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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날세상 Feb 08. 2025

3화 리브 카지노 게임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비망록

카지노 게임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과제를 가지고 있다는 신성 아브락사스Abraxas


그날, 눈이 남고산성의 성벽을 덮어 내리던 날 밤에 우리는 처음으로 만났다. 그는 풍남동 은행나무 골목에 있는 청운독서실 텅 빈 자취실(우리는 B실이라고 불렀다. 자취실이라는 단어가 없어 보인다고)에 카지노 게임. 식어가는 연탄난로 위에 밑바닥이 새카맣게 그을린 양은 냄비에 라면을 끓이고 카지노 게임. 난로에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이 주면의 어둠을 조금 밀어내었다. 그 바람에 그의 얼굴이 슬몃슬몃 드러났다. 그는 끓고 있는 라면 냄비에 시선을 박고 카지노 게임. 무표정한 얼굴로.


ㅡ눈이 많이 내릴 것 같죠?

그와 말을 나누고 싶었다.

ㅡ눈이 좋은데, 좋기는 한데. 우리 같은 가난한 청춘들, 아니, 그보다 저기 남고산 골짜기에서 카지노 게임도 나누지 못하고 있을 토끼들은......

그는 기계음처럼 말했다.


그는 대학입시 공부를 하지 않았다. 재수인지, 삼수인지 모르지만 그의 곁에는 언제나 시가 있었다. 월 사용료를 내고 입실한 독서실인데도 그는 늘 자리를 비웠다. 그가 비워 놓은 자리에는 표지가 떨어진 릴케의 시집 한 권이 쓸쓸하게 남아 있었다. 그가 견뎌내고 있는 문학 열병과 그를 휘어 감고 있는 가난과 더불어.

ㅡ시를 쓰고 싶은 이희찬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맑았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왔다고 말하기에는 맑아도 너무 맑았다. 나는 그의 커다란 눈망울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커다랗고 담담한 소의 눈은 가지고 있었다.

ㅡ싱클레어를 만나고 싶은 정영훈입니다. 좀 웃기죠?.

나는 그의 흉내를 내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싱클레어입니다.’라고 말하려다가 쪽팔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되는 대로 아무 이름이나 갖다 붙였다. 이름을 감추는 것이 나를 숨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기에.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입성에 비해 따뜻했다.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내 이름을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ㅡ전쟁에 나선 군인들이 지니고 다녔다는?

울고 싶었다. 아니 죽고 싶었다. 쪽팔려서.


재수를 하면서 발을 디딘 전주는 참 낯설었다. 청운독서실을 찾아든 것은 재수 종합반 학원에서 가깝다는 이유보다는 자취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땀이 묻은 학비를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서는 그나마 밥이라도 해 먹어야 했다.

일반실에 비해 자취실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마흔이 훨씬 넘은 듯한 아저씨 둘, 그리고 그와 나뿐이었다. 공사판에서 일한다는 그들은 술에 취한 걸음으로 들어와 정해진 자리에서 쓰러져 잠을 잤다. 그들을 보며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에 나오는 영달과 정 씨를 생각했다. 둘 중에 누가 영달일 것인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저 사람들 사이에 백화라는 여자가 있을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는 어쩌다 한 번씩 자리에 앉아 있었다. 주로 밤늦은 시간이었다. 나는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잤는데, 그는 언제나 책상에 엎드려 잤다. 마치 잠을 자기 위해 이 독서실에 들어온 공사판 아저씨들 같았다.

자취실 바닥에 웅크리고 자면서 세상에 섞어들지 못하는 나를 봤다. 세상은 메마른 땅처럼 단단하게 굳어 카지노 게임고, 황폐했으며 건조했다. 걸을 때마다 먼지가 풀썩거렸고, 불어온 바람은 그 먼지를 사방으로 흩날렸다. 사막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종합반 첫 시간은 공통수학 시간이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는 말을 문제풀이에 관한 것보다 더 많이 하는 강사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했다. 학사모가 없으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한 삶이라고 그 꼬장꼬장한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그가 뇌꼴스러웠다. 그래서 공통수학 시간에는 엎드려 잤다. 물리, 화학 강사들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젊은 국어 선생은 소설을 쓴다고 했다. 살아남기 힘든 세상에서는 소설과 같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소설과 같은 세상이 어떤 거냐고 물었을 때 그는 ‘너희들이 만드는 거야’라고 말했다.


