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3일의 짧지만 의미있던 여정
2월 마지막주 목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3월 3일 밤 늦게 돌아온 두바이/아부다비 여행기이다. 비행시간 대비 일정이 너무 짧아서 걱정했으나 눈을 새롭게 할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다. 살짝이지만 '이슬람의 정취'를 맛보고, 다음에는 더 제대로 이슬람 사원이나 박물관 견학을 가고 싶어졌다.
장시간 비행에 대비해서.. 에티하드 항공에만 있다는 'Neighbor Free(옆 좌석 비우기)'를 미리 신청하고, 방석도 미리 준비카지노 게임 사이트. 덕분에 작년 스위스나 런던갈 때와 달리 11시간 비행이 그렇게 고달프지 않았다.
23:30분 아부다비 도착. 공항 근처 호텔에서 1박한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두바이 이븐바투타역까지 갔다. 8만원 정도의 요금이 나왔다. 아부다비 택시는 정직하고 요금이 부담없었다. 거기서 지하철을 타고 팜주메이라 전망대로 먼저 향했다.
아부다비에서 이어지는 두바이 외곽은 황량한 허허벌판에 덩그라니 건물들 몇 개가 전부였지만, 팜주메이라로 갈수록 고층빌딩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하철, 트램 등을 몇 번 갈아탄 끝에 팜주메이라 전망대에 도착했다. 석양에 와야 한다는 블로그 글을 봤지만, 낮에도 너무 좋았다. 지구급 부자들의 별장이 있는 동네를 내려다 보면서 아들과 나는 연신 감탄을 연발했다. '탁월한 지도자'의 선구적인 식견과 결단이 어떻게 문명을 바꿀 수 있는 지 체감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도 대단했지만, 두바이의 지도자들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두바이 숙소는 다운타운에 잡았다. 다운타운의 부르즈할리파, 두바이 분수, 두바이몰 등에 아침 저녁으로 산책 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모두 내다 보이는 룸을 잡고 하프팩(조식+석식)도 신청했다. 전망은 처음에 룸에 들어섰을 때만 잠깐 감탄하고, 그 뒤로 내다보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그보다는 4번 식사할 때마다 호텔 식당의 퀄리티에 매번 감탄을 했다. 호텔에서 밥을 잘 주다보니 점심은 대충 먹었다.
원래 두바이에 대해서 '자본주의 총아, 높고 큰 빌딩들이 많은 도시'라고만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막상 직접 보고 느낀 두바이는 '천박한 자본주의'라기 어려웠다. 오히려 여러 가지 영감을 주었고, 몇몇 부분에서는 미학과 이슬람 문화의 현대적 표현이 감탄을 자아냈다. 그저 큰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 '미래 박물관(Museum of the Future)이다. 나는 이 건물의 독특함과 창의성, 기능적인 배치에 놀라움을 금치 못카지노 게임 사이트. 뛰어난 조형미, 잘 기획된 공간과 기능성, 주변 환경과의 조화, 독특한 정체성 등.. '도대체 인간의 창의성의 끝은 어디인가?'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이 곳 스토어에서 기념품을 잔뜩 사서 같이 오지 못한 두 딸과 회사 동료들에게 선물로 나눠줬다.
구시가지의 알시드도 너무 매력 있었다. 아들과 헤어져서 나 혼자 3시간 가량을 돌아다녔는데, 멀리 해변가로부터 알시드까지 걸어오면서 꽤 많은 사진을 찍었다.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다녀서 그런가 호객꾼들이 내게는 별로 접근하지 않아서 그건 그거대로 서운카지노 게임 사이트. 알시드 중앙 어느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사막 투어를 위해서 호텔로 복귀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막 투어는 나름 색다른 경험이었다. 두바이 남쪽의 사막을 찾아가서 사륜 바이크, 낙타타기, 듄 배싱, 저녁 공연 등이 포함된 투어였는데, 동석한 여행객 모두가 4륜 SUV로 사막을 거칠게 운행하는 '듄 배싱'을 제일 재밌어했다. 동석한 대만 스튜어디스가 연신 내게 가이드에 대한 흉을 얘기할 정도로 가이드 운이 좀 없었다. 아들이 사륜 바이크를 타고 싶다고 해서 추가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바가지를 씌우려고 들었지만 금방 들통나서 다시 돌려받았다.
