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끝날 줄은 몰랐지만..
퇴사를 했다.
굳이 짚고 넘어가자면, 나는 3월 17일 자로 퇴직처리 되었고
마침 급여일이라 그동안 일했던 것에 대한 급여도 정산되어 받았다.
조리실무사로 일한 지 2주 만이었다.
사직서를 작성카지노 게임 사이트, 교육청에서 대체직 공고를 내는 과정을 거칠 줄 알았는데
일찍 백기를 든 덕(?)에 신규 발령 후 대기후보자가 있어서, 바로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
3월 말까지 근무할 줄 알았는데.. 예정보다 빠르게 퇴직 날짜가 정해져서
같이 일하는 실무사님들께 언제 이야기를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그날 일과가 끝나고 다음날 메뉴설명하는 시간에 조리사님이 말씀하시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같은 조 언니가 굳은 얼굴로 다가와, 칼질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던 나와 언니들에게 툭 한마디 던진다.
“얘 그만둔대”
언니의 낭랑하면서 실망이 담긴 목소리에 다들 뭐? 뭐? 당황스러워했다. 가장 당황한 건 나이지만..
오늘 새로운 업무를 가르쳐주며, 손을 맞추어 일카지노 게임 사이트 있었는데.. 언니가 충격받았다면서, 휙 지나갔다.
이 일 하면서 처음 같은 조였던 언니였고, 츤데레같이 냉랭한 말투 아래 따순 마음을 감추고 있는, 정이 많이 든 사람이었다.
조리사님이 말씀하신 것 같다. 갑자기 일하다가 눈치도 보이고, 어떻게 설명할 틈도 없고..
점심 먹을 때도, 잠시 배식카지노 게임 사이트 틈이 날 때도, 청소를 마치고 퇴근준비를 하는 시간에도…
“많이 힘들었냐?”, “뭐가 제일 힘들던고?”, “이 일 다음엔 뭐 할 거고?”
라는 비슷한 질문들이 교차 반복하며 날아들어왔다.
그동안 나에 대해서 이야기할 틈도 없었고, 나 역시 질문에 담긴 그들의 속내에 대해선 들을 길이 없었다.
나의 퇴사는 그들의 시선으로 본 내 ‘표면적 모습‘에 나름의 해석이 덧붙여졌고,
그 자신들 사연의 일부와 결을 맞닿아 감정이입되기도 했다.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오래 못할 것 같아서.. 이유는 간단하지만,
마음속에 소용돌이쳤던 생각들을 다 설명할 수는 없었다.
언니들마다 얼굴 마주하는 순간이 오면
반복되는 비슷한 질문에 더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해 보라는 조언과 부러움(?)까지 보태어졌다.
그 과정이 매일, 일을 그만두는 날까지 계속되었다.
그게 조금 피곤할 정도였지만, 묘하게 따뜻카지노 게임 사이트 고마웠다.
조금만 일찍 그들과 그런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면, 지금의 결정을 유예했을까?
한 언니가 갑자기 옷을 갈아입다가 툭,
“… 몸이 많이 버거웠나 보다, 일도 빨리 배우고, 잘할 거 같은데..”
갑자기 소환되는 퇴직예정자는 뜨끔.
그렇게 매일 ‘땡큐와 쏘리’ 사이에 속한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면서,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했다.
그래서 또 하나 늘어난 질문, “아니, 이렇게 손 빠르고 잘하면서 왜 그만두는 거야?”
혹시라도 나중에 다시 이 일을 하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셨는지, 조리사님은 기존에 배웠던 업무만 시키지 않고
일정대로 밥, 국 조 파트 담당에 배치해서 배식도 계속 들어가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른 실무사님들께 끝까지 일을 잘 가르쳐주라고 당부도 하셨다.
고작 2주이지만, 초짜 동생 적응시키고 가르쳐주느라 애쓴 언니들을 위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선물을 준비했다.
장화를 오래 신고 일하다 보니, 다들 등산양말같은 푹신한 양말을 신거나 깔창을 따로 쓰기도 했다.
그래서 준비한 등산양말과 음료, 스티커에 이름도 써서 하나씩 나눠드렸다.
월급도 적을 건데, 왜 이런 걸 준비하냐고 고맙다고 머쓱해하시면서도 비타민음료병이 너무 귀엽다며,
“이런 센스도 있는 애가, 에휴 그만두네.”
금요일에 새로 오는 실무사님이 인사를 하러 오셨다.
같이 일한 날도 얼마 되지 않는데, 뭐가 그렇게 정이 들었을까 하겠지만 마음이 뭉클하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만둘 결심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하면서,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후회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일찍 포기한 자의 패배감 또한 컸고, 주 5일 안정된 직장에 대한 미련도 방구석을 데굴데굴 돌아다녔다.
그런데 현실은, 마지막 근무일까지 퇴근 후 저녁엔 누워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고,
손목보호대를 착용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하는 중에도 손목 통증이 심해져서 마음같이 일의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2주 가까이 일을 쉬었는데도 아직도 손가락이 붓고 통증이 남아있는 걸 봐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건 확실하다.
쉬면서 그만둔 것에 대한 미련을 걷어내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면서 다시 마음을 정돈카지노 게임 사이트
휴식기동안 유유자적 밀린 책도 읽고, 묵혀놓은 집안일을 하면서 생각했다.
시작과 끝은 언제나 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시작되고, 끝없이 굴러가는 쳇바퀴처럼 살아가면서 멈출 수 없는 시간을 탓하는 날도 많았다.
행복한 순간들을 붙잡아 글로 남기고, 사진을 찍고 마음에 담았던 인연들을 힘 입어
내가 원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들과 책임져야 할 것들을 등에 지고 걸어간다.
언제 끝이 날지도 모르고, 어디에 닿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삶에서
때로는 갈지자걸음으로 비틀거리면서도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 중심을 잡아야 한다.
완벽한 해피엔딩이나 새드엔딩이 있을까?
김신지작가님의 책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열린 결말’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삶의 마지막까지 선택은 계속될 것이고, 내가 걸어온 길의 흔적들이 마지막 엔딩을 장식해 줄 거라 생각하면서
아쉽게 조리실무사직을 마무리카지노 게임 사이트, 마침표를 찍는다.
‘조리실무사의 사계절’을 담기로 맘먹었는데,
초봄의 한 페이지 밖에 담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