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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 Apr 22. 2025

무료 카지노 게임인데 너 왜 일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이렇게 일하더라

저는 한국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회사가 있는 미국과는 항상 ‘시차’가 있습니다.업무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하루 정도 앞서 있는 편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월요일은 미국에서는 아직 일요일 저녁이고, 한국 시간 화요일은 미국 시간 월요일이고, 그런 식이죠.


한국에서 월요일에는 모두 일상을 시작하지만 미국이 아직 주말이기에 저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대신, 토요일 아침에 눈을 떠 보면 동료들이 주말을 앞두고 바삐 주고받은 금요일의 이메일이 가득 쌓여 있지요. 저는 보통 토요일에는 업무 이메일을 보지 않고, 월요일에 천천히 처리하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토요일이었어요. Slack 알람이 띠링띠링 오기에 한 번 들여다보니, 동료들끼리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이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너 알아?” “아니, 다음 주에 Hoon에게 컨펌해야 할 것 같은데.” 10초 만에 대답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제가 끼어들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 이거 내가 지난번에 처리한 거야. 신경 안 써도 돼. “ 그들은 금요일 저녁일 텐데, 그들도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퇴근하면 좋을 것 같아 보낸 메시지였어요.


대화에 껴 있었던 부사장님께 바로 답이 왔습니다. “오, 고마워!” 그런데 바로 이어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떴어요.

너네 지금 토요일 아니야? 왜 답장해?


무료 카지노 게임은 무료 카지노 게임. 휴일은 휴일!

일은 일일 뿐, 휴식의 권리를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건 몸에 배어있는 것 같아요.사실 한국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에 외출을 할 때면 아빠들이 아이 손을 잡고 놀다가도 업무 전화가 와서 후닥닥 전화를 받는 모습을 종종 보거든요. (아직 엄마들이 무료 카지노 게임에 업무 전화받는 모습은 본 적이 없습니다. 아빠와 아이들만 내보내고 집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들은 있겠지만요.)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인데, 일이 우선시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것 말고도 몇 가지 깨달은 점을 적어보려 합니다.


**물론! 저의 일천한 경험에 기반한 글이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당연히 회사 by 회사겠지요. **



”내가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 “ - 그래도 휴가는 떠난다. 내 권리니까.

작년부터 회사 내에서 제가 맡은 역할이 커지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저를 통하지 않고서 진행되지 않는 일이 많아졌단 거예요. 잘난 척하느라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저희 팀에 저 한 명밖에 없는 (…) 시기가 있었거든요(내가 곧 팀이니라). 모든 이메일이 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돌아버릴 것 같더군요. 아이들이 밥을 먹는 저녁상에서도 랩탑을 켜고 일을 하고, 어린이집 픽업을 가서도 휴대폰으로 이메일함을 확인하다 보니 저의 생활이 무너졌습니다. 심지어 밤에 자다가 꿈에 나온 적도 있다니까요.


이런 시기를 거치고 나서야 ‘워라밸’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었어요. 여기서 말무료 카지노 게임 ’밸런스’란 시간과 에너지를 적절히 분배무료 카지노 게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Work와 Life에 분명한 경계를 보장해야 한단 것을 말이죠. 저처럼 집에서 일을 하면 알게 모르게 슬금슬금 그 울타리가 무너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절대로 그래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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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우리 회사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일감이 홍수처럼 쏟아져도, 고객사에서 문의가 빗발쳐도, ’지금은 내부 사정으로 빨리 답하기 어려우니 천천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도 무조건 2-3달 이상의 단위를 두고 시작하고, 시급한 사안도 일단 급한 불은 끄되 근본적인 조정은 충분한 내부 협의를 거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제가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아서 그러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닌 듯합니다. 우리 회사의 시니어 엔지니어는 초창기 멤버로, 회사의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링 측면을 총괄 담당하고 있습니다. 보조 엔지니어가 한 명 있기는 하지만 데이터베이스 셋업 자체를 한 건 시니어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이해도와 지식의 깊이가 남다르죠. 데이터 내용을 다루는 저에 비견할 만큼 콘텐츠에 대해서도 상당한 경험치를 쌓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분이 없으면 회사가 말 그대로 안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분은 3월 말에 3주 넘게 개인 휴가를 훌쩍 떠나셨습니다.


가서도 틈틈이 이메일을 확인무료 카지노 게임 휴가 말고, 진짜 ‘오프 그리드‘ 휴가 말이에요. 그동안 우리 중 그 누구도 그에게 연락을 할 수 없었고, 그게 당연했습니다. 물론 그동안도 그분의 손길이 필요한 문제들은 터졌고, 저는 혼자 발을 동동 굴렀지만 사장님도, 디렉터도 아무런 흔들림이 없더군요. “그분 돌아오면 합시다.“


고객사에도 “지금 저희 시니어 엔지니어가 휴가 중이라서요, 4월 중순에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곤 했죠. 내부적으로 이슈와 프로젝트가 줄줄이 밀리고 있었지만, 다들 그러려니 무료 카지노 게임 분위기입니다. 아마 업종마다 크게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저라면 고객사 눈치를 보며 쩔쩔맬 것 같은데 그게 아니란 건 신기했습니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어.“ - 크레딧 챙기기

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 칭찬을 들으면 “아니 뭘~“이 먼저 나옵니다. 실제로 제가 잘한 것조차 “아, 제가 좀 잘했죠?”라는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물론 겸손이 미덕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응당 받아야 무료 카지노 게임 인정조차 손사래를 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팀에 합류한 디렉터는 미국인입니다. 빅 데이터를 많이 다뤄보았지만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는 익숙하지 않아, 상하관계보다는 수평관계에 가깝게 일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회사의 업무에 대해 세세하게 다 알려준 것도 저였고요. 보스인데도 제가 가르쳐주는 이상한 상황이었는데, ’동종 업계’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조그마한 니치 플레이어인 우리 스타트업의 특성 때문인 듯합니다. 아무튼 합류한 지 몇 달이 지나 우리끼리 중간 평가를 하던 중이었어요. 저는 평소처럼 ‘나도 잘 모르지만…’ ’내가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이라는 말을 줄줄이 해 가며 저의 부족함을 토로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간단하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부족한 점은 있었지만, 나는 전반적으로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것 같아.


본인이 경험치가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도움에 대해 고마워하고, 한편으로 자기가 시도한 여러 새로운 접근에 대해 잘했다는 결론이었어요. 그저 뇌피셜로 무료 카지노 게임 말이 아닌, 향후 우리가 추구무료 카지노 게임 방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곁들여, 시작치고 잘해나가고 있다고 하더군요. 말끝마다 저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는 디렉터인데, 칭찬의 방향이 자기 자신에게도 골고루 향해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도움을 받은 건 고마운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고쳐 나가면 된다는 낙관적인 자신감이 참 부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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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를 쓸 때도 한국인은 ‘잘 한다‘는 말 대신 ’잘 배울 수 있다’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말을 더 선호한다고 하죠. 반면 미국인들은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 조금은 더 편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뭐가 더 좋다는 게 아니라, 저도 잘한 것에 대해서는 제 몫을 제대로 인정받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땅히 누려야 할 칭찬과 인정이라면 말이에요.



제가 몸담은 조직이 워낙 작고 유연해서일 수도 있지만, 이제껏 경험했던 것과는 다른 세상의 문을 조금 열고 구경무료 카지노 게임 것도 참 재미난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비교해서 우위를 논하기 위함이 아니라, ’이런 점은 참 좋은 점이 있더라’ 정도의 생각이니 편하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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