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과 살아가기 45
내가 국민학생일 때 방학 때마다 부모님의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갔었다. 오랜만에 보는 손녀를 보시면서 할머니께서 "잘도 아꼽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었다. 사실 제주도 사투리는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용하시는 사투리는 엄마가 옆에서 통역해 주시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와중에 그래도 들렸던 말씀이 "아꼽다"였다. 아깝다고? 내가 알고 있던 아깝다는 "한 문제만 더 맞히면 90점인데 아깝다.", "5분만 일찍 나갔으면 버스 놓치지 않았을 텐데 아깝다." 이런 느낌인데 왜 나한테 또 내 동생한테 아깝다고 하시는 것이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참 지난 후에 아마도 어른이 된 후에 아꼽다를 검색해 봤는데 제주도 방언으로 사랑스럽다. 아끼다는 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하셨던 말씀 "잘도 아꼽주게." 이 말씀이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오늘은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어버이날 겸 해서 시댁 부모님들 모시고 부영각https://naver.me/GFBvzh9M이라는 중국집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왔다. 큰 아이는 어제 기숙사에 내려가서 없고, 둘째는 시험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집에서 쉬고 싶다 해서 신랑이랑 둘만 다녀왔다. 시댁에서 우리 큰 딸은 유일한 딸이다. 아들만 둘이신 시어머니께서는 손자들도 물론 예뻐하시지만 손녀 사랑이 아주 극진하시다. 어머 님네 댁에 가면 지금도 딸아이의 돌 사진이 크게 프린트되어 식탁 유리에 끼워져 있다. 매일 식사하시면서 보시면서 아까운 우리 손녀.라고 하신다고.
현대 국어 ‘카지노 게임 추천’의 옛말인 ‘앗갑다’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앗갑다’는 “아끼다”라는 뜻을 지닌 ‘앗기-’에 형용사 파생 접미사 ‘-압-’이 결합된 것이다. 19세기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앗갑다’의 ‘ㅅ’이다음 음절의 첫소리인 ‘ㄱ’과 만나서 결국 된소리 ‘ㄲ’로 소리 나는 것을 반영하여 ‘카지노 게임 추천’로 표기된 것이다.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사전에서 다시 찾아본 아깝다의 어원에는 아끼다는 어원이 있다고 한다. 우리 할머니, 우리 어머님이 나에게 딸에게 아깝다 하시는 건 아끼다는 말들이 신 것이다. 어머님께서 딸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끝에는 항상 "건강해야 할 텐데..." 걱정을 하시면 "어머님 이제 잘 관리하고 있으니 괜찮아요." 아무리 말씀드려도 마음 한편에서 짠하다고 하신다. 이제는 눈물이 많이 나진 않지만 살짝 눈가가 촉촉해졌다. 중3 때, 고1 때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었다.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잘 견뎌 와서 지금의 시간이 있는 것 같아 딸에게 제일 고맙고, 함께 견뎌온 신랑, 아들, 친정 식구들, 시댁 식구들에게 참 감사하다. 항상 아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감사하다.
올해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1월부터 교리 수업을 듣고 있는데 9월에 세례를 받을 것 같다. 내가 성당에 열심히 다니니 신랑도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 매주 미사 참석하면서 크론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 우리 딸뿐만 아니라 모든 크론병 환우들, 크론병이 아니어도 병으로 고생하는 어린 친구들이 건강해지길 매주 기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