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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니 Feb 0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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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애새끼

개그콘서트를 잘 보지도 않았고, 관심이 없다보니 폐지되었다가 다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한참 뒤에 알았다. 그런데 관심을 아예 끊어버릴 것 같았던 프로그램에 알고리즘의 신이 붙었는지 나를 유혹했고, 한동안 매주마다 유튜브로 챙겨보는 코너가 딱 하나 있었다. 심곡파출소. 나비넥타이와 똥글뱅이 노란 모자를 쓰고서는 이미 알거 다 안다는 표정으로 나와서 누구냐고 묻자 "미아입니다." 하는 윤승현. 몇살이냐 물으니까 "반 십세입니다."라고 말하는 그 능청스러운 표정과 우유를 따라주니까 고개를 돌려서 꺾어마시는 표현까지 어디하나 애가 아니라 즐겨봤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랑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말이지.


"늙으면 지혜로워진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농경 시대의 꿈 같은 소리입니다. 늙으면 뻔뻔해집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노인들의 시위를 보면서 채현국 선생님이 했던 말인데, 선생님 그거 굳이 그 나이가 차지 않아도 비슷합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여러 수식이 붙는다. 계란 한판이라느니, 이제 뭘 해도 어려서 그랬다는 핑계들을 대기는 늦은 나이가 되었다느니, 이제 몸 사리고 모험도 사리고 자리잡아야 하며, 사람이 숙성이 되는 나이며, 사실 성장은 예저녁에 끝났으며, 관리 안하면 훅 가는 나이며... 그런데 이상하다. 독립서점을 연 내 동기는 아직까지도 '으어아아아악'하면서 출근이 싫다고 죽어가고있고, 후배 하나는 "나는 스물 다섯이다! 내 마음이다! 내가 정했다!"라고 뻔뻔하게 외치고 있고, 선배 하나는 길고긴 백수 생활을 말그대로 즐기면서 살고있고, 나는, 그래. 저들 사이에서 웃고있다. 헤헤 나만 이런거 아니구나? 좋아~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된지도 벌써 4년차인데 아는게 없다. 연말정산? 매 해마다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20대 때부터 다짐했던 다이어트는 무료 카지노 게임가 되어서도 비슷하고, 뭐 잔고도 비슷하고, 아는 것도 비슷.. 어라, 그냥 정말 스물 다섯살이라고 하고 다녀도 문제 없지 않을까? 어차피 내 삭은 얼굴은 예전부터 그랬는데? -이모양이다. 출퇴근이 능숙해질 순 있어도 하고싶어질 순 없고, 우리 엄빠 세대들처럼 뭔가 사업을 벌리고 회사를 세우고는 꿈도 꾸지 않는다. 편안하고도 안락한 삶이 목표인지라 지금도 퇴근하면 일단 30분은 기본으로 녹아있다. 헬스장 월 정기권도 끊어놓았고, 스터디카페 정기권도 끊어놓았는데. 이러다가 돈만 날릴 것 같으니 아까워서 엉덩이를 든다. 사실 나잇살이라는거 엉덩이에 드는거 아닐까?


뭐 숙성이고 와인이고는 모르겠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일단 큰 일이 하나 생긴다. 부모의, 사회의 보호 아래 놓여졌던 20대에서 좀 더 벗어나자 또래의 대부분이 직장인이다. 서로 바쁘니 전화나 메신저로 연락은 해도 얼굴을 보는 일은 드물다. 그리고 그렇게 외로워진다. 외로워지는건 자존감을 깎아먹는 일이고, 자존심을 세우는게 자존감을 가지는 것보다 쉬운 거라는 걸 알게된다. '알거 다 알만한 나이'라는 그 생각에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드러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내 바운더리에서나 잘 하면 되지. 먹고 살기도 바쁜데-라는 생각과 함께, 사람이 편협해진다.


