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8일(토) 시드니에서 오클랜드
시드니의 마지막 아침도 역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리를 보면서 맞이했다. 내일부터 화창해진다고 일기예보는 보여주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갠 모습을 보고 싶었다. 우리가 있는 3일 동안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날씨가 전부였지만, 가끔씩 비가 그치고, 해가 뜨는 모습을 봐서 다채롭게 날씨를 즐기고 가는 듯했다. 그래도 여행은 맑은 날이 최고이긴 했다. 짐을 싸고 호텔 체크 아웃을 한 다음, 큰 짐들은 맡기고 마지막 시드니 도심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우리가 갈 곳은 피시 마켓으로 아이는 여기서 꼭 랍스터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호텔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빗줄기가 창문을 때리는 거리를 보며 피시 마켓에서 내렸다.
시드니 피시 마켓(Sydney Fish Market)은 세계 최대의 수산 시장 중 하나로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였다. 달링 하버(Darling Harbour) 서쪽의 피어몬트(Pyrmont) 지역에 위치한 이 시장은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인기 있는 장소인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수산 시장으로 매년 약 13,500톤 이상의 해산물이 거래되었다. 이는 남반구 최대 규모이며,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제공했다. 이곳은 상업적 거래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이곳은 전통적인 방식의 경매 시스템으로 유명했다. 매일 새벽, 어부들이 갓 잡은 해산물을 시장에 공급하며, 경매는 주로 도매업자와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경매는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컴퓨터 기반의 경매 시스템 중 하나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래를 보장했다. 시장 내에는 다양한 해산물 레스토랑과 식당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었다. 생굴, 새우, 바닷가재, 초밥 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시장에서 구매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인기 있는 음식으로는 피시 앤 칩스, 해산물 플래터, 초밥 등이 있으며,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야외 좌석도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치즈가 올라간 랍스터 찜과 그릴 새우 꼬치를 사서 먹었다.
먹고 나서 다음 목적지인 패디스 마켓으로 가기 위해 경전철을 타고 이동했다. 패디스 마켓(Paddy's Markets)은 하이마켓(Haymarket) 지역에 위치한 대형 시장으로 시드니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시장 중 하나였다. 이곳은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명소로 1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드니의 전통 시장이었다. 하이마켓 지역에 위치한 시장은 시드니 차이나타운과 가까워 다양한 문화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의류, 신발, 가방, 액세서리, 전자 제품, 장난감, 기념품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상품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인기 있는 호주 기념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시장 내 푸드 코트에서는 다양한 국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아시아 요리, 유럽 요리, 중동 요리 등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며, 특히 중국, 태국, 베트남 음식이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이렇듯 여러 나라 출신의 상인들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를 보여줘서 단순한 쇼핑 장소를 넘어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여기서 아내는 프로폴리스, 아이는 갖고 싶었던 원주민 부메랑과 지갑을 샀다. 날이 좋아지고 있어서 호텔에 간 김에 오페라 하우스까지 러닝을 하고 공항에 가기로 했다.
하이드 파크를 지나 호텔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고, 러닝 복장으로 갈아입은 나와 아내는 아트 갤러리와 로열 보타닉 가든을 가로질러서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해안까지 뛰어갔다. 빌딩이 많은 곳에서는 바람이 드셌지만 공원을 지나오니 바람이 잦아들고 딴 세상 같았다. 바다에는 선상파티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날씨도 볕이 들어서 뛰기 좋았다. 그리고 다시 호텔로 와서 택시를 타고 시드니 공항으로 갔다. 출국 수속이 빨라서 금방 출국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카페에 가서 플랫 화이트에 팀탐(Tim Tam)을 빨대처럼 빨아서 먹는 영상도 찍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하면 밤 시간이라서 간단하게라도 더 먹기 위해 연어 샐러드와 아보카도 노리마키도 사서 먹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3시간의 여정으로 타스만해를 지나 호주의 끈끈한 이웃, 뉴질랜드에 도착했다.시차는 우리나라보다 4시간이 빨랐다.아이는 비행 중 내내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핸드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타스만해(Tasman Sea)는 남태평양의 한 부분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바다는 호주의 동쪽 해안과 뉴질랜드의 서쪽 해안을 연결하며, 약 2,000km의 폭을 자랑하는 바다였다. 타스만해는 제임스 쿡 선장이 1770년에 이 지역을 탐험한 이후 유럽인들에게 알려졌으며, 이 이름은 네덜란드 항해사 아벨 타스만(Abel Tasman)에서 유래했다.
