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달 Apr 23. 2025

올라, 산티아고

모든 게 타이밍

인생은 타이밍이다. 4월에 여행하기로 정한 것은 봄의 절정은 4월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3월처럼 꽃샘추위도 없고 5월처럼 초여름 더위도 없고. 그런데 봄은 강수량이 높다. 날씨도 운명이다. 비가 적게 오길 바랐다. 스페인 3월은 따뜻한 봄이었다. 유채꽃이 피어있고 초록잎이 넘실거렸다. 지금껏 4번 정도 비가 왔고 장대비는 아니었다. 판초우의를 입다가 벗다가 할 정도의 비였다. 그런데 저번 주는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 폰세바돈에서 폰페라다까지 일정에서 눈까지 내렸다. 감기 걸린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순례길 처음 시작인 생장에서 지금 4월에 출발한 사람들 중 갑자기 피레네 산맥에서 눈이 내려 저체온증으로 실려간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날씨는 아무도 예상을 할 수가 없다. 폰세바돈은 고도가 높아 오르막도 있고 폰페라다는 다시 내리막도 있어 걷기는 24km 정도여도 힘들었다. 오늘 오 세브레이로에는 갑자기 봄이 찾아왔다. 살짝 초여름 날씨 같았다. 경량 패딩을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2일 후면 일정이 달라지는 한국인들과 3일 동안 같이 걷기로 했다. 스페인까지 와서 우연히 만나 같은 속도로 걷는 인연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이 잘 맞을 때 최선을 다하자. 저녁 식사도 맛있게 먹고 기념품 가게에 가서 콤포스텔라에는 없을 기념품이라 추측하며 이것저것을 샀다. 모든 게 타이밍이다. 스페인은 시에스타 시간이 마을마다 조금 다르다. 4시 전에 도착해서 식사를 하려고 하면 오픈한 식당이 거의 없다. 대부분 차와 술, 타파스만 판다. 저녁 식사는 거의 8시이다. 8시에 먹고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하는 것은 무리이고 속도 더부룩하다. 식당이 마땅치 않을 경우 슈퍼에서 장을 본다. 그런데 슈퍼도 5시까지 시에스타로 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순례자에게는 먹는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그래서 순례자들은 배낭에 늘 먹을 식량(바나나, 초롤릿, 견과류, 귤)을 챙겨둔다. 오늘은 운이 좋게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다시 느낀다. 한국이 살기 참 편리한 나라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