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정상인가, 그들이 비정상인가
<사례 하나
아내와 교대 준비를 할 무렵 인근 가게 사장님께서 오셨다. 얼마 전 우연히 주식에 대해 얘기 나누었던 것을 계기로 그분은 오실 때마다 주식 이야기를 꺼내곤 하셨다. 그날도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줄줄이 읊어가며 어떤 것은 몇 % 오르고 어떤 것은 몇 % 떨어졌다는 식으로 열변을 토하다가 그 말 끝에 내 주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넓게 보면 어느 정도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탈출하지 못한 상태라는 내 대답에 그분께선 뭔가를 말하려다가 갑자기 손으로 입을 가리는 시늉을 하며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왜 그러시나 싶어 쳐다보니 조용히 손가락 끝으로 아내를 가리키며 뭔가 대단한 카지노 가입 쿠폰 누설이라도 한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습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아 그냥 편하게 말씀하셔도 상관없다고 했었다.
<사례 둘
온라인 카페 활동을 할 때의 일이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 댓글에 '남들은 저희 부부를 일컬어 슈렉과 피오나 공주라고 합니다. 저희 부부가 슈렉과 피오나 공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 아내가 피오나 공주라 해도 호빗인 것만은 분명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가 발끈 화를 내시는 어떤 여자분의 답글을 받았다.
"저도 키가 작아서 그게 늘 콤플렉스인 카지노 가입 쿠폰입니다. 부인께서 만약 이 글을 보신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요? 제 남편이 밖에서 이러고 다닌다면 화가 많이 날 것 같습니다. 키가 작은 카지노 가입 쿠폰은 카지노 가입 쿠폰도 아닌가요?"
도대체 어떻게 해석을 하면 저런 결론에 도달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언제 키 작은 카지노 가입 쿠폰은 카지노 가입 쿠폰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었냐고 당장이라도 따지고 싶었지만 굳이 생각이 다른 카지노 가입 쿠폰을 설득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불편하게 보였다면 죄송하다는 답글을 달고 말았다.
<사례 셋
인스타그램을 맞팔로우 하는 어느 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내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지 물었다. 별생각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앞으로는 마음대로 댓글을 달지 못하겠다며 부부 간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의 공간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따라다니며 떠벌리고 알리는 것도 이상하지만 굳이 그걸 카지노 가입 쿠폰로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했더니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했다.
대부분의 카지노 가입 쿠폰은 자신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으니 당신도 이렇게 살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그 입장에 처한다면 상처받을 것 같다는 어설픈 '공감'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이렇게 살고 있으니 당신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며 은근슬쩍 '강요'를 하는 사람도 있다.
첫 번째 사례에서 그 사장님은 나도 당연히 아내 몰래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걸로 주식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했다. 두 번째 사례에서 그녀는 내 아내의 입장에 과도한 감정이입과 공감을 한 결과 터무니없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세 번째 사례에서 그 지인은 언뜻 보면 일리 있는 듯한 '부부간에도 카지노 가입 쿠폰은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내게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 이 세 가지 사례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키워드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태생적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기에 웬만한 건 다 공개하는 편인 나는 아내에게도 모든 것을 까놓고 말한다. '나 브런치 작가 합격했쓰요~~~~"라며 주소 링크까지 날리는 수고를 하지 않았고 구독해 달라며 애원하지 않았을 뿐 이러저러한 곳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말을 했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소개글에도 브런치 주소를 넣어두었다. 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볼 수 있게 오픈해 놓았으니 보고 안 보고의 판단은 아내가 하면 된다.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을 쓸 때마다 늘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 고민은 특히 아내 관련 얘기를 꺼낼 때이다. 과연 어디까지 공개할 것이고 어떻게 쓰면 읽는 분들이 오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항상 따라다니지만 결론에 이를 무렵이면 한 가지만 남는다.
'내가 죽는 날까지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것을 제외하고최대한 다 쓰자.'
오래전, 한 친구가 이런 나를 두고 너무 솔직한 것도 병이라고 말했었다. 당시에는 그냥 피식 웃고 말았지만 만약 그 친구가 이 글을 읽는다면 나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란 게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신 그 카지노 가입 쿠폰이란 것은 특정 누군가를 향한 카지노 가입 쿠폰이어서는 안 되고 나 이외의 그 누구도 알아서도 안 되는 것을 뜻하는 거라 말하고 싶다. 별로 사용하고 싶진 않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이란 단어를 꼭 써야 한다면 나처럼 하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한다. 배우자 몰래 주식을 하고 배우자 몰래 어딘가에 가서 흉을 보고 배우자가 모르는 나만의 공간을 두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낫지 않나?
<덧붙이는 글
재작년 늦가을쯤 어느 작가님께서 글을 쓸 때 어떤 부분을 더하고 빼는지 내게 물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글의 흐름에 방해되는 부분이 있다면 뺄 수는 있어도 절대 더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었다. 명색이 에세이를 쓴다는 인간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면 그게 소설이지 어떻게 에세이가 될 수 있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적어도 글을 쓸 때, 없는 것을 지어내서 쓰지는 않는다는 뜻이었고 그 생각은꽤 긴 시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