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 떨어진 카지노 쿠폰
요즘 나는 감사병에 걸렸다.
머리에서 떨어진 카지노 쿠폰이란 존재는 참 신기하다. 마음먹고 찾지 않으면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다가, 제 마음 먹고 찾다보면 사방팔방 온 세상에 제 나래를 그렇게나 많이도 펼쳐두었는지, 두 눈을 부릅뜨고 한올한올 어렵게 집어들다보면 그 '존재감'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집다 다시 뒤돌아보면 분명 깨끗한 바닥에 또 한 올이 카지노 쿠폰져있고 또 카지노 쿠폰져있다. 찾다보면 숨어있던 얇은 카지노 쿠폰까지 찾아진다.
가만 생각해 보면, 그들은 딱히 숨어있지도 않았더랬다. 다만 내 관심에 들어있지 않았을 뿐, 관심을 갖고 쳐다보면 온 세상이 그들 판이다.
짧을 때는 나름 견딜만하다. 머리가 길어지면 떨어지는 카지노 쿠폰도 두 세 배는 늘어난 느낌이다. 떨어지는 카지노 쿠폰을 보고 퍼뜩 놀랄 때가 있는데 하루에 평균 50개에서 100개 정도 빠지는 것은 정상이라 한다. 이렇게 많이 빠지는 데에도 그리 티나지 않게 머리가 남아있는 걸 보면서 매일 재생하고 나오는 세포성장에 잠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나는 감사병에 걸린 것 같다. 감사병이라고 칭하면서도 그에 감사하니 진짜 감사병인거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냐면, 아침 다이어리에서 비롯되었다. 내 다이어리의 구성은 이렇다. 먼저 하루 중 해야할 일 10가지를 적고, 중간에는 감사할 일들 20가지를 적는다. 여기까지는 2단을 2개의 표 구성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아래쪽은6-7줄의1단으로 구성된 표로하루 10분 공부한 내용을 적는다. 처음에 저 20개는 아이디어를 짜내는 내용이었는데 쉽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 감사할 일로 제목을 바꾸니 세상에, 숨어있던 카지노 쿠폰처럼 온 세상 모든 것이 감사할 일 투성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외출하여 감사
차 막히는 시간이었지만, 사고없이 제시간에 도착하여 감사
주차자리가 있었음에 감사
의뢰하는 고객이 있음에 감사
사무실 청소를 도와주는 여사님에 감사
격려해주는 친구에 감사
감기 걸렸지만 약 잘 먹고 병원 잘 가는 아이에 감사
공부하고 시작하기 좋아하는 나에게 감사
운전 잘하는 나에게 감사
날 보러온 친구에 감사
투정을 받아주고 들어주는 친구에 감사
아픈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의 건강에 감사
이 모든 걸 잘 헤치고 나아가고 있는 나에게 감사
집에 가면 쉴 수 있도록 밥과 반찬을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
당근으로 너무나 좋은 소파를 너무 저렴하게 판매해준 판매자에 감사
좋은 물건을 잘 선택하고 가져온 나에게 감사
나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해줘서 의욕을 불러일으켜주는 고객에게 감사.
매일 자라는 손톱 발톱 카지노 쿠폰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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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할 일 스무개의 칸을 채우는게 이렇게 어렵지 않다니, 놀라워하며 칸을 채운다.
끝도 없이 적어내려갈 수 있을만큼 감사할 일이 주위에 수두룩했다.
기분이 좋아서 적은 적도 있지만, 우울할 때에도 이걸 적고 있다보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하는 것들은 카지노 쿠폰만이 아니었다.
쓰다보면 매일매일 감사의 주제가 달라짐과 그 무한함에 놀랄 터이니
내 글을 읽는 모든 분께진지하게 권하고 싶다.
종이와 펜을 가져와 매일 아침 20개의 감사할 일을 적어보자고.
평소엔 눈에 안 띄던 것들을 찾아서 바라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