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임산부석
지하철 임산부석에는 앉지 않는다. 노약자석에 앉지 않듯이 임산부석도 비워놔야 앉을 사람이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근길의 지하철. 만원의 사람들 사이로 루이비똥 가방을 든 여성이 임산부 석에 앉는다. 임산부 태그도 없고 임산부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단정은 금물이지만, 아닌 쪽으로 기울었다.) 출근길이 힘든 건 모두 똑같지만 양심을 저버리진 않는다. 하지만 있을지 없을지 모를 임산부를 배려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의 편함이 우선인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녀의 루이비똥 가방이 그렇게 하찮아 보일 수가. 내릴 때가 되었는데 어느새 로이비똥 가방이 임산부 태그로 바뀌어져 있다. ’읭? 내렸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임산부 앞에 서 있는 똥 가방을 발견했다. 임산부가 와서 양보해줬구나. ㅎㅎㅎ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순간을 맞닥뜨리기 싫어서 앉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분홍색 자리에 앉아 있는 내 앞에 분홍색의 임산부 태그가 보일 때의 쪽팔림.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내 이해의 폭으로 수용 가능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큰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다. 그냥 남들과 다른 기준으로 임산부석을 이용할 뿐. 그래도 나는 그녀가 내릴 때까지 편하게 가지 못함이 내심 통쾌했다.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람들이 비어있는 자리에 못 앉는 게 아니다.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자리이므로 ’비어 있음‘이 좌석의 무용함이 아닌 ’비어있기‘에 유용한 자리라는 인식 때문이다. 똥 가방은 잘못이 없지만 그녀로 인해 역시 사치품은 품위와는 상관이 없다는 결론에 다시 한 번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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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 스토리에 [명품], [명품 가방]이라는 태그만 있고 [사치품]이라는 태그가 없어 단어 등록을 제안했습니다. 답변이 오면 공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