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우체통
'노블리스 오블리주' 많이 듣던 말이다. 부유한, 상류층의 카지노 게임 추천들에게 요구되는 자비의 마음. 그것이 딱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나는 밀라노에 우연히 세 번을 가게 되었다. 이탈리아는 도시국가 형태로 하나의 국가로 합병한지 이제 이백 년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로마의 역사, 로마의 부흥을 알아온 나는 여행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로 몹시 놀랐다. 그런 이탈리아에서 가장 잘 사는 곳인 밀라노는 이탈리아 국민소득의 평균에서 50프로 정도가 넘는다고 한다. 그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왜 우리가 돈 벌어 가난한 너희들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다소 불편한 목소리가 나오고 카탈류나 독립 의사처럼 밀라노가 속한 롬바르디아 지방도 가끔은 독립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어느 나라나 부자들은 그들이 이룬 부를 혼자 독점하고 싶은 이기심이 생기나 보다. 그래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상징하는 것은 크다. 부자들에게 요구되는 자세들, 병역의 의무, 가난한 이들보다 더 많은 납세를 하거나 기부를 통한 부의 재분배, 그것이 잘 된 나라가 진짜 선진국처럼 인식되어졌다.
영국은 왕실에서 군대를 가는 게 의무라고 한다. 돌아가신 여왕도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이었다니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제대로 실천했다. 그런데 삐딱한 시각으로 보면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거나 가난한 사람들과 특별하게 차별화하는 태도이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럭셔리차와 아파트를 주로 소개하는 사람이 부자가 왜 명품을 소비하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차별화였다. 나는 특별하게 아무나 살 수 없는 것을 돈이 있으니까 살 수 있다는. 그런데 명품의 대중화로 인해 차별화가 잘 드러나지 않아서 남들이 사지않는 명품 고유의 물건, 차별화된 물건을 사는데 문제는 이게 비싼 값만큼 값어치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든 물건은 원가와 수공비에 따른 인건비가 있다. 시장에서 물건값이 정해지는 것은 거기에 사람이 매기는 가치가 돈이 되는 것이다. 특별히 부풀려진 명품의 가격은 돈이 많은 사람이 보기에도 이해불가인 경우가 있지만 남들이 갖지 못하는 걸 갖고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값을 지불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다. 그런데 그 유튜버가 분석한 내용 중 재미있는 게 있었다. 불안감. 현대인에게 가장 큰 위협을 가하는 정신적 문제, 불안감은 명품소비를 더 부추기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강박에 가까운, 내가 남들과는 다르게 부자라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 그러나 대중화로 인해서 드러나지 않는 명품의 가치. 명품시장의 한계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남이 쉽게 할 수 없는 국방의 의무를 스스로 하며 국민의 충성과 국가에 대한 신뢰를 주는 영국 왕실의 군입대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
부자가 되고 권력을 가지면 뇌의 기능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변화한 사람에게 자비심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불안해하면서 남들과 차별화한 자신에게 자부심을 주는 행위에 자선은 아주 의미가 크다. 부자가 자선을 베풀면서 그에게 애틋한 자비로운 마음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부자에게 나처럼 평범하고 많이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게 자선이란 걸 제안하는 것이다. 부자가 가진 일부를 기부해도 그 금액은 곧 이자로 채워진다. 그러나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자선을 함으로써 그는 남들과 확연히 다른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게 된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위선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하게 위선과 위악의 중간쯤에서 행동하고 실제로 위선이라도 일부를 떼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는 위선으로라도 기부를 많이 하는 부자들은 존경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친해지고도 싶다. 어쩌면 그의 충실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나를 속물이라고 욕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의 부자들은 쓸모없는 명품을 소유하는 게 자선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쩌면 부자들이 이사를 잘 가지 않는 이유도 그런 건지도 모른다. 이사를 많이 해본 나 같은 사람은 얼마나 쓰레기 같은 것, 값어치 없는 걸 소중하지도 않으면서 소중하다고 착각하며 들고 있었는지 안다.
워렌 버핏은 소박한 삶으로도 유명하다. 큰 집에서 살지 않고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기며 자식에게 그 많은 재산을 남기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가 실제로 존경받는지는 미국인에게 들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투자자 워렌 버핏은 투자자로서 자산가로서 많은 카지노 게임 추천들의 귀감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그가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서 남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돈을 벌고 권력을 쥐고 하는 건 어릴 때 부모님 심부름을 하거나 좋은 성적을 받아 인정을 받고 싶어한 마음의 연장인지도 모른다. 차별화는 인정의 다른 사회적 의미의 단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워렌 버핏이 사후에 자식들에게 그 많은 재산을 남겨줄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 그는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과 다른 행보로 차별화를 하고 존경을 받는다. 그는 투자면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참 영리한 카지노 게임 추천 같다. 돈 버는 이유를 아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니까.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얼굴은 지문처럼 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니 그 마음도 각각 다를 게 분명하다. 그러니 행동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나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나를 무시하고 오만함으로 나를 죽음으로까지 내몰 수도 있었던 사람들을 지지하고 그를 위해 감옥에 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의 속내를 굳이 이해할 필요도 없고 분노할 필요도 없다. 우연히 본 '나라는 가수'라는 프로그램에서 나는 소향이란 가수의 노래도 좋았지만 함께 부른 레퀴엠의 작곡가 모차르트가 한 말이라고 화면 하단에 실린 글이 더 인상적이었다. "나는 항상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것은 인생의 진정한 마지막 친구이자 궁극적 목표이다."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노화를 미룰 수는 있어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게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존경받으며 점잖고 고상하게 사는 법. 가진 것에 감사하고 조금만 나눠줄 있는 자비심을 갖는 것. 가지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할 수 없고 가장 어렵고도 힘든 일을 차별화하여 하는 일. 나는 가끔은 친구들이 소유한 명품을 소비하고 싶을 때가 있다. 깨끗하게 입고도 명품 하나 두르지 않았다고 백화점에서 손님으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다행히도 나는 그것을 살 수 있으나 사지 않는다는 마음이 있어서 그 시선을 견뎌낼 수 있다. 누구는 정신승리라고 말하고 누구는 그게 차별화라고 할 것이다. 사실 그것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는 이유는 소유했을 때 이미 그것이 내 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더이상 관심이 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잡은 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 이론으로 애인이 된 여인에게 정성을 들이지 않는 바람둥이 심정이랄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선택을 하니 세상은 다양하고 재미있고 변화무쌍하다. 그런데 남들과 확연히 다른 삶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남들이 전혀 할 수 없는 일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불안에서 물건을 사들이며 도파민을 내뿜는 것과 자선을 할 때 오는 충족감은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게 있다. 지속성이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충족감, 내가 남들이 할 수 없는 큰 일을 했다는데서 오는 뿌듯함, 그리고 내가 남에게 베푼 자선이 곧 내게 돌아올 때 느끼는 행복과 안정감에서 우리는 사실 누구나 꽤 점잖고 멋진 사람으로 살 수 있으나 그것은 또 꽤나 어렵기 때문에 그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너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 정도의 자선은 베풀 수 없어, 라고 오만한 생각을 하며 나 같은 사람을 바라본다면 나는 그의 시선을 기꺼이 받아낼 것이다. 물론 속으로는 비위가 상하겠지만. 그가 속으로 생각한 건 눈에 담듯이 내가 속으로 생각한 걸 그가 어찌 알랴.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그릇만큼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