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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원 Mar 02. 2025

SNS를 '무료 카지노 게임'당했다. 근데 고맙다.

새로운 추억들을 위해 미련들을 지워내자.

얼마 전, 나의 일상 속 도파민을 책임지던 무료 카지노 게임 계정을 '해킹'당했다.무료 카지노 게임의 이메일 주소가 변경되었다는 휴대폰의 알림을 보자마자 앱을 열었지만 이미 로그아웃되어 있었고, 재차 로그인을 시도해 보았음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 짧은 순간에 비밀번호 변경에 필요한 모든 것이 바뀌어진 탓에 말 그대로 '빼앗겨'버렸다.


겁이 났다.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탈취된 계정들이 불법적인 일을 홍보하는데 사용되거나, 게시물이 모두 삭제되고 타인의 계정처럼 운영되는 것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이다. 더욱이나는 후자의 경우처럼 게시물이 삭제될까 마음을 졸였는데, 애써 꽁꽁 숨겨왔던 추억들이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상황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이별을 한 후에 휴대폰 갤러리에 있던 사진과 영상들은 모두 지워냈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에 올라가 있는 것들은 쉽사리 지워낼 수 없었다.지인들과 함께 있는 사진이니까 (애써) 괜찮은 것이라 생각하며 남겨두었던'스토리 하이라이트'와 차마 삭제하지 못해 보관함으로 옮겨 놓았던 '게시물(피드)'들이었다. 이 글을 적으면서도 정말이지 '찌질'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남아있는 게시물을 통해 간간히나마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면 찰나의 순간이더라도 다시금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삭제하지 못했었다.


다행히도 반나절만에 '셀카 인증'이라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을 복구할 수 있었다.복구된 계정은 무료 카지노 게임이전의 모습과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범이 그랬을 것처럼 사진을 지워나갔다.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목전에 둔 그녀와의 추억이 지워졌을까 반나절 동안 고민했던 내가 너무 한심했다.


지우지 못한 사진들에 '추억'이라는 명찰을 오버로크해 남겨두는 것은 미련에 불과했고,오랜 시간 묵혀진 미련들은 점점 부풀어올라 정작 새로운 추억들이 들어올 기회조차 빼앗고 있었다.

미련(未練)「명사」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


우연한 기회로 새로운 추억들을 위해 미련들을 지워냈다.

고맙습니디. 무료 카지노 게임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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