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을 운전하면 늘 와이퍼가 북-북-거리며 방정맞게 차창을 닦아낸다. 서행으로 천천히 가는 강변북로. 붉은색 후미등과 묘하게 조화를 이룬 하얀색 세단이 보인다. 제네시스Genesis. 처음 차 이름을 들었을 때, 왜 성경의 챕터 이름을 사용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바로 그 차다.
『성경』을 펼치면 맨 앞에 등장하는 첫 번째 장의 제목은 바로 『창세기』(Genesis)다. Genesis라는 단어는 기원, 시작, 탄생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genesis (γένεσις)에서 왔다. 이 단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gen-이라는 어근은 '태어나다, 만들어지다, 기원을 이루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은 물론, 세상의 기원을 궁금해할 것이다. 그리고 이 호기심은 철학, 과학은 물론 종교와 언어학등 수많은 학문의 뿌리이기도 했다. 특히, 언어에 있어서 한 단어의 뿌리를 살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genesis와 같이, 시작, 창조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얼마나 또 다른 언어를 만들어 내렸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더욱 그렇다. 창세기라는 의미의 genesis에 보이는, gen- 어근카지노 게임 의외로 우리 일상생활 가까운 곳카지노 게임 사용되는 영어 단어들이 파생되어 나왔다.
유전자는 Gene이다. 이것은 모든 생명과 탄생의 출발점이다. gene 역시 genesis의 어근인 그리스어 genos(태생, 혈통)카지노 게임 유래한다. 인간의 육체적 특징, 심지어 성격까지 결정짓는 유전자는 생명체의 모든 특성을 결정하는 생명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Gene이라는 단어가 처음 쓰인 것은 20세기 초인데, 최초로 사용한 이는 덴마크의 식물학자 빌헬름 요한센(Wilhelm Johannsen)이라고 한다.
Gen-카지노 게임 파생된 단어들은 수없이 많다. 그중카지노 게임, 그나마 일상적으로 가깝게 쓰이는 단어를 살펴보자. 무엇보다도 먼저, 계보학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다. 계보학은 영어로, Genealogy, 혈연을 밝힌다는 뜻이다. Genealogy는 단어는 genea (γενεά, 가족)와 logos (λόγος, 말, 이야기)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가족의 이야기, 쉽게 말하면 족보를 의미한다.
족보는 누가 누구를 낳았는지에 대한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탄생과 태어남은 그 핵심이고, gen-에는 생명을 낳는, 탄생의 창조와 같은 의미가 있다. 여기서 파생된 Genetics는 생명의 비밀을 탐구하는 유전학이라는 뜻이다. 유전자를 뜻하는 Gene 역시도, gen-카지노 게임 파생된 말이다.
태어나는 것은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때가 같은 생명들과 또 다른 때에 태어난 생명들이 있다. 각각의 무리가 집단을 이룰 때, 세대라고 한다. 세대는 영어로 Generation이다. 세대는 탄생과 소멸이 반복되는 시간의 리듬을 보여준다. 생로병사. 한 세대가 저물어가면, 또 다른 세대가 떠오른다. 저물어가는 세대는 당사자들에게는 마지막일 수 있지만, 세대는 영원히 되풀이된다. 개인은 죽어도, 인류는 영속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이야기는 세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비슷한 구석이 있다. 전도서의 가장 유명한 문구, “태양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라는 말은 그래서 이해가 간다.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는 일은 늘 반복된다. 마치 매일 태양이 떠오르듯 말이다. 그래서, 매일 태양이 떠오르는 일은 무심한 일이다. 세대가 소멸해도, 재앙이 닥쳐도, 슬픔이 압도해도, 여전히 태양은 아무런 관심없는 듯, 새롭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성격중 관대한 것 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관대함은 영어로 Generous하다고 한다. 요즘은 아예 영어로 “제너러스”하다는 표현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원래 라틴어의 generosus는 귀족 가문카지노 게임 태어난 사람을 의미했다고 한다. 고귀한 혈통카지노 게임 오는 너그러움과 관대함이랄까? 이미 충분히 가졌어도 끝없이 탐욕스러운 사람도 있지만, 일단 어느정도 가진사람들은 그래도 마음을 좀 너그럽게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나 보다. 그래서, 좋은 출신카지노 게임 태어난 사람의 성격을 표현하는 말카지노 게임, 의미가 확장되어 넉넉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뜻하게 되었다.
