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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니 Feb 07. 2025

카지노 쿠폰 참 좁아요 그쵸?

우리 모두 착하게 살아봐요

중학교때 힙합에 미쳐살았다. 2000년도 중후반이었고,나는 주구장창 MC스나이퍼에 소속사에 들어가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듣고 살았다.카피랩(따라 부르는것)을 하루 종일 했는데, 하필이면 08년도때 아웃사이더가 미친듯이 떴다. 중학교 사춘기 남학생에게 뭔 말인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말하는 래퍼라니. 눈깔 뒤집힐 정도로 그것만 따라 불러대는 시기가 많았고, 선배들은 내게 랩을 해달라고 볼 때마다 부탁했다. 그리고 태어나길 관종이었던 나는 그 모든 기대에 호응을 해줬다. (내가 왜그랬을까) 가사를 내가 쓴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못했으면서 따라부르는 것만으로도 나는 꽤나 인기가 많았다.(왜그렇게 많았지?)


그때 나랑 같이 음악을 듣던 친구가 하나 있었다. 점심시간이나 자율학습시간에, 혹은 모든 수업이 끝나고 담임선생님이 종례를 하러 오길 기다리는 시간에 나는 틈만나면 시디 플레이어에 이어폰을 꽂고 랩을 들었는데, 그때 내 짝꿍이었던 친구 하나가 같이 듣고싶어해서 이어폰 한 쪽을 주고는 했다. 아웃사이더, 배치기, MC 스나이퍼, 키네틱 플로우의 거의 모든 곡들을 박박 긁어모아서 구운 CD로 듣고 있었을 때도 나는 랩을 하는 걸 좋아했지만 딱히 내가 직접 음반을 낸다거나 활동을 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주변에 '랩 잘하는 애' 정도로 아는 것으로도 만족했다. 그리고대학생이 된 어느날, 쇼미더머니를 틀었더니 같이 랩을 들었던 친구가 레게머리를 하고서는 출연했다.


다른 애들이 다 활동명으로 닉네임 적어놓고 있을 때 본명인 이름 석자를 배에다가 챡 붙여놓았기에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었다.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하긴 했다만 이미 중학교때 이후로는 얼굴을 본 적이 딱히 없었던 친구였고, 나는 진작에 나도 랩이나 할 껄이라는 되도 않는 후회와 그 와중에친구의 떡상을 바라며웃었다. "카지노 쿠폰 진짜 드럽게 좁구나?"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나왔다.사실 그 친구 말고도 가수로연예게 데뷔를 한 동창도 있었다. TV를 그리 잘 보지 않는 내게 그 사실을 알려준 다른 동창이 졸업사진을 보여줬고, 나는 내가 전교부회장과 선도부를 할 때 걔를 교문 앞에서 복장 불량으로 잡았던 기억밖에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도 친구에게 그 말은 했었다. '카지노 쿠폰 진짜 좁아?'


서울에서 서로 겨우2km 떨어져 살고있던내 동창은 고등학교때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자 마주쳤고, 내 여동기는 중국으로 놀러갔다가 유치원 동창을 거기서 마주쳤댄다. 19년도에 누나가 있던 영국으로 놀러갔을 때는 연구년으로 영국에 와있던 교수님을 런던에서 만났다.최근에는 여후배랑 카톡을 하면서 걔의 남친(같은 과 CC였다) 소식을 듣다가 동대문역에서 환승을 하려고내렸는데, 눈앞에 그 남친이 있었다. 냅다 카톡을 하던걸 접고 영상통화를 걸고서는 셋 다 어이없다는 듯이 푸하하 하면서 웃었다. 카지노 쿠폰 좁다. 야 너무 좁다. 이런 세상에서 착하게 살아야지 어떻게 나쁜짓을 하고 사냐고너스레를 떨었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세상이넓고도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원구에 7살 때부터 살았던 아파트가 있다. 중간에 경기도로 이사를 갔다 오긴 했지만 도합 13년 정도는 산 아파트가. 유치원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일단 쉼없이 거기서 살았다보니 카지노 쿠폰 웬만한 이웃들의 인상착의를 알았다. 10층에 살았던나와 웬수지간이던기지배(도대체 서로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 나지만), 9층에 살았던 한살 어린 후배, 7층에서 항상 올림머리를 하고 타는 아줌마. 8층에서 내리던 양복 차림의 아저씨. 12층에 자전거를 항상 끌고다니는 할아버지, 14층에 항상 가족들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던 사람들이나, 싸가지없던 교복차림의형. 그런데 웃기게도 거의 모든 구성원들을 알고싶지 않아도 알 정도로 익숙했지만, 단 한번도 1104호에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1106호에 살았기에 같은 층이었음에도.


