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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r병문 May 03. 2025

마땅히 적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없어서(사는이야기)

본격부녀육아일지 - 의협(義俠)을 중심으로.

1. 나쁘게 말하면 오지랖이지요.


제 아비를 닮아서 그런가, 아이가 세상말로 오지랖이 좀 넓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가끔 놀다보면, 제 부모를 미처 큰소리로 부르지 못하는 동생들이나 친구들을 위해, 난생 처음 보는 아저씨나 아주머니에게 뛰어가 '지금 저기서 아기가 부르는데! 동생이가 엄마아빠를 찾고 있어요!' 라며 큰소리로 알려줄 때가 있었다. 그뿐인가, 등원길에 툭 하면 '아빠, 친구들도 나눠주게 과자좀 많이 사면 안돼요?' 라고 자꾸 조를 때도 있었다. 저가 무슨 내부자들, 의 이병헌 배우처럼 '앉어, 콩 한 쪽도 나눠먹으라고 혔어.' 하는 장면마냥, 뭐 하나 생기면 늘상 나눠먹으려 하는 마음은 좋았는데, 매번 어린이집 갈때마다 친구들도 나눠줘야 한다고 항상 크고 양많은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니, 하루는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소은아, 너 대체 왜 그러는거여? 왜 만날 니가 친구들 과자를 노나줘야 혀? 그러자 아이 대답이 걸작이었다. 응, 친구들을 배불리 먹어줘야 해! 내가 과자 안 사면 애들이 배고프고 굶잖아... 때마침 소은이가 항상 '과일오빠' 라고 부르는, 동네 앞 큰 가게의 과일 쪽을 담당하시는, 키크고 인물 좋으신 형님뻘 과일 직원분이 그 얘길 듣고는 그야말로 큰 키가 무너지듯 크게 웃으셨다. 소은아, 너 진짜 안양 시장님 해야되겠다, 아주 마음씨가 좋으네! 나도 어이가 없어서, 야, 너가 뭔 수령님이여? 너가 뭔디 친구들을 배불리 먹이고 말고 해싸. 했더니, 그때 킬킬 웃더니 그 다음부터는 친구들 나눠줘야 된다고 과자 사달라고는 잘 안했다. 대신, 항상 소은이 생일이나 기념일, 좋은 일 있을때 친구들에게 사줄 수 잇는거라고 늘상 말해주었다.



2. 누군가를 돕는 마음.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데리고 등원하던 길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름대로 아빠랑 같이 가는 '아빠길' , 엄마랑 같이 가는 '엄마길' , 할머니와 같이 가는 '할머니길', 가끔 고모가 나타나는 '고모길' 등, 다양한 등하원길 중 '아빠길' 에는 커다란 고물상이 하나 있다. 도장 오전반 강 선생님보다도 더 연배가 있으실 어르신께서, 송아지 크기는 될법한 큰 수레에 폐지를 가득 실어 고물상으로 들어오려 하셨는데, 길턱이 높아서 도통 그 수레를 끌어당기시질 못했다. 앞으로도 끌고, 뒤에서 밀어도 바퀴가 길턱을 넘질 못하니, 그 큰 수레가 조금 덜썩거리고 마는 수준이었다. 그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빠! 할머니를 도와드려야 해요!' 그때 나는 제 고모 도시락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방, 겉옷 등을 모두 들고 두 손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자전거 뒷부분을 밀어주고 있었다. '소은아, 글믄 니가 이 짐좀 들어라'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자전거에 앉은 채로 제 가방을 감싸안았고, 고모 도시락과 겉옷은 자전거 앞 바구니에 넣었다. 부피는 컸지만 다행히도 그리 무겁진 않아서, 수레는 쉽게 들려서 고물상까지 밀어넣어드릴 수 있었다. 교회에서도 가끔 안 열리는 병 뚜껑 열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데, 어린 학생들 빼면 제일 젊은 남자가 나 하나다보니, 늘 뚜껑을 딸때마다 속으로 '이거 열려봐야 본전이고, 못 열믄 망신 뻗치는건디, 주여, 도와주소서~' 하면서 열곤 했다. 그때처럼, 다행히도 수레가 무겁지 않아서 잘 도와드릴 수 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제 아비 속도 모르고 '와아, 아빠 진짜 힘세다! 큰걸 우와, 번쩍 들었어요!' 할머님께서도 '아가, 니 아빠가 진짜 착한 사람이다.' 라고 칭찬해주셨다.



물론 언제나 이런 태도가 좋은건 아니라서, 최근 너랑 맥주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택시 앞에서 천천히 걷던 어느 어르신 도와드리러 갔다가 오히려 큰소리로 '됐어요! 저리 가세요!' 하고 혼만 남 ㅠㅠㅠ 도와드리려는 게 언제나 좋은건 아니네 ㅠㅠㅠㅠ



3. 사실 이 얘길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동생, 즉 애 고모하고 자주 얘기한 적도 없고 해서 최근에 밥 한끼 샀다. 그저 그런 참치회였지만, 사케를 비롯한 일본술들은 제법 그럴듯했다. 언제고 시간 있을때 아내, 혹은 친구들과 어묵에 은은한 일본술 놓고 편안히 즐기고 싶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었다. 그럭저럭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문득 생각난 듯 말해주었다. 아, 소은이, 칭찬 좀 해줘. 왜, 뭐 좋은일 했간? 나는 소은이 담임이 아니니까 모르는데, 담임 선생님이 딸기밭 견학 다녀와서 말해주더라고. 동생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다같이 딸기밭 체험을 간 어느 날, 같은 반 동무 중 하나가 딸기를 따서, 과육은 버리고 푸른 꼭지만 먹었다고 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딸기만 먹었지만, 소은이는 벌떡 달려가더니, '친구야! 딸기 초록색을 먹으면 어떡해! 빨간걸 먹어야지!' 하면서 제 손으로 딸기 따서 씻어서 꼭지 따주고 빨간 살만 입에 넣어줬다는 것이다. 어찌나 신통방통한지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었다고 했다. 야, 너는 그런 미담이 있시민 진즉 말을 해줬어야지야, 아, 나도 바쁘니까 잊어버렸지. 여튼 칭찬좀 해줘, 그 얘기 들으니 대견하더라.



동생 말을 들으니 울컥하고 눈물이 또 찔끔하는 구석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도 스스로 악해지려 애써본 적은 없으나, 군대를 가고 나서야 내 도량이 얼마나 좁은지 자주 느낄 수 카지노 게임 사이트. 특별히 내가 나쁘고, 악해서가 아니라, 보통 나 같은 서울내기들은(그렇다, 평소 과하게 쓰는 사투리에 비해, 나는 놀랍게도 서울 토박이다! ㅋㅋ) 내가 목마를때 다른 사람도 목마른지 미처 생각이 닿지 못했고, 내가 배부를때 혹시 다른 사람은 배고프지 않을까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훈련소에서 수류탄 던지러 가다가, 큰 군화 때문에 발목을 접질려서 의무대에서 몇 주 보내다, 함께 입대한 서울 기수가 아닌 지방 기수에서 남은 훈련소 생활을 마쳤는데, 확실히 그 때 지방 장정들이 좀더 사내답고, 의리가 있으며,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지역색과 별 관계없겠지만, 그래도 내 아이가 이처럼 다른 동무의 마음을 잘 살펴주는 태도를 보이니 이 어찌 아니 뿌듯할 것인가. 부모로서는 가장 마음이 좋다. 자랑스러운 내 딸. 사랑스러운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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