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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바니 Feb 23. 2025

영국카지노 게임 추천 혈혈단신 살아남기(21)

일주일의 파리지앵

2004년 12월


하루하루를 그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내고 있자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엊그제 새해가 시작된 것 같은데 벌써 12월 이라니.. IELTS 시험반을 새로 등록하고 한 달여 만에 비자 연장을 무사히 받아냈다. 그 기념으로 교회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다.




런던의 도버항으로 돌아오는 배 안. 배를 타고 파리를 다녀오자는 생각은 비행기값이 부담스러운 우리 같은 유학생들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시외버스를 타고 도버항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려 배를 타면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도 함께 배를 타고 파리를 왕복하는 코스다. 파리로 향할 때는 고된 정에도 불구하고 처음 가보는 프랑스 여행에 잔뜩 들떠마냥 신이 났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 여독이 가득 쌓인 몸으로 배에서 내린 우리는 새벽 버스로 갈아 탄 후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 여행의 끝자락을 자면서 보내기엔 너무나도 아쉬워,우리는용한 버스 안카지노 게임 추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난 시간을되새기며 수다를 떠는 중이다.


파리카지노 게임 추천의 일주일은 하루하루가 마치 꿈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비록 현실은 2층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호스텔카지노 게임 추천 잠을 자고 점심은 거리의 작은 베이커리에서 아보카도 샌드위치 하나로 때워야 했지만 낭만의 도시 파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웃음이 나왔다. 테이블 하나 없는 작은 베이커리에서 단돈 3유로를 주고 산 샌드위치가 어찌나 맛있던지... 미식의 나라 프랑스 답게 카지노 게임 추천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맛의 신세계를 선사해 주었다. 언감생심 들어갈 엄두도 못 낼 명품샵들이 즐비한 거리를 걸을 땐 주눅이 들기보다 우리가 파리에 와 있음이 실감 나 그 거리를 배경으로 온갖 폼을 다 잡고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으로 휘황찬란한 샹젤리제 밤거리에선 길을 건너다 대로 한복판에 멈춰 서서 개선문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자마자 신호등의 파란불이 꺼질세라 길 건너편을 향해 전력을 다해 뜀박질을 해야했지만 그마저도추억이었다. 저녁만큼은 파리지앵처럼 제대로 한 끼 먹어보자며 호기롭게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유명한 홍합 요리도 시켰다. 그런데 내입에는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짜서 도저히 목구멍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빵만 열심히 집어 먹고 나오면서도이제 나도 파리에서 홍합요리 먹어본 사람이라는 생각에의기양양식당문을 나섰다.


프랑스 사람들은 생각보다 친절했다. 프랑스어에 대한 자부심 때문에 영어로 물어봐도 프랑스로 답한다는 항간의 소문과는 다르게 영어를 사용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어느날은 왁자지껄 한국어로 수다를 떨며 시내를 지나는데 어떤 프랑스 남자가 우리에게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 "한국사람들이에요?"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란 한편 이 낯선 나라에서 들리는 모국어가 정겨워 부인이 한국사람이라는 그 사내와 한참을 얘기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콧대가 높고 불친절할 거라는 편견을 조금은 덜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카지노 게임 추천보다 왠지 조금 더 익숙한 풍경이 있었으니... 바로 거리의 운전자들이었다. 꼭 우리나라에 온 것처럼 온 거리가 성질 급한 운전자들이 울리는 경적소리로 가득했다. 사람이 지나가도 딱히 아랑곳하지 않고 건널목에 사람들이 있어도 일단 머리를 들이미는 것도꼭 한국 같았다. 런던에선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이 많은데, 사람이 그 건널목에 발만 디뎌도 차가 무조건 서게 되어 있다. 처음엔 적응이 안 되어 일부러 건널목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차가 다니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 길을 건너기도 했었다.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런던의 문화와 법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곳 파리는 바로 옆 나라임에도 완전히 달랐다. 유럽이라고 다 같은 건 아니었다. 사실 카지노 게임 추천과 프랑스는 옛날부터 얽히고설킨 애증의 역사를 품고 있는 나라들이니 애초부터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은 아니었으리라.

처음 다녔던 영어학원 수업 때 선생님이 들려주신 일화가 하나 생각이 난다. 카지노 게임 추천과 프랑스가 지난 시간 동안 무수히 싸웠던 역사 때문에 서로 아직도 아웅다웅하며 틈만 나면 서로 비난하기 바빠 아직도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셨었다. 그러면서 맥도널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침 메뉴인 잉글리시 머핀에 잉글리시가 들어간 이유도 뻥뻥 구멍 뚫린 그 머핀이 헛웃음 나는 썰렁한 카지노 게임 추천식 조크를 일삼는 카지노 게임 추천사람들과 같다며 비웃고자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사실인지 웃자고 하신 얘기인지 모르겠으나 카지노 게임 추천인 친구들 중 프랑스인을 좋아하는 친구는 본 적이 없으니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얘기인 것 같다. 우리나라도 바다를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 일본과 좋은 사이인 적이 없었으니 원래 가까우면 친하게 지내기 어려운 법인가 보다.




어느덧 이곳 생활도 1년이 지나고 있다. 1년이 지나면 귀가 뚫린다고 하던데 그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 같다. 어쩌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 온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앞으로 갈 길이 훨씬 멀지만 영어는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영어를 말하고 영어권의 문화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자아가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한 동안은 파리에서의 추억이 하루를 잘 살아낼 자양분이 되어 줄 것임이 분명하기에 앞으로 이 자아가 제대로 잘 커나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성실히 살아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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