고등학교 갈 나이가 되어서 나는 다시 경기도에서 서울로, 그 집으로 돌아왔고 대학교 2학년 여름까지 지냈음에도 1104호는 볼 수가 없었다.단 한번, 문이 닫히는 광경과 함께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긴 했지만그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경찰이 찾아와서는 물었다. 1104호에 혹시 누가 사는지 알고 계시냐고. 나는 온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면서 대답했다. 아뇨,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딱 한번 어떤 분이 낮시간에 집으로 들어가시는 광경만 봤는데 그것도 1년 전인가고, 그 외에는 마주친 적도 없어요. 무슨일이 있는건가요? 경찰은 알아볼게 있다고만 얘기하고서는 감사하다고 하고서 돌아갔다.


문예창작학과 졸업생에게 '이것은 사건인가'라는 심각한 도파민 이벤트가 발생했지만 흐지부지 끝났다. 누군가 고독사했다면 시체 냄새때문에라도 우리가 알아챘을거고, 살인 사건 등이었다면 경찰들이 와서 간단하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문 앞에서부터 접근금지 테이프가 붙어있었겠지. 집으로 돌아온 엄마에게 1104호 사람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남자가 사는 것 같았는데? 엄마도 잘 모르겠네." 그 이후에 경찰이 다시 방문하는 일은 없었고, 나는 그때는 카지노 쿠폰가, 세상이, 서로가 참 멀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랑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람과도 그렇게 어쩌다보니 마주치는 일이 생기는데, 내 바로 옆옆집의 사람 모습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단 한번도 제대로 마주칠 수가 없구나- 하고선.


뉴스에서사건이나 사고 소식을 듣다가 보면 기분이 싱숭생숭해질 때가온다.가까이 살지만 서로 아무런 접점도 없었던1104호처럼 나랑 아무런 관련도 없는 주변 사건들을,뉴스는 구태여 나의 저녁과 밤에 방송을 해서 불쾌한 감정을 만들게 하는거 아닌가. 그런데 이 좁은 카지노 쿠폰에서 살기에또 한편으로는 이해해버리는 것이다.구파발 검문소 총기카지노 쿠폰에서 가슴에 총을 박고 사망한 상경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재작년바리캉 폭행카지노 쿠폰은 내가 살던 구리 집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다. 친구가 쇼미더머니에 나오고, 사촌형은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나왔었다.곰곰히 생각하면나와 괴리되어있는 건 없는거구나.물리적 거리랑은 무관하게 하염없이 나와 관련이 없는 것 같다가도 당장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일이구나. 아득함이 약간 남아있지만서도 뉴스가 누군가의 사건과 누군가의 사고로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점은 그런 것일테다.피의자에게 분노하고 희생자에게 슬퍼하라는 게 아니라, 그만큼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겠지. 카지노 쿠폰는 넓다가도 참 좁아서 우리 모두 서로에게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유감스럽게도 박애주의자가 아닌지라 이젠 착하다는게 뭔지도 잘 모르게 되었지만, 나와 가깝고도 먼 모든 것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주어야 이 동네는 살기 조금 더 편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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