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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칼럼니스트 윤정 May 07. 2025

글카지노 게임 추천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쓰는 여자, 카지노 게임 추천』, 고은규, 교유서가, 2024

커피를 한 잔 더 샀다. 단골이라고 갈 때마다 풍성하게 꽃을 주시는 꽃집 사장님에게 늘 빚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오늘은 빚진 마음을 커피로라도 갚고 싶었다. 살굿빛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를 입고 베이지색 힐을 신고 간 나에게 직업이 뭐냐고, 전부터 궁금했는데 실례가 안 된다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싶다며 조심스레 물어왔다. 속으로는 ‘내가 오늘 좀 괜찮은가?’라고 생각하면서 한껏 조신한 척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인사를 하고 나와 출발하며 룸미러로 뒤를 보았다. 문을 열고 한참이나 내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장님이 보였다. 나에게 반한 게 분명하다. 그런데 그 옆에, 오래전 글카지노 게임 추천 교실에 처음 가던 날의 내가 서 있는 것 같았다.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은『쓰는 여자, 작희』 때문이다.


소설 『쓰는 여자, 작희』는 여자로서 최소한의 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 읽고 쓰는 존재로 살고자 했던 여자들의 슬프고도 처절한 이야기다. 작희와 그녀의 엄마 중숙, 작희를 사랑하는 여자들은 기구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손을 잡아 연대하며 고난을 헤쳐 나간다.


“글이 너에게 뭘 해줄 거라 바라고 글을 쓰는 건 아니지 않니? 그냥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행복할 때나 매일 같이 쓴다고 하지 않았어? 네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사는 거지. 카지노 게임 추천야 그렇게 글에 기대 사는 거다.”


글카지노 게임 추천 학교에 간 것은 친정아버지의 책을 쓰기 위해서였다. 환갑이 되던 해에 첫 책을 내셨던 아버지는 칠순에 책을 한 권 더 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신 뒤, 하루가 멀다고 날 것에 가까운 원고를 보내왔다. 아버지의 글을 다듬으려면 글카지노 게임 추천 요령 같은 것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수업을 들으며 나는 깨달았다.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쓰는 일은 고단했다. 시간을 쪼개어 책상에 앉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더 서글픈 일은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 같은 나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오늘 저녁 반찬은 뭘 할지, 생물 오징어는 요즘 얼마인지……, 그런 생각만 하고 살았던 지난한 삶이 애련했다. 하지만 생각 없이 살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날부터 심장이 두근거렸다. 머릿속이 생각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생각은 곧 질문이다. 내가 묻고 내가 답한다. 나는 매일 쓴다. 지금은 카지노 게임에 글을 올리며 글카지노 게임 추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지면에 서평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글카지노 게임 추천가 내 삶을 바꿔줄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생은 돌연히 달라졌다. 이제 나는 글카지노 게임 추천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액자 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의 말미에 작희가 사고를 당하는 설정이 급하고 억지스럽다고 느낄 때쯤, 그녀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작가 은섬을 통해 작희는 묻는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문장이 있나요? 그리고 행복한가요?”


전공을 하고 등단하거나 책 한 권만 내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는 말한다. 자기만의 문장이 있고, 그래서 행복하다면 그가 바로 작가라고. 책을 읽으며, 길을 걸으며 부지런히 생각한다.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을 찾아 헤맨다.


다시 새로운 꿈을 꾼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쓰는 일’을 당신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서 미치겠다. 나는 당신 안에 ‘쓰고 싶은 사람’을 꺼내고 싶다. 쓰는 여자, 작희가 그랬던 것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쓰는 여자, 카지노 게임 추천』, 고은규, 교유서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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