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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든 Jan 26. 2025

배고픈 직장인과 오후 3시의 카지노 게임 추천

점심 한 숟갈 그냥 남기지 말고 다 먹을걸

신기하다. 정확히 오후 3시만 되면 왜 이리 배가 카지노 게임 추천지 모르겠다.무슨 알람시계도 아니고 그날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옆 후배가 못 들었기를 바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물이라도 좀 마셔야 이놈의 배는 포만감이 생겨 잠깐이라도 만족할 것 같아서다.


진정 환경을 중시하기보다는 그저 MZ감성으로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얄팍한 속셈에 작년부터 사무실에 비치해 두고 있는 스타벅스x스탠리 텀블러에 물을 가득 채웠다. 매일 물 2리터는 마셔야 한다는데 이걸로는 할당량이 안 찰 것 같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지친 몸을 이끌고 물을 마시는 것 만으로 나의 나태함과의 전투에서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만족감이 든다. 잘했어 나란 사람.


*


그렇게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여전히주린 배가 물 몇백 밀리리터에쉽사리 포기하지 않고 계속 꼬르륵 소리를 내었다. 옆 후배가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 같다. 선배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바로 직전 2시부터 했던 회의에서는 마치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해야 할 일들을 딱딱 정리하고 멋지게 회의장을 찢고 나왔는데 고작 배고픔에 눈치를 보는 선배라니. 후배가 실상을 알게 되면 얼마나 비웃을까, 아니다 후배도 그런 날이 있었을 거다. 누구나 배고픈 나날들은 있는 거니까.


살짝 후배 눈치를 본다. 후배는 열심히 모니터를 보며 엑셀 파일과 씨름을 하고 있다. 나의 시선을 느끼면 옆으로 돌아볼 법도 한데, 아랑곳 않는 척하는 걸 보니 내가 민망할 까봐 애써 모른 척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런 후배의 모습에 더욱더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카투사로 군대에 있을 때 영어를 잘 못해서 애먹던 선임을 보며 도와줘야 하나 (물론 나도 잘하는 건 아님) 모른 척해야 하나 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었기때문이다.


문득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먹다가 조금 남긴 밥 한 덩이, 그 밥 한 덩이가 생각난다!다이어트한답시고 까불지 말고 그거 한 덩이만더 먹었어도 이런 수모를 느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래놓고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시켜 마시면서 혈당 스파이크 걱정하는 얘기나 하던 내가 더 한심하게 느껴진다. 아니 근데 생각해 보니 아이스 바닐라 라테야말로 칼로리가 엄청 높은 거 아닌가? 그것까지 먹었는데 왜 이렇게 배가 카지노 게임 추천 건지 모르겠다. 내 몸의 연비가 너무 나쁜 걸까. 흑.


**


사실... 맞다. 지금까지 한 얘기는 내가 탕비실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 한 봉지를 뜯어서 다 먹게 된 이유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한 빌드업이었다. 하지만 내가 100% 다 먹지는 않았다는 점을 정상참작해준다면 좋겠다.다른 팀원이 탕비실에 왔다가 내가 너무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몇 개를 집어 먹었기 때문에 나는 양심의 가책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그날의 영롱한 카지노 게임 추천


허겁지겁 먹다 보니 과자는 현대인의 사료다!라는 (인터넷 밈이었는지 인터넷의 누군가의 글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문구가 떠올랐다. 아냐 뭐, 배고프면 사료라도 먹어야지. 맨날 사료만 먹는 건 또 아니니까. 하면서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옆에서 나의우리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뺏어나누어 먹던 동료가 어릴 적 손가락에 카지노 게임 추천을 끼워서 장난치던 얘기를 한다.


꼬깔콘을 내 손가락에 꽂아 본다. 굵어진 손가락에 꼬깔콘은 끼워진다기보다는 그저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별 것도 아닌 장난이 어릴 때는 왜 그렇게 재밌었을까. 나는 왜 이런 여유조차 못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주마등처럼 어릴 적 동심 어린 나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가끔 개구쟁이 같은 짓궂은 장난도 쳤지만 그래도 그때는 세상 많은 것들이 신기하고 즐거운 것 투성이었단 말이지.


손가락에 꽂혀 있던 카지노 게임 추천까지 다 먹은 나는과자를 정리하고 탕비실을 떠났다.어릴 때는 손을 쪽쪽 빨아서 침을 묻혀가며 손에 남은 과자 부스러기를 먹었었는데 말이야, 하며 화장실에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었다.


그렇게 다시 자리에 앉았더니 정신이 맑아지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 한 봉지가 만들어낸 작은 평화는 인생의 만족감이라는 심오한주제로 나를 이끈다.이게 바로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론인가, 배가 채워져야 그다음 욕구를 갈망하게 되는구나. 아니 그런데 일하는 건 내 욕망과는 반하는 일인데 신기한 일일세.


옆에서 후배는 여전히 엑셀과 씨름을 하고 있다.내가 좀 도와줘야 하나 싶다가, 일이 잘 안 풀리면 (탕비실의 카지노 게임 추천은 내가 먹었으니) 프링글스라도하나 먹고 오라고 제안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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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먹었던 음식들 - 그래도 간간이 맛난 거 먹으며 지내고 있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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