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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타미 Mar 09.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너무 너무 하기 싫은 예비신부가 되어버렸다

상견례가 지난 토요일에 끝이 났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확 올라갔는데, 바로 결혼식 문제 때문이다. 상견례를 결혼식 날짜도 안 잡았는데 하게 된 것은 진형이와 내가 1월부터 같이 살게 됐기 때문이었다. 집 문제 때문에 진형이와 나는 올해 1월부터 같이 살고 있다. 우리 부모님은 아무리 결혼을 전제로 같이 산다고 해도 불안한 면이 있으셨나 보다. 그래서 빨리 양가 부모님이 서로 인사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굳이 싶으면서도, 이번만큼은 부모님 마음을 이해해드리기로 했다.



그래서 상견례를 진행하게 되었다. 상견례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되었고, 양가 모두 기뻐한 상견례였다. 사실 상견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식을 올리지 않겠다라는 주의였는데, 얼마 전에 그 생각이 바뀌었다. 가족들을 위한 좋은 이벤트가 될 것 같아서 식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싶었다. 그리고 정말 '인생 마지막 효도'라고 생각하고 할 작정이었다.



나보다는 부모님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한다 라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부모님께 양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애초에 내가 식을 올리기 싫어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국형 공장형 웨딩이 하기 싫은 건데, 그 이유를 나열하자면 3일 밤낮을 새도 모자르다. 그치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던 건, 어느정도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아닌 것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우리 엄마 아빠에게는 한국형 공장형 웨딩말고는 다른 웨딩의 개념조차 없다는 것이다. 엄마아빠도 가족들끼리 작게 하는 웨딩을 본 적은 있지만, 그건 집 안에서 첫 번째 결혼인 나에게는 해당에 되지 않는 결혼이다. 첫째이자 첫 번째 결혼식 대상이 되어버린 나는, 부모님의 기대를 잔뜩 받고 있다.상견례가 끝나고 집안에서 첫 결혼식이 열린다는 생각에 부모님은 날짜도 안 잡혔는데, 이미 너무 들떠버렸다. 온 동네방네 상견례를 하고 왔다고 얘기를 했고, 언제 결혼식 올리냐는 질문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적당히 소박한 분위기에서 결혼식을 꾸려가고 싶었던 나와 정반대의 결혼식을 부모님은 꿈꾸고 있다. 애초에 내가 사람을 적게 부르고 싶다고 하면 "그럼 누구에게는 청첩장을 주고 누구에는 안 주는 거냐", "온다고 하는 사람을 그럼 막아야 하냐" 등 부모님에게 결혼은 온동네 잔치이다.



게다가 부모님은 직업상 기독교식 예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신앙심도 전혀 없는 나는 그것조차 너무 하기 싫었다. 하지만 딱 10분만 기독교식 예식으로 하겠다는 부모님의 말에 이것도 한 발 양보했다.



내가 이기적인걸까? 하지만 난 하기 싫은 결혼식도, 거기다 더 하기 싫은 기독교식 예식도 어느정도 양보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부모님 입장에서는 결혼하면 결혼식은 당연히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치만 형식을 위한 형식을 내 결혼식에서 하고 싶진 않다.



거기다 현실적으로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별로 내켜하지 않는 일에 돈까지 쓰려니 갑자기 짜증이 치밀었다. 내가 돈이 정말 많았다면, 꾹 참고 이 모든 걸 할 수 있었을까?



어차피 식을 올려도 내년 하반기쯤일테니 그냥 한동안 생각을 안하기로 했다. 그냥 이러다 어물쩡 안하고 싶은게, 가장 나의 큰 바램...동생아, 먼저 결혼식 해주면 안되겠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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