타스만해는 수심이 깊은 편이며, 평균 수심은 약 1,000m에 이르며, 가장 깊은 곳은 약 5,000m에 달했다. 고래, 돌고래, 펭귄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며 오세아니아 지역의 중요한 해상 교역로로서 호주와 뉴질랜드를 연결하는 주요 항로 중 하나였다. 기후적으로 타스만해는 강한 바람과 폭풍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종종 선박 운항에 도전이 되기도 했다.
이미 여행 허가증을 받은 우리는 쉽게 입국했는데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모두 예전처럼 여권에 도장을 찍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서 그 낭만이 아쉬웠다.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호주처럼 빡빡한 세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청정 자연이 큰 자랑이기 때문에 자연보호에 엄격한 나라답게 공항을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엄청난 벌금이 있어서 호주 입국 시에 과자, 젤리, 약과 등을 전부 버리고 세관에 들어갔었는데, 뉴질랜드도 아이가 갖고 있는 과자, 쿠키 등을 전부 버리고 세관 신고를 했다.공항에서 나오니 이미 밤이 되었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오클랜드에서 이틀 머물 속소로 갔다. 호주와 큰 차이점이 없는 나라라서 그런지 지나가는 풍경들에서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오클랜드(Auckland)는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최대 도시이자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였다. 약 17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이 거주하는 대도시로서 다양한 문화와 활기찬 도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두 개의 주요 항구인 와이테마타 항구와 마누카우 항구에 둘러싸여 있어 '세일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도시 주변에는 화산 지형이 많으며, 가장 유명한 화산은 마운트 이든(Mount Eden)과 원 트리 힐(One Tree Hill)로, 정상에서 도시와 항구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내의 제안으로 밤 11시까지 하는 대형 마트가 있다고 해서 우리는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마트로 갔다.그런데 마트 근처 경기장에서 큰 콘서트가 있었는지 도로는 막히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겨우 마트에 내려서부리나케 장을 보고 두배로 짐이 많아진 상황에서 택시도 안 잡히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겨우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까지 와서 걸어갔다.아이가 버스 안카지노 가입 쿠폰 뉴질랜드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루크 콤즈(Luke Combs)라는 미국 컨트리 뮤직 가수 공연이 있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변수에 다들 기진맥진했지만, 무사히 온 것이 다행이었다.
나는 얼른 늦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내는 짐 정리를 했다. 마트에서 산 소고기 안심, 등심 스테이크에 돼지 삼겹살까지 구워 먹고, 불닭볶음면 3개를 삶아서 먹었다. 밤이 깊어가고 새벽 1시가 훌쩍 넘었지만, 우리의 숙제는 빨래였다. 퍼스에서 한번 빨래를 하고 계속하지 않아서 빨랫감이 꽉 차있었다. 멜버른이나 시드니에서 숙소를 구하려 했는데 호텔이 나아서 계속 호텔에서 잤기 때문이었다. 일단 밀린 빨래는 해야 오클랜드에서 첫날밤을 보낼 듯했다. 내일은 일정이 마운트 이든을 제외하곤 딱히 없이 통가리로로 가기 전 쉼표 같은 날이어서 오클랜드에서 재정비를 하고, 여행의 방점을 찍을 통가리로를 위해 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