한 달을 다니고 학원을 그만두었다. 나는 자취실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있었다. 나는 혼자 카지노 게임고, 그의 책상은 릴케가차지하고 카지노 게임. 텅 빈 방에 혼자 있으면 세상은 참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시간에 정통종합영어나 수학의 정석 같은 책은 내팽개치고 헤세의 데미안을 읽었다.그래서 사름다웠을까. ‘아브락사스’에 함몰되어 가던싱클레어에 함몰되고 싶었다. 때로는 루신의 아Q정전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싱클레어와 아Q를 연결하려 하다니. 사실 나는 아Q쪽이었다.


우리는 불어 터질 때까지 기다려 라면을 한 젓가락씩 번갈아 먹었다. 시큼한 김치는 사치였다. 그냥, 라면을 끓였으니까 먹었다. 한참을 말이 없이 라면을 먹는 일에 집중했고, 냄비가 바닥을 보인 지 오래되었는데도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무거운, 어색한 침묵의 틈을 따라 눈은 내리고 카지노 게임. 펄펄. 그렇게 펄펄.


ㅡ알을 깨고 나온 새는 아브락사스Abraxas를 찾아간다고 하지?

이어지는 침묵에 눌려 말해놓고는 그가 아브락사스Abraxas에 대해 물어올까 봐 가슴을 졸였다. 참 짓쩍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세의 데미안은 오직 아브락사스Abraxas로 남았다. 신과 악마의 양면성을 나타내는 아브락사스Abraxas의 본질보다는 처음으로 들어보는 그 묵중한 단어에 눌려버린 것이다. 내가 서보지 못한, 그래서 내가 느껴보지 못한 세상의 어디쯤이라고 정의定義하고 말았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아브락사스Abraxas가 되었다.


그 어설픔에 젖어 전주로 갔었다. 낯선 곳, 청운독서실. 자취실을 차지하고 있었던 아저씨들과 언제나 무표정한 그, 그리고 그의 책상을 지키고 있던 표지가 떨어진 릴케의 시집. 그 안에 끼어든 나. 그곳은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 봐도 흔하디 흔한 속俗한 세상이었다. 나는 청운독서실에서 아브락사스Abraxas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에게 아브락사스Abraxas를 말해버린 것이다.



ㅡ그렇다면 싱클레어는 한 마리 새일까? 아브락사스Abraxas를 찾아가야 하는.. 너도, 나도?


그는 커다란 눈을 깜박이며 나를 바라봤다. 주위의 어둠을 찔러대고 있는 식어버린 난로의 불빛 뒤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ㅡ그래서 너의 세계는 깨뜨리기는 했고?

그는 느릿하게 말했으나 그것은 강펀치가 되어 날아왔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아브락사스Abraxas는 치기稚氣가 잔뜩 묻은 손으로 들고 있는 솜사탕이었다. 문학 동아리를 맡았던 국어 선생님이 아직도 데미안을 읽지 않았냐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우당탕탕 읽은 데미안. 싱클레어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아브락사스Abraxas. 그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나의 그릇이 너무 작았다. 막연하게 그리고 있을 뿐인 아브락사스Abraxas를 그가 내 눈앞에서 흔들어대고 있는데 어찌 마음이 편할 수가 있을까. 부끄러웠다. 우리가 어느 순간 반말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따위는 비집고 들어설 틈이 없었다. 참 쪽팔렸다.


ㅡ눈이 참 많이 오네. 남고산성의 토끼는 아직도 자고 있을까?

눈에 갇혀 있는 토끼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로 접어 들 즈음에 그는 홀연히 독서실에서 사라졌다. 그의 책상에 앉아 있던 표지가 떨어져 나간 릴케의 시집도 그를 따라갔다.



1985년. 그는 꼭 10년 만에 이희찬 시인으로 돌아왔다. 표지가 떨어진 릴케의 시집 위에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인 그의 시가 앉아 있었다. “리브 카지노 게임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비망록”.


미원탑 사거리 뒷골목에 있는 설다방. 우리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앉는 안쪽 구역에 앉아 카지노 게임. 주문한 커피를 내려놓는 레지의 손길 위에 그의 그 기계음이 떨어졌다.


ㅡ아브락사스Abraxas를 찾으려 했어. 어쭙잖게..

그는 내가 완전하게 잃어버리고 있었던 아브락사스Abraxas를 소환했다. 놀랐다.


ㅡ아브락사스Abraxas를 찾으려 했다고?

ㅡ시를 썼지. 인쇄소의 소음은 늘 쿵쾅대며 나를 두드렸어. 웃기는 게 그럴 때마다 내가 행복을 생각했다는 거야.


