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이 영화는 애틋한 감정이 빨강 봉우리를 넘어 파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 감정이 불륜이라는 옷을 입고 있으니 와닿지 않을 수도 있으나, 엄연히 영화라는 분야의 예술 작품으로 봐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스치는 장면이나 대사에도 작품의 재미가 숨겨져 있으니 괜한 색안경을 쓰고 보면 동일한 색깔에 묻혀 고민할 거리들을 놓치고 만다.
이 영화는 치정 스릴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선정적인 장면이 없이 정신적인 감정의 교환에 치중한 심리물이기도 하다.
특히 이러한 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자극적이지 않아도 탄탄한 구조로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고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이야기 구조가 흥미롭고 극 중 인물들을 따라가며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전 작품인 '박쥐'의 순한 맛이라고 여기고 있다.
1. 마침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서래와 해준으로, 용의자와 수사관으로 만나게 된다.
서래는 시체 안치실에서 남편 "기도수"를 확인하고 자신을 걱정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과 수완에게 고개를 저으며 이런 말을 한다.
"산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보통, 저런 경우에 마침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마침내는 긍정적인 어조가 강하기 때문인데, 황망한 경우에는 결국이라는 단어를 고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관객은 마침내라는 말을 내뱉은 서래를 의심하게 된다.
또한, 영화를 분석하며 보길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이 대사가 미끼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드므로서래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활용한 효과 좋은 덫이기도 하다.
2. 말장난
이 영화는 단어를 활용한 농담이 많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아내는 핵발전소의 핵인싸로 원전 완전 안전 캠페인을 알리는 여성 책임자이다.
서래가 카지노 가입 쿠폰을 '바람직한' 남자라고 말할 때도 실소가 나왔다.
어찌 되었든 해준은 바람을 피운 남자이기 때문이다.
3. 쌍안경과 에어팟
카지노 가입 쿠폰은 서래를 몰래 관찰할 때 쌍안경을 사용한다.
쌍안경은 해준이 하는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도구이며,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수단이다.
해준이 쌍안경을 들었다면, 서래는 에어팟으로 해준의 음성을 전해 들으며 사랑에 빠진다.
그렇다. 이 도구들의 쓰임새도 인물에 맞게 설정된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사건을 해결하고 산 위에서 조망하는 인물로 쌍안경이 어울린다.
그리고 서래는 미결로 남아 기억 속에 머물고자 하며, 분명 들었지만 곧 사라지는 소리와 같다.
4. 초밥
카지노 가입 쿠폰이 첫눈에 반한 건지 호의가 애정으로 발전한 것인지 더는 중요하지 않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신문 중에 서래가 웃는 모습을 보며 강렬한 빛을 느낀 이후에 서래를 감시했다.
짝사랑의 감정이 분명히 타올랐다.
취조 중에 고급 초밥을 사 줄만큼 명확한 호감이 있다.
여기에서부터 서래의 색깔이 파란색임이 분명해진다.
서래의 집엔 벽지도 푸른빛이고 무늬는 파도와 닮았다.
옷도 푸른 빛깔을 즐겨 입고 그녀가 먹는 초밥의 이름은 스마초밥이다.
강렬한 파란색과 하얀 선으로 그려진 섬의 모습이 서래가 입은 옷과 대조된다. 그리고 서래는 중국인으로
바다를 건너왔다고 말했다.
아마, 이름도 서녘 서에 올 래,서쪽에서 왔다는 의미가 아닐까.
해준의 해 자도 바다 해 자일 것이다.
바다를 좋아한다는 서래의 말에 자신도 그렇다고 말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장면이 흥미롭다.
5. 서로 닮았지만 다른 두 사람
카지노 가입 쿠폰과 서래는 같은 기종의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바다를 좋아하며 비슷한 기질을 갖고 있다.
해준의 아내인 안정안이 해준과 달리 자신은 이과라고 말했듯이, 해준과 서래는 이를테면 문과이다.
하지만, 색깔로 보자면 해준은 붉은 계열이며 서래는 푸른 계열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조망하는 인물로 산으로 비유하고 서래는 침잠하는 인물로 바다에 비유하고 싶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산에 올라가 눈발 속에서 대화하는 장면과 서래와 카지노 가입 쿠폰이 같은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확실히 느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카메라의 시점이 위로 향하고 서래는 반대로 아래로 향하며 전체를 조망한다.
