림의 정체가 뭔지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언니! 쥐, 쥐 쥐!!!' 하고 '꺅' 비명을 지르며 책상 위로 날듯이 올라갔고 그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깬 언니도 기겁을 하며 용수철처럼 책상 위로 튀어 올랐다.

오. 마이. 갓.

우리 둘은 한 동안 겁에 질려 책상 위에서 내려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곧 자신들보다 몇 백배는 큰 인간들의 쌩 난리 호들갑에 더 놀랐을 생쥐는 그 새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우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간신히 진정하고 책상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며칠 전부터 밤마다 내 신경을 긁던 정체 모를 소음이 뇌리를 스쳤다. 무슨 소리인지 영문을 알 순 없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던 그 소리. 그러다 아차 싶어 침대 밑을 보니 역시나 뜯지 않은 땅콩 봉지의 한 구석이 갉아져 구멍이 뻥 나 있다.


우리는 바로 1층으로 내려가 집주인 마이클의 방문을 두드렸다. 마이클은 언제나처럼 상의는 탈의한 채(헬스트레이너인 그는 외출할 때를 제외하곤 항상 이 상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무슨 일이야?"

"집에 쥐가 있어!!!"

"어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놨더니 들어왔나 봐."

"그럼 어떻게 해!"

"쥐약을 놓아야지."

"그럼 제발 빨리 조치를 해줘. 카지노 가입 쿠폰 너무 무서워!"

"알았어 미안해. 빨리 잡아볼게."


카지노 가입 쿠폰의 집들은 옆집과 집이 붙어 있고 대부분 뒷마당이 있는 semi-detached 형태의 하우스가 많다. 그리고 마당이 있다는 건 각종 벌레와 쥐와 함께 동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 사건을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는 그날밤부터 어떻게든 쥐가 우리 방에 침입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갖은 고심을 했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방으로 들어올 수 있는 틈이라곤 방문 밑의 1-2센티 남짓한 공간 밖에는 없었다. 그 틈만 막으면 문제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남는 종이박스 하나를 잘라 방문 밑에 튼튼하게 이어 붙였다. 그 얇은 박스 조각이 우리에겐 마치 적의 침입을 막아줄 두꺼운 성문처럼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리곤 이제 적어도 우리 방에 그 작은 생명체의 출입은 없을 것이다'라고 굳게 믿었다! 아침에 일어나 그 박스의 상태를 보기 전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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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가입 쿠폰아침에 목격한 박스의 모습

그 작은 생명체들에겐얇디얇은박스를 갉아 그 작은 몸 하나 들일 구멍을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으리라.

저 구멍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밤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허탈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1층으로 내려가니 쥐들은 키친까지 침범해서 냉장고 위를 바쁘게 돌아다니는 중이다. 그걸목격한 순간 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직감했다. 도저히 더 이상은 쥐들과의 동거를감내할 자신이 없었다.


마이클에게 바로 이사하겠다고 통보를 했다. 아직 집도 못 구한 상태지만 언니와 나는 그 이후로 이때보다 더 마음이 잘 맞았던 적이 없다. 04UK 웹사이트와 카지노 가입 쿠폰의 부동산사이트, 그리고 교회에서 만난 인맥을 총동원해서 집을 찾아보던 우리는 한 카지노 가입 쿠폰인 부동산 업자를 소개받게 되었다. Mr Kerr 씨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자신이 가진 부동산만으로만 사업을 할 정도로 큰 부자였다. 특별한 점은 카지노 가입 쿠폰에서는 별로 선호되지 않는 아파트(카지노 가입 쿠폰에서는 아파트를 플랏(flat)이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로 치면 서민임대주택 같은 것들을 대량으로 매입해서 우리와 같은 유학생들에게 전문적으로 임대를 해준다는 것이었다. 게다가카지노 가입 쿠폰가 전체집을 빌려 남는 방을 전전대를 주는 것도 허용을 해준단다!그렇게 되면 우리는 남는 방에서 나오는 방세로 집 월세를 거의 커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물론 방이 비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하고 여전히 관리비는 우리 몫이겠지만 런던에서 월세를 아낀다는 건 정말 큰 절약이 아닐 수 없었다. Mr Kerr 씨는 이런 의미에선적어도 나에겐 북쪽에서 나타난 의인과도 같았다.그 덕에 언니와 나는 자그만치 Zone2에 위치한 해머스미스(Hammersmith)라는 동네에서 플랏 하나를 통째로 임대해서 이사가게 되었다.

참으로 사람일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한다지 아마.


그러나 저러나 생쥐 덕에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으니 이걸 고마워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옛다! 땅콩은두고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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