가난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대학이 아니라 돈이 먼저였다. 그는 북문 근처 인쇄소에서 일했다. 벗어날 수 없는 가난을 벗으려고 몸부림했다. 그 몸부림 뒤에 대학의 국문과가 매달려 있었다. 바람이었으며 간절한 소망이었다.


인쇄소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한 명, 또 한 명. 세 명, 네 명. 그들이 들고 있는 것은 늘어진 삶이었다. 늘어진 삶 뒤에 달라붙은 세파世波. 그것은 를 둘러싸고 있는 윤전기의 소음이었다. 떠돌이 행상을 하고 있는 ‘엔돌의 근처에서 일평생을 가난하게’ 살고 있는 어머니의 부풀어 오른 혈관이었다. 교대부속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신기료장수를 하던 아버지의 고질적인 신경통이었다.


ㅡ아브락사스Abraxas는 세상에 널려 카지노 게임어.내가 청운독서실 책상에 놓아두었던 표지가 떨어진 릴케의 시집 위에. 우리가 라면을 끓여 먹었던 그 식어가는 연탄난로 위에.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하며 ‘그릇을 들고 떼 뭉쳐 우두커니 서서 거지가 되’어야 하는 ‘일이십 명도 아니고 일이백 명도 아니고 일이천 명도 아’ 닌 동아프리카의 배고픈 사람들 곁에 그 잘난 아브락사스Abraxas는 서 있었어.


찻잔을 들던 손을 그는 내려놓았다.


ㅡ시를 쓰지 않을 거야. 내 곁에 바짝 붙어 있는 아브락사스Abraxa와 같이 윤전기를 돌릴 거야. 그냥 그렇게 살 거야. 리브 울만에게 편지나 쓰면서. 리브 카지노 게임 인터뷰나 사람들에게 들려주면서 내 곁에 바짝 붙어 있는 아브락사스Abraxa를 부릅뜬 눈으로 바라볼 거야.


그 후 이희찬 시인은 정말로 시를 쓰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 모질도록 질긴 가난, 전주공고 방직과 졸업이라는학력, 복인당이라는 진북동 북문 근처의 인쇄소는 그의 어깨를 부추겨 줄 힘이 없었다. 오히려그것은그를꼼짝도 못 하게 묶어버리는 질곡桎梏이었다.



다시 만났을 때, 그는 효자동 단칸방에 누워 카지노 게임. 힘이 없는 채, 약봉지 몇 개 머리맡에 둔 채, 누워 있는 채로. 손수건만 한 해가 바닥에 네모를 그리고 카지노 게임. 커다란 눈망울이 퀭하게 보였다. 그는 혼자 카지노 게임.


ㅡ부대끼다는 말의 품사가 뭔지 알지?

ㅡ동사.

ㅡ부대껴 봤어?

ㅡ부대끼지 않는 사람이 어딨어. 이게 뭐야. 어서 일어나야지.



부대끼다

1. 동사 사람이나 일에 시달려 크게 괴로움을 겪다.

2. 동사 여러 사람과 만나거나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을 접촉하다.

3. 동사 다른 것에 맞닿거나 자꾸 부딪치며 충돌하다.


ㅡ부대끼는 것은 동사야. 진행형으로 나타낼 수 있는. 내가 그렇게 살았더라고. 동아프리카 사람들처럼. 그래도 세상은 재미있더라고.


마음이 쓰라렸다. 안쓰러웠다. 카지노 게임 울만 여사가 여기에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목격한 침상을 포트로 발표함은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유명도(有明度)를 이용 사람들의 관심을’ 이희찬 시인에게 ‘돌리게 하겠’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았다.


시커멓게 때가 묻은 낮은 책상 위에 표지가 떨어진 릴케의 시집이 놓여 카지노 게임. 그 옆에 표지가 닳은 두꺼운 노트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바라보고 카지노 게임.


ㅡ시집을 내라고들 했어. 출판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근데 내가 쓴 시는 세상에 내놓지 않고 소풍을 끝내는 날에 내가 가지고 가겠다고 했어. 릴케 시집하고 같이. 그게 전부였어. 내가 열어보려고 했던 시의 세상은 열지 않았어. 저 노트의 표지를 닫아 두었지. 열어봐야 뭐가 있을 것 같지 않았거든.

ㅡ그렇지만……, 내가 가지고 갈게. 노트 속에 갇혀 있는 작품들은 햇볕을 봐야지. 출판하자고. 출판해야 돼. 이희찬의 이름으로 이희찬이 건설한 세상을 내놓아야지.