3일째 아침 일찍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이동했다. 편하게 택시를 탈 수도 있었지만, 대중교통으로 도전해보고 싶어서 처음 도착했던 이븐바투타역으로 가서 버스 티켓을 예매했는데, 우리나라와는 다른 시스템을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해서 다소 헤맸다. 버스 타고 아부다비로 가는 2시간 동안 '왜 내가 티켓 예매방법이나 장소를 몰라서 헤맸을까?'하고 곰곰히 생각했다. 아무래도 버스와 지하철은 분리되어 있다는 선입견이 작용한 것 같다.
아부다비는 두바이에 비하자면 영락없는 지방 소도시 느낌이었다. 물론 야스섬이라는 동네는 F1 경기장이나 페라리 파크 등이 있지만, 도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리는 이번에도 다운타운을 선택했다. 나는 줄곧 루브르박물관과 사원을 가보고 싶었던 터라. 호텔에서 얼리 체크인을 하자마자 아들과 떨어져서 루브르박물관으로 향했다.
별로 볼게 없다는 사람들의 후기와 달리, 내게는 볼 게 차고 넘쳤다. 물론 소장품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평소 볼 수 없었던 간다라 미술이나 아랍/북아프리카 유물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데에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체감상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1/6 ~ 1/8 정도쯤이라고 여겨졌는데, 아쉽게도 2시간여가 흐르자 출구로 이어졌다. 기념품 매장을 들렀는데 놀랍게도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파는 그것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사진을 실컷 찍고 택시를 잡아 호텔로 돌아오니 아부다비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돌아온 아들이 쉬고 있었다. 호텔 바로 옆이 아부다비에서 제일 유명한 쇼핑몰 중에 하나여서 선물도 사고 밥도 먹을겸 그리로 향했다. 두바이 초콜릿을 사고(가방이 적어서 더 사지 못한 게 아쉽다), 아랍식 스테이크를 먹고, 아들이 시계를 사고 싶다고 해서 여러 매장을 돌아다닌 끝에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에 사원을 가려다가 너무 피곤해서 가지 못했다. 라마단 기간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이번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아쉬운 것은 선물을 많이 못산 것과 사원을 가지 못한 것 2가지. 나머지는 스스로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아들도 너무 좋았던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좋았다는 말을 거듭 얘기했다. '다음에는 어디 갈까? 아빠'하는데 글쎄.. 어딜 갈까? 네게 이런 공부가 얼마나 큰 여운을 주는 지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련다. 하고 혼자 생각했다.
일정의 절반은 녀석과 떨어져서 보냈다. 물론 안전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안전'을 시험대에 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뭔가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어진다. 문제는 서로 다른 성향. 내가 밀림을 탐험하고 싶다면 녀석은 기구가 잘 갖춰진 GYM을, 내가 박물관을 선호한다면 녀석은 쇼핑몰을 더 선호하니...
여담이지만 나는 요즘 러시아 미술에 흠뻑 빠져 있다. 우연히 강남역 알라딘중고서점에서 '러시아 미술'에 관한 책을 샀는데, 너무 재밌어서 (하지만 그림이 잘 보이지 않아서) 전자책도 샀다. 원래부터 일리야 레핀과 마코프스키는 좋아했지만 이번에 페도토프, 크람스코이, 시시킨 등을 알게 되면서 직관(모스크바 '트레치야코프 미술관')하고 싶은 열망이 끓어오르고 있다. 한편으로 전쟁사를 좋아하는지라 볼고그라드(구 스탈린그라드)에 있는 Mother russia 동상 앞에 가서 참배를 하는 것도 죽기전에 꼭 해야 할 일들 가운데 하나다. 그러니 다음 행선지는 러시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본다.
돌아오는 비행 시간은 7시간 30분이었다. 편서풍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갈 때 11시간에 비해 차이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