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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브리나 Mar 24. 2025

무료 카지노 게임들의 부지런 함에 대해서

코타키나발루 가야섬에서


저는 지금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올 수 있는 작은 섬 가야섬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두 개의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고, 몰디브의 섬들처럼 스피드 보트를 타고서만 입도할 수 있는 곳입니다. 한마디로 들어오면 나갈 수 없고, 식사도 휴식도 모두 리조트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그런 곳입니다. 보통 신혼여행이나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지금 이 섬에, 제가 머무는 가야 마린 리조트에는 솔로여행객이 저 혼자입니다. 모두가 혼자 왔냐며 말을 걸어주니 심심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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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인 오후 12시 코타키나발루의 제셀톤 선착장에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스피드 보트가 픽업을 해줍니다. 리조트 체크인도 선착장에 마련된 단독 사무실에서 진행됩니다. 12시가 넘으면 편도에 8만 원쯤 주고 개인이 직접 스피드 보트를 빌려 타고 들어와야 하는 곳입니다. 보트를 놓치면 대략 난감해집니다.

보트 선착장에서부터 혼자 왔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체크인을 조금 일찍 하고 저는 쇼핑몰로 향해 든든히 점심을 먹고 바디로션 같은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습니다. 필수로 챙겨야 하는 모기퇴치 스프레이도 챙겼습니다.


11시 50분, 보트를 타러 선착장에 오니 이미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우기의 비수기라곤 하지만 그래도 중국인 여자단체 4명과 커플 한쌍, 무료 카지노 게임 가족 4명과 모녀가 있습니다. 거기에 저는 혼자입니다.

선착장에 혼자 들어와 앉아있을 때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 가족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국여자인가? 아닐 거야. 모녀도 속삭였습니다. 한국 사람인가? 그렇습니다. 저는 외국에만 나오면 비무료 카지노 게임 취급을 당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많이 한국사람 같아졌나 봅니다. 호객하는 현지인들은 제가 무료 카지노 게임 인걸 귀신같이 알아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현지인들도 저의 국적을 헷갈려했었습니다. 이제 저는 제법 무료 카지노 게임처럼 늙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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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할 필요가 없는 보트 선착에서 보트를 타고 30분을 달려 섬에 입도했습니다. 섬의 리셉션에서 섬에 대한 설명과 리조트에 관한 이야기, 바다를 깨끗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매우 빠른 영어로 외국인이 설명해 줍니다. 중국인들은 못 알아들었습니다. 한국가족은 알아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모녀는 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래서 매니저는 자꾸 저를 보면서 얘기합니다. 저는 알아듣는 것 같았나 봅니다. 사실 다른 생각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설명이 끝나도 방에 배정받는 시간은 오후 3시, 한참 약 2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저는 옷을 갈아입고 수영을 할까? 하다가 그저 리조트를 조용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우기여서 매일의 날씨가 비 90%였는데 운도 좋게 적당히 흐리고 적당히 해가 있습니다. 한가한 리조트를 한참 걷다가 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소파에 앉아 통화를 시작합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가이드로 살았던 친구가 이것저것 추천하려고 전화를 한 것입니다. 친구와 한참 통화를 하고 있는데 눈앞에 한국인 가족들이 카약을 빌려 타고 바다로 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 바다를 즐기는구나’ 한참 통화를 하다 보니 어느덧 카약킹을 다 즐긴 한국인 가족들이 제 앞으로 지나갑니다. 가족들은 제 앞에서 갑자기 조용해지는 듯싶더니 제압을 지나 한참을 걷다가 말합니다 “한국여자 맞잖아!” 혼자온 저를 신경 써주니 고맙습니다.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하다 보니 목이 마릅니다. 리조트의 식당으로 찾아갑니다. 수영장 옆에 있는 식당은 아침식사도 제공하고 시간마다 점심, 저녁을 제공하는 메인 식당입니다. 가벼운 먹거리와 맥주를 주문하는데, 맥주는 역시나 비쌉니다. 100링깃(약 3만 4천 원)에 맥주 4병 콤보가 있고, 한 병씩 주문하면 35링깃, 두병은 60링깃입니다. 4병을 주문하고 한 번에 다 마시지 않으면 저녁이나 다음날 마실 수 있게 해 준다고 합니다. 합리적인 선택으로 4병 콤보를 주문하고, 배가 부르니 애피타이저에서 닭날개를 주문합니다. 그렇게 맥주가 세팅되고 습하고 더운 날씨에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를 한잔 들이켭니다. 시원합니다. 끽끽 대는 소리가 나서 옆을 보니 테라스에 자리 잡은 제 옆에 원숭이 가족들이 나타났습니다. 애처로운 표정으로 저의 닭날개를 탐내고 있지만 테라스에는 호랑이 인형이 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원숭이들이 무서워한답니다. 혼자 외로울까 봐 저에게 원숭이들을 보내주었습니다. 원숭이들은 저를 보고 저는 바다를 보며 친구와 통화도 하면서 맥주를 마십니다. 이러려고 여기 왔습니다.