ㅡ부대끼는 것도 하나의 삶이었어. 그대로 재미도 카지노 게임고.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살기도 했는데……, 그래서 세상을 향해 들이받기도 했는데……, 시는, 나의 시는 나를 일으켜 세우지 못했어. 끝내. 내가 저대로 데리고 가야지. 저대로.


그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 내가 부축했으나 그는 도로 누웠다.


ㅡ그날, 눈이 내리던 날, 우리는 남고산 자락에 사는 토끼 이야기를 했던가? 카지노 게임도 나누지 못할 토끼들은……, 지금은 죽었겠지? 눈 덮인 남고산에서? 그들은 그들의 소풍은 어떻게 든 끝냈을 거잖아. 나도 그래야지.


그의 노트를 들고 나오지 않은 것이 지금까지 맺혀 있다. 그의 부대낌을, 세상에 널려 있었다는 그의 아브락사스Abraxas를 세상에 드러냈어야 했다. 리브 울만이 되어 그가 만났던 ‘일이십 명도 아니고, 일이백 명도 아니고, 일이천 명도 아’닌 사람들, 그들의 숨쉬기의 볼륨을 높여주었어야 했다. 그런데도 나는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여전히 아브락사스Abraxas를잃어버린 채.




리브 카지노 게임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비망록

-이희찬


1

난 알지

스웨덴 여배우 카지노 게임 울만이

동아프리카 피난민촌을 방문했을 때 유리 파편 같은 충격이

그녀 눈동자에 박힌 것을

세상에서 제일 풍요한 나라 미국

미국에서도 톱스타인 그녀가

불안한 전쟁 속

목마른 한발 속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무엇을 생각했을지 난 알지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하루 종일 길에서

구호 식량을 기다리고 있는 여인들

야위고 쭈글쭈글한 할머니 같은 여인들

나중에 나이를 알아보니

마흔한 살 자기보다도 젊은 여인들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일이십 명도 아니고

일이백 명도 아니고

일이천 명도 아니고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떼 뭉쳐 그릇을 들고

우두커니 서서 거지가 되어

난 알지

그녀 입술 차마 열리지가 않았을 것을

당장 마실 한 방울의 물이

당장 먹을 한 조각의 빵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사람들에게

희망이란 말 아예 꺼내지도 못했을 것을

한 노인을 만나 그 모자 참 좋습니다

칭찬말 들려주니까 오히려

자기 모자를 찢어발겨

씹어버리는 것을 보고

크게 당황 암말도 못했을 거라는 거

난 알지

난 말하고 싶어

그녀가 돌아본 이 주일의 끝

쫓기듯이 뉴욕으로 돌아오던 날

그녀가 자기의 아파트에서 가졌던

기자와의 인터뷰를

보통 마음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보통 이상의 주의를 기울일 만한

보통 이상의 메시지가 카지노 게임고

굳게 굳게 믿고 싶어 난


2

지금까지 누려온 풍요로움에 대하여 당연하게 여겨왔는데 이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테레사 수녀처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람은 아주 드문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은 전적으로 남을 위해 살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세계의 저쪽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하지는 않겠습니다.

목격한 침상을 리포트로 발표함은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유명도(有明度)를 이용 사람들의 관심을 동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돌리게 하겠습니다.

올 가을까지는 일체 영화 일을 쉬겠습니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가난함과 부유함의 불균형에 대한 책을 쓸 계획입니다.


3

나는 노래하고 있네

굶주림의 고통을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동정심 가득

맑고 깊은 눈동자를 가질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을

나는 노래하고 있네

내 동족은 아니지만 내 동족처럼

내 슬픔은 아니지만 내 슬픔처럼

따뜻한 마음의 심짓불 태워줄

네 사람 다섯 사람 여섯 사람을

나는 노래하고 있네

이 순간 배고픈 한 명이 죽고

이 순간 배고픈 열 명이 죽고

이 순간 배고픈 백 명이 죽고

이 순간 배고픈 천 명이 죽는

동아프리카의 처절한 비탄에 대하여

함께 이마를 짚고 고민할

일곱 사람 여덟 사람 아홉 사람을


4

카지노 게임 울만 여사님

편지 늦어 죄송합니다

당신의 연민의 정은 몇 년째

나의 양심입니다.

마음의 문을 열면

눈의 문이 열리고

눈의 문이 열리면

카지노 게임의 문이 열립니다

계속 수고하여 주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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