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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달 Apr 23.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산티아고

눈이 되고, 꽃이 되고, 풍경이 되고

저기 설산 보여요?

우와, 웬 설산

혹시 알프스인가요?

여기서 알프스가 보일까요?


이쯤 되면 아무 말 대잔치이다. 봄에 설산이 보이니 신기하긴 해도 지리적으로 너무 멀리 있는 알프스산이다. 그랬던 설산에 우리는 들어간 것이다. 조금씩 오르다 보니( 6시간) 어느새 정상에 올라갔다. 비인지 우박인지 모를 것을 이마와 눈에 맞으면서 기쁨 가득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창문 너머 눈이 내리고 있다. 와, 눈을 맞지 않고 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밤새 눈이 내리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은 눈으로 뒤덮여 있다. 그렇게 나는 멀리서 바라보던 설산의 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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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정상에 붉은 산 좀 보세요

와우, 너무 예쁘다

우리나라에서도 진달래꽃이 피는 산이 장관이라던데

온통 분홍색으로 뒤덮였어요


멀리서 바라보는 꽃산에 조금씩 조금씩 오르기 시작해서 (오를 때는 엉덩이의 힘으로 가는 것이 덜 힘들다) 눈앞에 피어있는 꽃을 보고야 말았다. 저기 멀리서 보던 색깔이 이거구나, 이렇게 가깝게 보게 될 줄 몰랐다. 그렇게 나는 멀리서 바라보던 꽃산의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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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떠나면 숲 속에서 부엉부엉 부엉이 소리를 듣고, 시계 속 뻐꾸기가 아닌 뻐꾹뻐꾹 뻐꾸기의 노래를 듣고, 찌르르, 휘리릭, 삐삐 수많은 수다쟁이 새들의 아침 인사를 듣는다. 그러다 넓은 들판이 나오면 한가롭게 풀을 먹거나 햇살을 여유롭게 쬐고 있는 소, 양, 말, 염소를 만난다. 마을에 들어가면 마을 지킴이 개들의 씩씩하고 격한 환영과 거부 인사를 듣고 바에 앉아 있으면 애교쟁이 고양이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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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에 오는 사람들은 종교적인 의미로 오기도 카지노 가입 쿠폰.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국인 부부는 처음으로 주교님 축복기도를 받아 은혜로운 기억으로 12번이나 다시 온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어떤 한국인 여자분은 순례길을 걸은 후 수녀가 되었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 성당이나 교회에서 단체로 오기도 카지노 가입 쿠폰.

두 번째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오는 외향적인 사람들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카지노 가입 쿠폰면 충분히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정도로 오픈된 분위기이다. 혼자 왔어도 친구가 되어 여럿이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세 번째는 힐링이다. 자기를 찾기 위해서이건, 퇴사나 이별 후 마음을 힐링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모든 사람들은 우연히 순례길에서 만난다. 사람들은 나를 퇴사 후 온 한국인 여자로 기억할 것이다. 나도 그들이 소개한 만큼 출신지, 하는 일 정도 알 뿐이다. 그리고 같은 목표를 가진 동반자로서 격려하고 응원카지노 가입 쿠폰. 알베르게에서 편히 쉬도록 서로 배려카지노 가입 쿠폰. 좋은 모습만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은 코를 골아 다른 사람들의 수면에 방해가 된다면서 2인실 방을 잡기도 카지노 가입 쿠폰)

순례길에는 사람도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의 1/3을 길에서 보낸다. 재잘재잘 수다를 떨다가도 아름다운 풍경에 입을 다물고 눈으로 담거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사진으로 절대 담아지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한강 작가는 소설 속 주인공을 나무로 만들기도 한다. 나도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꽃, 소도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순례길을 걷고 있는 인간도 풍경이 되고 있다. 우리가 없다면 순례길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사진 속 풍경이 되고 있다. 회화 그림에는 풍경, 인물이 많다. 아름다운 것은 자연과 인간이다. 나도 이처럼 아름다운 순례길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갑자기 초록 물감으로 색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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