진짜 불쑥불쑥 그런 느낌이 든다. 이제 나 하나 건사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굳이 내가 모르는 것들을 알려고 다가가야 하나. 그냥 편했으면 좋겠다. 이게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란걸 너무 잘 알아서 정신차리려고 하는 쪽인데, 혼자만 정신차린다고 해결되는 일인가 하는 은근한 불안감도 있기는 하다. SNS에서는 스팸이 아니라 진짜로 자기가 혼기를 놓친 것 같다며 외롭다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미 자기와 맞는 인연을 찾아서 결혼한 애들이 갑자기 부러워지고, 자기도 괜찮은 완제품을 하나 만나고 싶단다. SNS에서 찾아질리도 없고, 혹여 그런 외로움에 덜컥 잘못 만났다가 정말 더 불행해지는 수가 있음을, 알긴 할텐데 모른척 무료 카지노 게임 싶어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업무가 정말로 많았다. 한동안 전산오류로 인해서 내가 맡은 고객들의 진척이 아무것도 없다가 갑자기 쑥 하고 뚫린 상황이라, 정말 정신없이 일했다. 힘에 부쳐서 "에효효"하면서 잠깐 늘어졌다가, 다시 "일해 관아. 움직여!"하고 혼자 말했다. "편하게 돈벌고 싶다고? 누가 옛날에 공부하지 말고 놀래 이놈시꺄!" 하고 있자 옆에 있던 동료가 웃었다. 6시를 한참 넘겨서 퇴근하는데, 팀장은 퇴근도 못하고 점심도 못먹은 상태였다. "홍삼 좋아하세요?" "필요없어!" 홍삼 안먹는 저도 필요할거같은데 머선소리세요.


무료 카지노 게임는뒤돌아본다. 옛날에 공부좀 할 걸 /이라고 할 때 공부좀 할 걸 /이라고 할 때 공부좀 할 걸! 그리고 오늘이 왔더니 웬걸! 야근이 잦아서 집 돌아가면 공부할 시간도 별로 없네! 다만 그래도 실행력이 없진 않다. 이제 불현듯 그 생각을 하니까. '이래놓고 40대 되면 또 무료 카지노 게임였던 날 두고 X나 후회하고 있겠지?' 하면서 불에 데이고 싶지 않아 뛰고, 가시덤불에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기어올라간다. 소닉은 찔리면 금빛 링을 뿌리지만 내가 지금 찔리면 뿌릴 수 있는 건 대출금(빚)이다! 으아악 역시 20대로 돌려줘라!


웹소설을 보고 있으면 이젠 우러나다 못해 없는 사골까지 뽑아내는 설정이 있는데 '회빙환'이다. 회귀, 빙의, 환생. 나만 그럴까, 요즘 그런 설정들의 소설을 보고 있다가 보면 현타가 오는 거다. 웹소설은 지친 직장인들에게 심심풀이이자 카타르시스라는 도파민을 제공해주기 위해 나오고, 작품에 있는 주인공들은 회귀던 빙의던 환생이던 해서 본인이 후회하는 것들을 모두 고치고 나아가서 성공하고 목적을 달성하는데, 이거 결국은 지금의 직장인들이 '후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건 아닌가. 후회할 짓을 왜 했니 무료 카지노 게임서 지금도 후회할 짓을 하나? 사람은 원래 후회만 무료 카지노 게임서 사는 건가? 역시 행복은 자기 마음속에 있다니까 후회하지 말고 찾아봐요... 안보이는데요.


나라도 중학교때만이라도 돌아가게 된다면 비트코인을 사고, 삼전을 사고, 엔비디아를 알아보고 있겠지. 자살을 했던 내 친구를 찾아가서 '넌 칠순 잔치때도 날 봐야해!'라고 외치고, 랩 하던 내 친구랑 '자네 나와 함께하지 않겠나?' 무료 카지노 게임서 앨범을 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놓치기 싫었던 사람을 붙잡고, 거지같은 놈은 빨리 손절을 치던지 복수했겠지. 하지만, 하지만 이 생각들도 또 곰곰히 따져보면 10살에도 20살에도 하지 않았었나.


결국 아직도 애구나. 그럴싸할 뿐이지.


그래서 최근에는 그냥 나이 생각을 잘 안하고 살고 있다. 심곡파출소에 매주마다 찾아오는 윤승현처럼 뽀로로를 따라가다 미아가 되지는 않지만, "우리 관이 아무것도 몰라요?" 하면 비장한 표정을 짓고서는 "으, 으 응애애! 으응애애애애!!!" 라고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살면서 알게 된 거라곤, 내가 세상에 대해서 모르는게 아직도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된거밖에 없는걸.


오늘은 오랜만에 회귀물이나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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