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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볕 Apr 25. 2025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검색해 본 이유

부룬디 출신 프랑스 작가 가엘 파유의 소설 <나의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지도에서 '부룬디'를 찾아본다. 아프리카 대륙 중동부에 위치한 작은 공화국이자,국민 1인의 하루 벌이가 채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외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이 낯선 국가에갑자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최근 읽은 한 소설 때문이다.


전쟁의 위협 속에 붕괴되는 소년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의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부룬디 출신 작가 '가엘 파유'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2016년에 발표된공쿠르상, 페미나 상 등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른 데다영화로도 제작되는 등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부룬디와 르완다의 내전과 학살을 주제로 한 이 소설은 부룬디 부줌부라에 사는 열 살 소년 가브리엘(이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온몸으로 세상과 부딪히며 자라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가비는 프랑스인 아버지와 르완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하고 평화로운 유년시절을 보낸다. 또래 친구들과이웃집에서 망고 서리를 하고,강에서 수영을 하고,바나나 줄기로 만든 뗏목을 타고 탐험하는 등 모험심으로 반짝이던 소년의세계는 점점 커지는 전쟁의 위협 속에 서서히 붕괴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쉬는 시간에 부룬디 남학생들이 대운동장 뒤편에서 선생님과 감독인 눈을 피해 싸웠다. 말싸움에 덴 다른 부룬디 학생들도 곧 두 패로 나뉘어 각자 한쪽을 응원했다. <더러운 후투 놈들, 한쪽은 말했고 <더러운 투치 놈들, 다른 쪽은 대꾸했다. - 162쪽


그날 오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현실 깊숙이 들어갔다. 후투와 투치의 반목을, 저마다 한편이나 다른 편이길 강제하는 넘을 수 없는 구분 선을 발견했다. 아기에게 지어 주는 이름처럼 이 <편은 태어날 때 정해지고 영원히 우리에게 따라붙었다. 후투 혹은 투치. 한쪽이냐 다른 쪽이냐였다. - 163쪽


후투와 투치. 두 족 간의 갈등으로 발생한 내전은 무차별적인 학살을 불러왔고 어린 소년들끼리도서로 적대시하게 만들었다. 구슬치기와 수영을 즐기던 아이들은 수류탄과 총을 들고 동네 갱단에 합류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가족이 해체되고 일상을 위협받던 가비는 행복했던 유년의 터전을 뒤로하고 프랑스로 떠난다.


작가인 가엘 파유 역시 열세 살이 되던 1995년,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그는 이 작품이 자전 소설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의 공통점을 볼 때어느 정도는그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은분명해 보인다.


고향을 떠난 가비는 20년이 지나서야 다시 부룬디를찾는다. 부겐빌레아심어져 있고, 레몬향기 가득했던 기억 속의 동네는 사라지고 없었지만, 20년 전행방불명되었던 엄마가 그곳에 있었다. 친정가족이 몰살당하는 아픔을 겪고 정신이 이상해져 집을 나가버린 엄마는 노인이 되어 그곳에 돌아와 있었다.


내 삶을 어떻게 할지 나는 아직 모른다. 지금으로서는 여기 머물며 엄마를 돌보고 엄마가 나아지길 기다리고자 한다. 날이 밝았고 나는 글을 쓰고 싶다. 나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기억한다. - 267쪽


어린 시절, 자신의 안온한 일상이 위협받는 것이 두려워 엄마가 떠나길 바랐던 가비는 이제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지난날의 아픔을 기록하기로 한다. 두려워서 회피하기만 했던 소년이 성장해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장면보며 역사는 망각과 기억의 투쟁이라는 밀란 쿤데라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자신의 저서 <웃음과 망각의 책에서 개인의 기억은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조작될 수 있으므로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잊지 않고 기록하는' 문학의 힘


약 3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부룬디 내전.현재에도 여전히 분쟁과 폭력 사건이 계속되는 등 과거의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하못한 모습이다.지난날의 비극을 성찰하고 기억하지않는다면 언제고 또다시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가엘 파유는 '잊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과거의 고통을 극복하고 회복으로 나아가는 길임을책을통해보여준다.


먼 타국의 이야기임에도공감하며읽을수 있었던 건 우리카지노 게임 사이트 역시 전쟁을 겪었고,후투족와 투치족처럼 아직도 좌와 우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적 이념뿐 아니라 세대, 성별, 종교, 성 정체성 등 갈수록 더 많은 '편'이 생겨나 서로 반목하고 있다.


분열된 사회는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서 파열음을 낸다. 그로 인해 가비가 소중한 유년을 잃은 것처럼, 자신의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잃어버리게 되는 들이 생겨난다.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1주기가되는 날이었다. 국민의안전과 생명이 중시되지 않는 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빛나던 304명의 우주가 바다에수몰되었다. 이후 매년 4월이 되면 사람들은노란 리본을 꺼낸다.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쟁이나 재난. 사고가 발생해도 쉽게 망각하는 인간은처음에만 안타까워할 뿐 곧 무감각해진다.뉴스로 보도되는 희생자의 수치는 그저 통계로만 남고 고통은 잊힌다. 폭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로 인해 파괴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잊지 않도록 일깨우고, 어떻게 고통을 극복하고 나아갈것이지 모색하는문학의힘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눈송이는 만물의 표면에 섬세하게 내려앉아 한없이 멀리까지 뒤덮고, 세상을 그 절대적인 새하얀 색으로 적셔. 상아로 된 우리의 심장 속까지. 더 이상 천국도 지옥도 없어. 내일 개들은 짖지 않을 거야. 화산들은 잠을 잘 거야. 사람들은 백지 표를 던질 거야. 웨딩드레스를 입은 우리의 유령들이 거리의 안갯속으로 사라질 거야. 우리는 불멸이 될 거야. 며칠 밤낮으로 눈이 내려. 부줌부라는 순백이야. 가비 - 257쪽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펜팔 친구인 로르에게 쓴 이 편지에는하얀 눈으로 뒤덮인 부줌부라가 나온다. 상상 속 유토피아 같기도 하고, 모든 상처를 순백으로 덮어 지우고자 하는 슬픈 염원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어머니를 돌보고 아픔을기록하기로 한 가비의 마지막 결정을 볼 때 부줌부라를 덮은 새하얀 눈은 무너진 세계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조용한 확신처럼 여겨진다.


책 말미에 있는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노래 한 곡을 알게 되었다. 작가이면서 래퍼이기도 한 가엘 파유가 2013년에 발표한 첫 솔로 음반에 실린 <Petit pays이다. 소설 <나의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Petit pays와 동명인 이 곡은 서정적인 기타 선율과 뮤직 비디오에등장하는 아름다운 부룬디의 자연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전쟁의 상흔을 덮어버린 푸르른초목과,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미소를 보며 앞서 말한 가비의 편지 속 새하얀 눈으로 덮인 부줌부라가 떠올랐다.


부룬디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직도전쟁 중인 다른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서로가 파괴하는 것이 무엇인지제대로 직시해야한다.총부리 끝에는 사람이, 그리고 그들이일궈온 고유한 세계가 있다.더 이상 그 '작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잃어버리는 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https://youtu.be/XTF2pwr8lYk?feature=shared


※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북클럽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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