아인슈타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 지니어스Genius. 천재라는 뜻이다. 동시에 누군가의 혹은 어떤 장소의 수호신이라는 뜻도 품고 있다. 때로 게니우스Genius라고도 읽는 것 같다. 이 단어는 본래 고대 로마카지노 게임 개인이나 장소를 보호하는 수호신을 의미했다. 사람은 각자 태어날 때 자신만의 Genius(수호신)를 갖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특별한 능력이나 창조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천재적인 아이디어는 생겨나는 것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진Eugene이라는 이름은 영어로도 쓰고 한국이름으로도 쓰인다. 단어를 쪼개보면, 좋다는 뜻의 Eu와 유전자gene의 결합이다. “좋은 유전자”라는 다소 생물학적인 희망이 가득한 이름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항간에 종종 들리는 “우월한 유전자” 운운하는 말과 딱 비슷한 이름인 셈이다.
여기서 파생된 학문이 바로 우생학Eugenics이다. 본래 좋은 혈통의 출생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었지만, 19세기 말카지노 게임 20세기 초반에 걸쳐 ‘우월한 인종만을 번식시키자’는 위험한 사회적 운동으로 변질되었다. 특히 히틀러의 독일 민족에 대한 우월의식은 이러한 우생학적 이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엔 남녀의 성별이 아주 단순하고 분명했지만, 사회문화가 점점 정교해지고 복잡해지면서 남녀의 성별구분도 아주 미묘하고 복잡해졌다. 생물학적인 성을 의미하는 섹스sex는 원래 자른다는 뜻카지노 게임 유래한 말이다. 반면, gender는 성을 의미하면서 어원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 겹쳐져 있다. 그래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뉘앙스보다, 성장과 함께 발생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젠더gender의 문제는 대부분 당사자가 성장하면서 생겨난다는 점카지노 게임, 젠더라는 명칭은 섹스보다는 훨씬 더 정확해 보인다. 젠더 역시 본래는 생물학적 성별을 나타내는 단순한 단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성별의 정체성을 포괄하게 된 것이다.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는 최근 자신이 커밍아웃을 좀더 일찍 했었어야 했다고 말한 것이 기사로 나오기도 했었다.
영어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단어중, Indigenous라는 단어가 있다. 의미는, 토착의, 그 땅카지노 게임 태어난 이라는 뜻이다. Indigenous는 라틴어 indu (안카지노 게임) 그리고gen- (태어난)으로 구성된다. 풀이하자면, ‘그 땅 안카지노 게임 태어난’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indigenous people이라고 하면, 그 지역의 토박이, 그 지역 출생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뜻밖에도, 우리가 기계의 대표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엔진engine에도 gen-이 숨겨져 있다. Engine은 천부적인 재능과 독창성을 의미하는 라틴어 ingenium카지노 게임 왔다. in- (안카지노 게임)+ gen (탄생하다) 가 결합된 말로, “내부카지노 게임 솟아나는 창의성”을 의미했다. 지금은 자동차나 비행기, 배 할 것 없이 엄청난 힘을 뿜어내는 기계적인 동력원을 뜻한다. 과거 공성전이라고 불리는 중세의 전쟁카지노 게임 성벽을 부수기 위해 사용한 공성 병기(catapult)는 engine of war(전쟁 기계)라고 불렸다.
셰익스피어 작품에도 engine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이때는 어떤 기계장치나 전략적 도구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겪게 되면서, 엔진은 구체적으로 증기기관steam engine을 가리키게 되었고, 여기서부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의 엔진, 비행기의 엔진같은 의미로 발전했다고 한다.
엔진과 비슷한 장치로 제너레이터generator가 있다. 보통 발전기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특히 자동차에 있는 제너레이터를 의미한다. 기계적인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generation이 세대라는 의미로 탄생과 출생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generator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