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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리어스 Nov 14. 2015

카지노 게임도 엄마가 된다

언니보다 더 언니 같았던 내 막내 카지노 게임

나에게는 '카지노 게임'만 엄마 아래 줄줄이 넷이나 있다.


특히 열네 살 차이의 막내 카지노 게임는 어릴 적 주말마다 같이 배 깔고 그림도 그리고 보드게임도 만들던 내 언니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털털했던 카지노 게임가 이제 엄마가 되어버린 사실은 아직도 좀 실감이 나질 않지만, 아무튼 요즘도 우리는 가끔 만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 그래 만나. 너 나이에 2년은 더 만나봐도 되겠네. 다 경험이지 뭐. 근데 참고로 '아리'였으면 난 반대했다.

- 뭐야. 난 조카라 괜찮다 이건가.


<한때 만나던 남자친구 이야기를 듣더니



- 아리가 그렇게 이뻐?

- 비밀인데. 사실 카지노 게임부보다 좋아.


<타코 전문점 앞에서 포장을 기다리며

카지노 게임사랑하는 존재 . 2015




그리고 저번 주 토요일은, 카지노 게임가 나를 집으로 초대한 날이었다. 그 날 아침에는 가야지 하다가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집 앞 유명 빵집에서 통식빵 두 봉지를 샀다. 그리고 봉지를 들고 비바람을 헤쳐 찾아들어간 카지노 게임의 새 동네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함께 착 가라앉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왜 이렇게 뭘 계속 먹여? 외갓집 온 줄 알았네... 할머니야?

- 그러게. 계속 먹이게 돼. 아리 때문에 습관이 돼서 그런가.



나는 아리와 쉴틈 없이 놀아주다 카지노 게임가 차려주는 볶음밥과 식빵을 잔뜩 먹고 다시 아리와 함께 호들갑을 떨면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한참 후 아리는 지쳐 잠들었고, 곧이어 나도 덩달아 잠이 쏟아졌다. 카지노 게임부가 돌아오시기 전까지만 잘까. 하고 침침한 안방에 들어가 아리 옆에 웅크리고 눕는데, 뒤따라 방문을 열고 들어온 카지노 게임가 소근대면서 내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애가 둘이네.



카지노 게임가 조심스레 방문을 닫고 나가고 나서 나는 몸을 돌려 자고 있는 아리를 바라보았다.


문득 어릴 적 카지노 게임가 나를 한 번쯤은 이렇게 바라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시간은 많이 흘렀는데. 다 자란 게 당연한 나이의 나는, 이유 없이 조금 쓸쓸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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