색감도 달라서 해준은 갈색에 가깝고 서래는 푸른빛이다.
영화의 종반부에 이르면 이 구도와 색감을 확연하게 볼 수 있다.
가끔, 부부나 연인들을 보면 서로가 참으로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닮아서 사랑하게 된 것인지 사랑하게 돼서 닮아간 것인지 애매모호한 일이지만 아마 그 중간의 어딘가 쯤일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과 서래도 마찬가지다.
둘은 명백히 다른 위치에서 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기에 사랑하게 되어 닮아가는 거라 생각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둘이 사랑하게 된 이유를 굳이 헤아릴 필요는 없다.그러나, 해준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 관찰이 있다는 점은 간과하면 안 된다.
6. 관찰
카지노 가입 쿠폰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드나들며 서래를 관찰한다.
곁에서 말을 걸듯이 나지막하게 서래의 생활에 녹아든다.
볼수록 정든다는 말은 절대 지나칠 표현이 아니다.
살펴보고 혼잣말이라도 하게 되면 상상 속에선 거리가 좁혀지기도 한다.
서래는 그런 해준에게서 안정감을 느끼며 마찬가지로 사랑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외부에서 내부로 관찰하며 조망하고, 한 사람은 내부에서 외부로 조금씩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서래의 집의 벽지 무늬처럼 물결치듯 감정이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잠식해 나간 것이다.
이러한 관찰은 서래가 에어팟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의 녹음을 듣는 행위로 연장된다.
관찰에서 감정으로 그리고 그 감정을 확인하는 행위, 바로 사랑이다.
7. 이주임
정안은 극의 초반부터 이주임의 이야기를 꺼낸다.
영화가 종반부로 치달을 때까지 이주임이 남자일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안이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짐을 싸들고 이주임과 동행하고자 할 때 많이 놀랐다.
정안은 분명히 해준을 사랑하고 아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정안이 맞바람으로 나간 것인지 애초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과 서래의 관계와 비슷했던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떠나는 정안의 손에 들린 자라가 왠지 마음에 걸린다.
8. 사랑 고백
도대체 해준은 언제 사랑을 고백했던 걸까.
자신의 혐의가 풀려 좋겠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순간이었을까.
나는 영화를 볼 때는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각본집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단어가 꽂혀 직접적인 근거를 찾으려고 하니 볼 수가 있나.
직업에 따른 자부심을 뭉개버린다 하여도 모른 척하겠다는 그 말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
이런 방식의 사랑 표현은 서래의 흡연과 연관되어서도 장면으로 잘 나타난다.
임호식은 사랑을 직접적으로 말하지만 서래의 담배 연기를 참아주지 않는다.
해준은 사랑을 간접적으로 표현하지만 요리를 하는 와중에도 서래의 담배 연기를 참아준다.
이 영화에서 사랑 고백은 이런 방법으로 표현된다.
9. 미결 사건
카지노 가입 쿠폰이 운동화를 벗고 구두를 신으며 고백했다면, 서래는 카지노 가입 쿠폰의 방에 붙어 있는 사진이 되어 고백하였다.
이포에서 만나 자신이 그립지 않았냐고 묻는 서래에게 해준은 차갑게 돌아서지만 그가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안이 살인 사건이 일어나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과 서래가 이포에 나타난 의도를 생각해 보면 참 인상 깊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서래를 위하여 자부심을 던졌던 바로 그 대사처럼 서래는 자신을 미결사건으로 만들어 카지노 가입 쿠폰의 생활 속에 영원히 살고자 한다.
정말 '독한 것'이 맞았다.
하긴, 그랬으니 홍산오가 왜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겠지.
10. 참 좋았던 장면
바로, 해준이 서래에게 작별을 고하러 온 장면과 이어진 정안과의 장면이다.
파란 벽지가 서늘하고 침울한 느낌을 주어 서래가 느꼈을 감정을 나에게 전달해 준다. 그리고 인물의 상반신 위주로 화면의 구도가 상향하는데, 공간을 구분하는 서까래 같은 것이 잘려나가는 느낌을 준다.
그러다 보면, 곧 인물은 잊히고 공간 만이 남아 삭막해진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퇴장과 함께 서래가 그 방향으로 이동하면 카메라도 따라간다.
그러면서 카메라는 하향하고 비로소 인물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감정이 고조된 후 탄식과 함께 내려앉는다.
