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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 건 몇 년 전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나서다. 신형철은 무려 이 책을 인생 책이라고 소개했다. 인생 책이라는 표현을 딱히 맘에 들어하진 않지만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리 거부할 이유도 없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 출간된 게 2018년이고, 내가 독서모임과 함께 읽은 건 2019년이니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때부터 보관함에 담겨 있었는데, 중고로도 구하기가 어려웠다. 내 기억으론 단 한 번도 구매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교보문고에서 신형철의 해제가 붙은 이 책이 다시 발간된 것이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는 이 책을 선구매했고 주말에 배달된 택배를 오늘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뜯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나는 중성적이고 중립적인 책 제목을 좋아한다. 사람 이름이라든지 어떤 물건의 이름이라든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책 역시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6년 만에 구한 책이라 그런지 함부로 책장을 열지 못하겠다. 열면 빨려 들어갈 것 같기도 하고, 소중한 건 아끼고 싶어 한참을 미루다 까먹고 싶으니까. 얼마나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참아보련다.
어느덧 책을 읽고 책을 쓰고 책을 나누는 일이 일상으로 깃들 만큼 좋아졌다. 이젠 어떤 의무감 같은 것도 느낀다. 평생을 해 온 과학이라는 학문도 대중에게 내가 할 수 있는 한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또 그렇게 이런저런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굳이 과학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문학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 강하다. 솔직히 과학만 하던 시절보다 대중과 문학을 마음에 두고 난 다음부터 내 인생은 좀 더 풍성해진 것 같다고 느낀다. 더 뾰족해질 기회랄까 능력이랄까 하는 것들이 내게서 거리가 멀어진 탓도 있겠지만, 인생의 후반전에 내가 지향하는 ‘기억에 남는 삶’이 더 높고 더 빠른 흐름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일 것이다. 깊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삶은 그런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게 읽고 쓰는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얻은 내 지론이다. 인생 마지막까지 함께 할 동지들의 대부분도 모두 이런 삶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라는 사실은 하나의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