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예능의 재미란 무엇인가
2024무료 카지노 게임 최강야구가 드디어 끝났다. 등락이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이었다. "이러다 시청률 5% 찍는 거 아니야?"며 무료 카지노 게임 시작과 동시에 고공행진하던 시청률은 롯데 자이언츠전 직관을 기점으로 경기력 하락과 함께 떨어졌다. 10연승 뒤 6패, 실제 프로 야구 리그와 같은 흐름이었다. 절치부심 끝에 나머지 10경기에서는 9승을 거두며 8할을 달성했고 또 다음 무료 카지노 게임을 기약하게 됐다.
주변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시즌 초반에는 직관표 연락이 많이 왔다. 연패를 하던 중반에는 '이러다 프로그램 폐지하는 거 아니냐?'는 일반적인 반응과 PD 동료 사이에서는 "시청률 하락한 이유가 뭐라 생각하냐?"는 고차원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10경기에서 9승을 거둔 몬스터즈처럼 우리 제작진도 마지막까지 힘을 내 편집을 했고 방송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을 하면 할 수록 몬스터즈라는 팀과 나의 감정과 생각이 연결돼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2024시즌 몬스터즈의 등락을 편집을 해야하는 PD인 나도 비슷하게 겪었기 때문이다. 몬스터즈는 총 30경기를 치뤘고 나는 13편의 편집을 했다. 초반 7편은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다. 시즌2의 마지막에 최선을 다했고 덕분에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 흐름을 이어 잘하고 싶었고 잘 해내려 노력했던 초반이었다. 팀의 연승과 맞물려 신이 나서 편집했다. 중반의 5편의 편집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정확히 동국대 2차전부터 동아대 1차전까지의 편집이었다. 뭐가 중요한 것인지 뭐가 재밌는 편집인지 어느 순간 머리가 멍해진 순간이 있었다. 나머지 2편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이번 시즌 겪은 시행착오를 스스로 짚어가며 한 땀 한 땀 편집했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최강야구는 야구라는 외피를 쓴 철처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전반에 진지한 톤과 선명한 이야기를 전달할 때가 있어 누군가는 다큐멘터리 같다, 스포츠 프로그램 같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더 잘 웃기기 위한 소재에 불과하다. 무조건 재미있어야한다. 그래야 기본 2시간 20분인 러닝타임 동안 시청자를 붙잡아둘 수 있다.
재밌다는 것은 무엇인가? 시청자가 순간에 몰입해서 보게 하는 것이 재밌는 것이다.<그것이 알고싶다라는 교양 프로그램도 스릴러 형식의 몰입감을 주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능 콘텐츠에서 재미란 무엇인가? 순간적으로 몰입을 하게 하면서 한 번 상황을 꺽어버리는 것이 예능이 재미라고 생각한다. 2024시즌 최강야구 마지막 화에 편집한 것을 예를 들어 보자면 LG트윈스 영구결번 박용택이 다시 타석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1사 주자는 1, 2루 점수는 5:3 2점 차의 불안한 리드 상황, 관중들은 박용택 홈런!을 열광하고 잠실 구장은 박용택의 기운으로 떠나갈 듯하다. 거기다 박용택의 33번 영구결번 깃발도 잠실 구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상황에 잠실에 박용택이라니! 누군가는 히어로 무비의 흔한 장면을 떠올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한 껏 상황에 몰입시켜놓고 박용택은 병살을 쳐서 찬물을 뿌려버린다. 일명 찬물택. 기록지를 본 편집 구성 단계에서 생각했다. 박용택을 상공 10000피트까지 올려놓고 떨어뜨려야겠다. (선수님 죄송합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결과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 그것이 예능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그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어떻게 그런 재미를 만들어낼 것인가? 재미없는 부분은 과감하게 넘어가고 재밌는 상황으로 빠르게 이동하면 된다. 재미없는 부분을 브릿지 삼아 재밌는 씬을 보여주는 것이 리얼리티 예능의 생명이다. 조금이라도 호흡이 늘어지면 시청자의 몰입은 깨진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인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편집을 분배받은 피디는 재미없는 부분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붙들고 편집을 한다. 혹은 재미없는 부분인데도 나 혼자서 재밌다고 생각해서 잔뜩 붙여버리는 경우도 많다. 130여대의 카메라, 50여 명이 넘는 출연자, 상황과 다른 말을 하는 중계진, 이런 날 것의 원본을 받아들면 피디는 편집의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리얼리티 예능의 편집에는 많은 수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양에서 예능을 하게 된 사람으로서 너무 힘들었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재밌는 상황, 즉 씬을 만들 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빼는 것이다.재미있는 상황에는 분명 다양한 리액션들이 있다. 50여 명의 출연자가 있는 만큼 반응도 다 다르다. 그럼 그 상황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커트만 붙이고 그게 아닌 커트들은 빼야한다. 그래야 호흡이 살아난다. 그 한 커트가 아까워서 빼지 않으면 그 순간 그 씬의 재미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2024시즌 최강야구 마지막 편집에서 예를 들어본다. 6회초에 유희관이 전광판에 찍히지 않는 공을 던졌다. 당연히 현장의 반응은 다양했다. 몬스터즈 덕아웃에서는 "나왔다 주무기!", "너무 빠르다(?)" 같은 반응, 대학올스타에서는 "어이가 없네ㅋㅋㅋ" "저걸 어떻게 쳐" 같은 반응, 관중석에서는 2만 여명만큼의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여기서 골라야 한다. 어떤 게 제일 재밌는가! 우선 대학올스타의 감독들 반응이 재밌었다. 웃음을 참다가 갑자기 터지는 게 재밌었다. 그럼 여기서는 상대방의 어이가 없는 상황을 몰아주는 게 재밌겠구나 판단을 했다. 거기에 관중석의 한 아이가 유희관의 느린 공을 그려놓고 '못 치겠쥬? 킹 받쥬?'라는 스케치북을 들고 '오오오~'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씬을 이렇게 구성할 수 있다. 먼저 구속이 찍히지 않은 전광판- 관중석 아이의 놀란 표정과 '못 치겠쥬 킹 받쥬' 스케치북을 보여준다-어이없어하는 대학올스타 감독에 '킹 받네' 자막-대학올스타 선수들 '킹 받네22'-그리고 중계진으로 가서 상황을 정리해주고-타자의 어이없는 표정 '킹 받네33' 이렇게 씬을 만들었다. 이 씬의 이야기는 '킹 받는 공을 던진 유희관 그리고 킹 받은 대학 올스타'가 끝이다. 여기에 몬스터즈 선수들의 놀란 반응이나 다른 관중들의 놀란 반응을 넣는 순간 이야기가 흐려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편집을 할 때 일단 커트를 붙여보고 재미가 없다면 커트를 하나씩 빼서 이야기가 되는지 호흡이 더 사는지 점검해야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편집을 하면 내가 전달하고자하는 의도를 시청자가 확실히 인지하고 웃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전히 편집은 어렵지만 그 고통을 넘고 시즌을 끝내고 나니 확실히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은 참 1년마다 사람을 성장시킨다. 과정이 힘들어서 그렇지...이제 휴가에서 복귀하면 <김성근의 겨울방학의 편집을 한다. 야구를 하지는 않지만 리얼리티 예능이 원리는 같다. 재밌는 부분으로 빠르게 넘어가서 그 상황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커트만 쓸 것!
다음 2025시즌 최강야구 무료 카지노 게임를 쓸 때는 과연 얼마나 성장해있을까. 다가올 시즌이 두렵고도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