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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잡은 루이스 Apr 15.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방에서 백설기가 나왔다

요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지우개 따먹기에 흠뻑 빠졌다

회사 창립기념일 덕분에 뜻밖의 3일 연휴(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가 생겼고 모처럼 춘천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월요일 오전에 집으로 돌아와 짐을 풀고 빨래를 하려는데 체험학습 핑계로 학교에 가지 않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갑자기 공부방에 가야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아빠, 나 평소처럼 공부방 다녀올래"

"오늘 그냥 쉬어도 되는 날이잖아? 공부방에도 가족여행 때문에 안 간다고 얘기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단호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유는 간단했다. 요즘 공부방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과 함께 지우개 따먹기를 하고 있단다. 물론 공부도 하고 숙제도 한다. 하지만 그건 지우개 따먹기를 위한 일종의 '명분'이랄까. 뭐 이유가 어찌 됐든 '공부'방에 간다고 하는 것이니 말릴 이유는 없었다.


"아니 오늘 가서 애들하고 지우개 따먹기도 하고 숙제도 하고 좋잖아"

"그래, 그럼. 데려다줄게"


나도 학창 시절에 지우개 따먹기를 했었다. 스마트폰의 반 정도 되는 사이즈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사다가 친구들과 '지우개 레슬링'이라는 걸 했단 말이다. 이리저리 손가락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굴려가면서 상대방의 지우개 위로 올라가면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그깟 지우개 많이 가져봐야 가방만 무거울 뿐인데 뭐가 그렇게나 재미가 있었던 것인지. 어떤 친구들은 수업 시간에 몰래 책만 펼쳐둔 채 책상 위에서 신나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굴리기도 했다. 고무로 된 지우개이니 소리 없는 혈전(?)이기도 했지만키득거리는 웃음소리에 몇 차례 혼이 나기도 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지우개 따먹기는 아주 본격적으로 치달았다.


"아빠도 어렸을 때 지우개 따먹기 해봤어"

"그럼 이따 나랑 해보자"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친구들과 하는 게임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그냥 바둑알로 알까기 하듯 서로 튕겨내는 정도였다. 아, 그래서 커다란 지우개가 필요했던 거구나.

얼마 전에 문구점에 가서 지우개를 고르는데 무조건 커다란 게 있어야 한다고 한 게 기억이 난다. 일종의 '대왕지우개'가 필요했던 것인데 연필로 열심히 무언가 끄적거리거나 그림을 그리는 줄 알았는데. 공부를 위한 열정이구나 생각했던 것도 잠시, 그저 지우개 따먹기를 위한 '장비'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가방에서 꺼낸 지우개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무슨 백설기 떡도 아니고 엄청 커다란 것이 무겁기도 무거웠다.

"이게 다 지우개야?"

백설기 같은 지우개부터 스마트폰 크기의 지우개까지 족히 10개는 넘었다. 지우개 따먹기를 했다고 해서 친구들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져온 건 아니었다.


"지난번에 엄마가 사줬어"

"그럼 지우개 따먹기 해서 이기면 그거 가져오는 거야?"

"아니, 그냥 다시 다 나눠주지"


그냥 재미 삼아할 뿐 이겼다고 해서 지우개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졌다고 해서 지우개가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이 얼마나 평화로운 스포츠인가. 자본주의란 존재하지 않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아주 순수한 경쟁 아닌가.


작은 지우개를 골라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덤볐다가 저 멀리 튕겨나가아주 처절하고 싱겁게 끝이 나버렸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가방은 여전히 무겁다. 국어책, 수학책, 영어책에 일기장과 알림장까지 이것저것 쑤셔 넣고 욱여넣었는데 그 와중에 대략 2kg 남짓 될법한 지우개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들어가고 있으니 어찌 무겁지 아니한가.


"허리 아프겠다. 적당히 챙겨서 가"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지 몸집만 한 가방을 힘차게 둘러멨다.


공부는 어쩌면 목적이 아니라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겠다. 또 시간이 흐르면 그 수단이 다른 형태로 바뀌고 말 것이다. 지우개 따먹기 같은일종의 메인이벤트가 있기 전, 오늘의 할 일을 깔끔하게 마친 뒤의 그 행복감으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활짝 웃을 수 있다면 오히려 그게 순수한 배움의 형태일지도 모를 일이다.아주 오래전 나의 모습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서 겹쳐지고 나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애초에 작은 지우개로는 결코 이길 수 없겠지만 오늘도 덤벼본다. 자, 덤벼라!




근데 한동안 지우개는 안 사도 될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거 언제 다 쓰지? 저 커다란 카지노 게임 사이트 보니 백설기가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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