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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Jan 06. 2025

어른을 위한 카지노 게임

어린 왕자

어른이 되면 더 이상 카지노 게임를 읽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책의 사랑, 용기, 정직 등의 가치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믿어버렸기 때문이다.

하긴, 법치를 거부하는 파렴치한 위정자들이 득실대는 세상인데 그럴 만도 하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카지노 게임는 우리에게 중요하다.

세상의 절반을 두고 왔다는 원피스처럼 삶의 나침반은 여전히 카지노 게임에 담겨 있다.


그래서 어린 왕자를 선택했다.

세상과 타협했다는 착각 속에 빠진 어른을 위한 카지노 게임이자 고전을 읽고 인생에 관해 사색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우선, 보아뱀과 노란 독사부터 이야기해 볼까?

카지노 게임들이 보아뱀의 그림을 보고 모자를 떠올리는 건 경험의 한정 때문이다.

만약, 모자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보거나 만진 경험이 있다면 다른 것을 이야기했겠지.

원래 카지노 게임의 사고란 경직되기 마련이다.

본인의 경험으로 세상을 보느라 편협하게 된다.

노란 독사는 어린 왕자에게 관계를 풀기 위해 왔다고 말한다.

어린 왕자의 죽음에 대한 복선이라고 봐도 좋다.

다만, 관계를 맺는다는 표현에 대하여 생각해봐야 한다.


맺는다는 건 결과를 뜻한다.

결실을 맺거나 열매를 맺거나 한다.

또한, 엉킨 실타래를 풀어 매듭을 맺거나 짓기도 할 때 쓴다.

즉, 관계는 처음부터 과정이자 결과이다.

누군가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친분을 쌓고 정을 나누는 행위가 바로 과정이자 결과물이다.


다음으로 어린 왕자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말해보자.

결국, 인생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면 된다.

그게 바로 너의 수준이다.

어린 왕자의 긴 여정은 인생을 말하고 있고 그 끝이 죽음이라는 진리를 다루고 있다.

인생을 통틀어 가장 독립적이면서 가장 사회적인 행위가 바로 죽음이다.

그날에도 널 닮은 사람들이 너의 관을 둘러싸고 있을 것이다.


독서는 끝났다.

우리의 토론은 마무리되었다.

그렇지만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인생을 그려봤던 이 시간이 잊히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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