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러시아 영화들 중 1979년작 "Moscow DoesNotBelieve in Tears"이란 작품이 있었습니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foreign film 들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제목이 주는 엄숙한 무게감과는 달리 이 영화는 romantic drama film으로,9,300만 명 이상의 '소련' 관객이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여 소련/러시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화 중 하나라는군요. 2021년 러시아 여론 조사 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러시아 시청자들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소련/러시아 영화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Ronald Reagan 이 미국 대통령이었던 1980년대, 그는 '러시아의 영혼'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소련 공산당 서기장 Mikhail Gorbachev 와의 회담 전에 이 영화를 여러 번 시청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1979년에 세상에 나온 이후 심지어 지금까지도러시아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대변하는 대표작이라고 해도 무난하겠지요.
이 영화를 보면 당시 소련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문화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되더군요. 표정은 어떤지, 어떤 종류의 식사를 하는지, 옷차림은 어땠는지, 어떤 일들을 하며 살았는지, 길거리와 집들 그리고 상품들은 어떤지,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의 경제와 사회는 어땠는지 (이 영화는 Propaganda 영화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1981년 The Academy Awards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받지 않았겠지요), 그리고 사회활동과 사랑은 어땠는지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의아하기까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에서 러시아의 대표적인 commodity 인 vodka (보드카) 또는 이것을 마시는 장면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중간에 흐름이 너무 느려서 잠시 제가 졸던 틈을 탈 때 나왔는지는 모르나, 두 번 보는 동안에 vodka scene 은 한 번도 없었으니, 서방세계에서 러시아/소련 관련하여 아주 자주 등장하는 vodka 임에도 이 영화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또 하나 눈에 띄었던 점은 당시 소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표정인데, 대화나 행동 (손짓이나 가벼운 키스 등) 은 아주 정겨운데 얼굴표정은 아주 절제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옅은 미소 정도라고 할까요? 경직된 표정은 아니나, 정도에 지나친 감정표현이 없음은 물론이고, 필요한 만큼의 표현보다도 조금 모자란 표정이 주된 흐름인 듯합니다. 뻣뻣한 또는 미국인들이 아시아인들을 두고 말하는 long face 도 아닌 그것으로, 오리혀 지금의 러시아 대통령인 Vladimir Putin의 대중 앞에서의 옅은 미소가 아마도 러시아적인 미소(?)인 듯도 합니다.
Vodka 이야기를 하려다가 이제야 시작하게 됩니다. 위 영화보다 10여 년 전에 나온 Soviet vodka 광고사진 하나가 며칠 전에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vodka의 이름은 "Stolichnaya"로, 사진은 Valery Plotnikov라는 작가가 찍었다는군요. 1973년이랍니다. 아래가 이 vodka의 광고사진이지요.
Proletarian paradise 가 있다면 이런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보통 술 광고에서 모델들은 웃고 웃지만, 이 광고는 웃음과는 아예 거리가 멀지요. 미묘한 이미지... 이 장면을 가지고 대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
이 광고에서 오른쪽에 서 있는 남자는 저명한 소련 배우 중 한 명인 Yury Bogatyryov입니다. 여성 중 한 명은 (서 있는 여자) 패션모델이고, 다른 한 명의 여성 또한 모델이며 오른쪽에 앉아 있는 저명한 영화감독과 결혼을 앞두고 이 광고사진을 찍었다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른쪽에 서 있는 여성은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 Lev Kassil과 가까운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촬영은 Lev Kassil의 dacha (별장)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전형적인 Slavic 광고지요. 러시아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를 보고 지루하다거나 슬픈 표정이라고 하거나 심지어는 화가 나 있는 사람들이라고 가정하겠지요. 어찌 보면 이런 가정을 하는 것이 당연함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이 웃고 행복(?:행복해 보이는) 하지 않은 알코올 광고를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 물론 러시아를 제외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가정은 편견일 뿐, 러시아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행복하지 않은 러시아 사람들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 웃지 않는다고 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님이, 덴마크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많은 미소를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만, 덴마크는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3위에 올라있지요?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수많은 세월을 보냈던 유럽사람들을 뉴욕에서 많이 알고 있고,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소모임 등을 통해 알고 지내고 있습니다. 제 관심사들 중 러시아도 상위권에 있는지라 이 분들에게 러시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는데, 이 분들의 말이 모스크바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부분 보기에 슬픈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모두가 불행하다는 뜻은 아니며, 웃을 때는 아주 잘 웃는다더군요. 감정표현을 아끼는 것이지, 헤프지 않다는 점도 이들로부터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서유럽 및 미국인들의 지나치고 호들갑스러운 친절함의 시각화/청각화를 생략하고 그들의 우호적인 감정을 결과로 또는 마지막에 보여주는러시아 사람들이지만, 단지 표현력을 절제하는이들의 얼굴표정 때문에, 그리고 그 딱딱한 억양 때문에 러시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진정한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 마치 위에 소개해 드린 Moscow Does Not Believe in Tears 에서와 같이 말이지요.
만약 위의 사진을 아래처럼 photoshop 을 한다면 (가운데 앉은 여자만 해 봤지만), 만약 이 사진에 나온 모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얼굴에 미소를 입힌다면 이 광고사진의 러시아적인 맛은 아예 없어질 듯 합니다. 고작 한 사람의 표정만 수정했을 뿐인데 사진 전체의 느낌이 죽은 느낌이지요. 왠지 프랑스산변태적인 영화한 장면 같습니다.
아래 미국에서 만든 Russian vodka ad 몇 가지를 올립니다. Vodka와 요염한 여자, vodka와 와일드한 러시아 군인과 애인, vodka와 총, 그리고 러시아 여군... 특히 마지막 ad 가 어처구니가 없음이, "AK-47을 만든 나라에서 온 vodka"라고 해당 상품을 소개하고 있지요. 아마도 러시아 사람들이 보고 기차 차서 웃을 (또는 전혀 웃지 않을) 저급한 광고들입니다.
저는 술을 지금까지도 입에 댄 적도 없지만 술과 관련된 문화와 술에 취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언행에 관심이 많습니다. Faking drunk (취한 흉내) 도 잘해서, 술 취한 상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눈 적도 수차례 있지요. 물론 저는 술 대신 Sprite를 마셨습니다.
만약 vodka를 같이 할 (저는 Sprite) comrade 가 있다면 그 상대가 Russian이었으면 합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면 더 좋겠지요.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를 포장마차와 같은 곳에서 마시는 것을 즐기는 한국 사람들과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고 (지금은 포장마차가 없어져서 이것도 오랜 일이 되었지만), beer를 bar에서 마시면서 스포츠 게임을 보는 것을 낙의 하나로 삼는 대부분의 미국의 백인들과 같이 한 대화 등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 사람과 vodka를 두고 대화를 나누어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꼭 있길 바라고 있으며, 한 사람과 마시게 된다면 기왕이면 러시아 정보국 요원인 Russian 여성이었으면 합니다 (I am merely a mortal man after all).
- May 0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