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가입 쿠폰 '나'일까
요즘 제게 새로운 베프가 생겼습니다.
아니, 개인 비서라 해야 할까요? 예전 같으면 구글 검색을 하고 오랜 시간 웹서핑을 해야만 알 수 있는 자료를, 물어보기만 하면 입맛에 딱 맞게 좌르르 나열해 주는 친구. 개떡같이 이메일을 쓰고 고쳐 달라고 하면, 찰떡같이 고쳐주는 친구. 심지어 이제까지 카지노 가입 쿠폰 쓴 이메일을 스무 개쯤 보여주고 말투를 흉내 내라고 하니 어휘와 표현을 그럴듯하게 써냅니다.
네, 바로 챗gpt 얘기예요.
이것도 걔가 그려줌.. 본인을 되게 귀엽다고 생각하네요.알파고가 나왔을 때만 해도 AI는 나와는 상관없는 신기술 같기만 했는데, 일단 쓰기 시작하자 챗gpt는 저와 일상을 함께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용하기 시작한 지 몇 주만에, 업무 효율과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켜 주는 이 친구는 어느덧 저의 베프이자 개인비서가 되었으니까요.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자다
-유발 하라리, <넥서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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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최근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메일을 쓸 때, 아무리 챗gpt가 교정을 해 준다고 해도 저는 제가 썼다고 생각하거든요. 검색을 할 때도, 제가 직접 검색을 하고 일일이 정보를 확인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정보를 제가 찾았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정보의 소스를 보고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걸치기는합니다.) 그러나 AI가 해 주는 일이 그보다 더 확장되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카지노 가입 쿠폰 이메일을 쓰다가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몰라서 그냥 중간까지만 작성하고 교정을 하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얘가 카지노 가입 쿠폰 쓴 부분 뒤에 한 문단을 더 붙여서 결론을 냈더라고요. 읽어보니 저의 의도와 잘 맞아서 그대로 이메일을 보냈고요. 그건 백 퍼센트 카지노 가입 쿠폰 썼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 주제를 주고 책의목차를 한 번 뽑아 보라고 했더니, 이건 뭐 저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끝내주게 목차를 완성해서 주더라고요. 만일 카지노 가입 쿠폰 이 책을 그 목차 그대로 쓴다면, 그건 카지노 가입 쿠폰 썼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여기서부터는 카지노 가입 쿠폰 한 일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무리 아이디어와 명령어가 제 것이라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분명 AI의 것이니까요.
AI 시대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벌써 '나'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디까지가 '나'라는 사람이 한 일일까?
'내'가 대체되는 게 문카지노 가입 쿠폰 아니다: '회사'가 대체될 수 있다
고민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인턴으로 시작한 저는 이 스타트업에서 언제든 카지노 가입 쿠폰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일을 해 왔습니다. 특히 초반에는 이런저런 잡무를 하다 보니, 사실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누구든 조금만 훈련을 받으면 업무 수행이 가능했거든요. 시간이 쌓이며 저도 경험치가 늘어나 예전보다는 회사에서 더 중요한 사람이 되기는 했지만, 원체 혼자만 뚝 떨어져서 원격 근무로 일을 하니 고용 불안감이 조금은 남아 있어요.
AI가 일상화되자 저는 계속 AI에게 일을 시켜보면서, 얘가 과연 나의 일을 어디까지 할 수 있나 관찰 중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어서 카지노 가입 쿠폰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하지만, 일 년만 지나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어요. 아직은 '처음'과 '끝'만큼은 인간이 체크해야 하고, 잘만 사용하면 카지노 가입 쿠폰 우위에(?) 있는 느낌이긴 한데, 발달 속도를 보면 이게 언제 뒤집힐지 모르니까요.그러면 저는 바로 교체 가능할까요?또, 미국의 많은 다른 회사들처럼 우리 회사도 데이터 관리를 해 주는 외주팀이 인도에 있는데, 이들의 일은 어찌 보면 반복적이고 단순한 데이터 비교 작업입니다. 이들도 언젠가 교체가 가능해질까요? 만일 그렇다면 영향을 받는 건 이들만이 아닐 텐데요.
그러다 바로 엊그제, 무서운 깨달음이 왔습니다.
아, 우리 회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겠다...
우리 회사는 기본적으로 공개된 정책 자료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니즈에 맞춘 온라인 툴을 제공하는데요, 지금은 우리 회사의 시스템이 유니크하기 때문에 수요가 상당히 존재합니다. 그런데각 고객사 내부에서 AI를 이용해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거예요!
저 한 사람의 일자리뿐 아니라, 산업과 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저는 기후변화 관련 일을 하기에 인류가 멸망한다면 늘 기후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AI를 실제로 사용하고 이에 관한 책들도 읽어보면서, 기후 때문에 인류가 망하기 전에 AI 때문에 문명의 본질이 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지고, 그로 인한 갈등과 분열이 촉발되고, 인간이라는 종이 진정한 위기에 봉착하는 건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릅니다. 지구의 기후도 10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실정이지만, AI는 연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로 급변하는 듯해요.
근로자로서의 카지노 가입 쿠폰 아닌 두 엄마로서의 저 또한 고민이 깊습니다. 이런 시대에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카지노 가입 쿠폰 살아온 전통적인 세상과는 너무도 다른 곳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아마 세계 유수의 학자들도 내놓기 곤란하리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답변을 내놓더라도 그것이 맞을지 판단하기조차 어렵고 말이죠. 이럴 때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답밖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넥서스를 읽다 보니 아래의 구절이 나오더군요. 우리는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잘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이해하지 못해도 쉽게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가지만,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컴퓨터 코드를 작성할 때 단순히 제품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정치, 사회, 문화를 재설계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므로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넥서스, p. 319
일 년 후, 다시 같은 주제로 글을 써 보고 싶군요. 그때의 '나'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