눈앞에 한국인 가족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따 제대로 즐기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노클링 장비를 하나씩 챙겨서 제법 물을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친구와의 통화가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한국인 모녀의 어머님이 슬쩍슬쩍 저를 훔쳐봅니다. 가끔 눈을 마주치면 웃습니다. 원숭이가 궁금해서 계속 제가 있는 쪽을 쳐다봅니다. 친구와 거의 한 시간 반정도 통화를 했습니다. 오랜만의 통화는 참으로 길어집니다. 즐거운 수다가 계속되는데 눈앞에 다시 한국인 가족들이 나타났습니다. 구명조끼를 벗어재 끼고 다시 카약을 타고 바다 반대편으로 갑니다. 모녀의 어머님이 말씀하십니다. “아까 여기서 밥 먹고 간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배를 타네~” 웃음이 터졌습니다. 제가 리조트를 걷고 있을 때 그들은 밥을 먹고, 첫 번째 카약킹을 하고 바다수영을 즐긴 뒤, 두 번째 카약킹까지 하고 있는 겁니다. 어찌나 알뜰하게 시간을 쪼개서 쓰는지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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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맥주 두병에 닭날개를 먹으며 친구와 수다를 즐겼을 뿐인데요. 어느덧 오후 3시, 수상빌라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입니다. 모녀는 서둘러 리셉션으로 향합니다. 저는 맥주가 남아있어 홀짝거리고 있는데 리셉션에서 직원이 직접 찾아와 저에게 키를 전해줍니다. 기분이 더 좋아집니다.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저는 수상빌라에 들어와 행복하게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혼자 쓰기에는 넓고 너무나 좋습니다. 사진도 찍고, 짐을 풉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배터리 충전을 하고 나서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그래도 수영은 한번 해야 되지요. 수영장으로 향해 외국인 커플 한쌍만 있는 수영장에서 단독 수영을 신나게 즐깁니다. 인피니티 풀 끝에 다다라, 바다를 바다 봅니다. 물제비들은 제가 수영을 하든 말든, 신나게 물을 마시러 수영장 수면을 착착 치면서 날아오릅니다.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데 한국인 가족들이 빌라에서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바다수영을 즐깁니다. 혼자 빵 터져서 또 한참을 웃었습니다. 위대하다 한국인! 부지런하다 한국인! 저 가족처럼 즐겨야지요. 이 비싼 수상빌라 리조트에서 저 정도는 즐겨야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을 겁니다. 저는 게으른 여행자이기에, 휴식을 목적으로 이곳에 온 것이지만 한국 가족을 보면서 의지를 불태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내일은 스노클링이라도 즐겨야지. 그럴 겁니다. 내일은 반드시 스노클링을 제대로 즐기겠습니다. 비싼 값을 톡톡히 즐기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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