그다음에 이포로 내려온 해준과 정안이 나란히 앉아 석류를 손질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앞 장면과 대조적이다.
색감은 따뜻하고 두 인물의 뒤로 난 통창이 눈을 밝게 만든다.
공간은 인물과 조화를 이루고 카지노 가입 쿠폰과 정안은 갈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어 서래의 집에서 느껴졌던 서늘함은 사라지고 없다.
11. 초점과 거울
서래를 취조할 때, 카지노 가입 쿠폰과 마주 보는 장면에서 의도적으로 초점을 번갈아 흩트려 놓고 있다.
이건 영상미에 포함할 수도 있지만, 말보다 사진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는 이들이므로 다르게 생각할 여지도 있다.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들이 보는 걸 본다.
서래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서로 관찰하는 옆모습이 비치는 거울은 그들이 관찰하는 것을 보는 도구이며 의도적으로 초점이 흐려지는 것은 심리적인 상태를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관객에게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들이 서로 보고자 하는 것을 너희도 보려고 시도하라는 것이다.
게다가, 나중에 서래가 사진이 아닌 말에서 숨겨진 사랑의 의미를 포착해 내고, 한 장의 미결 사건이 되어 사라진 것을 고려해 보면
영화는 의도적으로 해준의 색깔로 관찰하는 측면에서 보려고 하는 것을 보는 행위를 통해 말을 하고 있다.
12. 화면의 분할과 압축
서래가 심리가 어지러울 때 화면은 그녀를 가둔다.
의도적으로 아래를 잘라내고 서래의 색깔이 검게 보일 정도가 되면 마치 화면에 갇힌 듯 보이게 된다.
이건 어쩌면 보색 효과를 명확히 보여준 것일지도 모른다.
서래의 청록과 카지노 가입 쿠폰의 빨강은 보색 관계에 있다.
어쨌든, 그것에 더하여, 반듯하지 않게 기울어진 선으로 서래를 꾸민다.
앞에 말한 것처럼 공간이 나눠진 형태를 화면에 담으면서 인물을 압축하여 왠지 화면에 공간만이 남은 듯 보인다.
카지노 가입 쿠폰이 이포로 내려와 정안과 단란한 한 때를 보낼 때는 공간을 늘리고 정안의 의심을 받을 때엔 카지노 가입 쿠폰을 화면에 가둔다.
서래가 해안가로 달려갈 때, 그녀는 정면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카지노 가입 쿠폰은 옆면에서 서래를 뒤쫓는다.
도착한 해안가의 도로는 명백히 세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였던 바다와 해안가를 도로가 분리해 버렸다.
화면에 꽉 담기는 압축, 도로가 중앙을 분리, 서래와 카지노 가입 쿠폰은 정면과 옆면으로 달려온다.
닿을 수 없는 본연의 모습, 사랑하지만 불륜이기에 닿을 수 없는 것, 피의자와 수사관이기에 합쳐질 수 없는 상황, 보색 관계인 서래와 해준, 말속의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던 서래와 보이는 것을 보지 못한 해준의 종결이다.
13. 흉내내기와 대안
어느 순간부터 카지노 가입 쿠폰은 서래의 전 남편들을 따라 한다. 그리고 죽은 기도수의 롤렉스를 임호신에게 주었다는 말에 카지노 가입 쿠폰은 기가 차다는 듯 행동하지만, 그의 팔목에도 진짜 시계가 채워져 있다.
이전에는 녹음하는 게 편하다며 스마트 워치를 달고 살았으므로 이런 모습은 해준이 서래의 남편이 되고 싶다는 욕구를 가졌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임호신의 손가락을 꺾는 행위까지 따라 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서래의 전 남편들을 흉내 내며 그녀에게 대안으로 다가서려고 한다.
그러나 대용품이나 모조품은 진짜가 아니다.
해준도 그것을 알고 있고 서래도 마찬가지이다.
서래는 해준의 녹음하는 습관을 흉내 내며 말을 통해 사랑을 보고자 하고 해준은 전 남편을 따라 하며 훌륭한 대안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는 대용품이 필요 없는 아내가 있으니 따라 하기에서 그친다.
이 작품은 참 좋은 영화이다.
소소한 재미도 놓치지 않으며 극의 긴장감을 쥐고 있다가도 인물의 심리 서사에 어울리게 놓아주기도 한다.
화면을 꾸미는 영상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참,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치정 스릴러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서스펜스 때문이 아니라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