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하게 살기엔 이미 글렀습니다
‘착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입니다. 또한 ‘곱다’는 말은 ‘모양이나 생김새, 행동거지 따위가 산뜻하고 아름답다’는 뜻을 가졌고요, ‘상냥하다’는 말은 ‘성질이 싹싹하고 부드럽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착한 사람은 이 모든 걸 갖추어야 한다는 말일까요? 심하게 어지럽습니다.
혹시 주변에 이 정의를 두루 갖춘 착한 사람이 있나요? 제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착한 사람이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 옆에 좋은 사람이 있다고들 하는데, 제가 좋은 사람이 못돼 그런가요? 아이고~ 잘못 살았나 봅니다.
착한 사람이 있다기보다는 착한 행동이나 착한 모습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착한 행동이나 모습을 보이는 경우들은 어디서든 종종 봅니다. 저도 그렇고, 지인들도 그렇습니다. 제 스스로 내린 정의에 갖다 대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우리 사회는 어릴 적부터 착하게 살라고 교육합니다. 착한 행동을 권하고, 착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모범사례라고 가르치지요. 착한 사람이라 지칭당하면착해야 해서 점점 순응하게 됩니다. 모험이나 창의성 같은 사고를 치면 안 되기 때문이지요. 미디어에서는 청결하고 영양가 있는 식단을 제공하며 적당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만족을 높이는 ‘착한식당’을 보여주고, 어린이들이 보는 책에는 공정무역과 같은 ‘착한 경제’, 대중을 위해 희생했거나 남을 배려하며 살았던 ‘착한 행동을 한 사람’을 등장시킵니다. 우리 동네에는 ‘착하다’의 기준이 모호한 ‘착한고기식당’이 있습니다. ‘착하다’는 말은 간판이나 책 제목에도 많이 쓰이지요. 이 말 안에 알게 모르게 ‘양심’이나 ‘배려’와 같은의미가 담겨 있어 그럴까요?
아이들과 <착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부제는 ‘착한 생각이 사람을 움직이고 착한 사람이 세상을 바꿔요!“라고 되어 있지요. 이 책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착한 행동을 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이 책에서 ‘착하다’는 개념은 봉사나 희생 또는 가난한 국민들을 위한 기업가의 양심 철학 그리고 환경 운동가들의 가치철학 들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착한 친구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있지요~” 합니다. 그 아이의 어떤 행동을 보고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물으니 선뜻 답하지 못합니다. 다만 착한 아이의 특징으로 혼자 노는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주는 친구, 물건을 잘 빌려주는 친구, 말투가 부드러운 친구를 꼽습니다. 순하고 말랑말랑한 아이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책을 읽고, 착한 사람을 떠올려 보니 ‘착하다’는 말의 의미가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또한 어린이 책에 등장한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분이 착한 행동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나는 착하게 살기엔 이미 글렀습니다.
다만 착한 생각은 배워서 할 수 있고, 느껴서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도전해 보려 합니다. 착한 일은 착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착한 사람이라 규정짓기 이전에 착한 생각 이후 착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교육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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