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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각형 Mar 03.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백치 #2

러시아 문학의 난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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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인생론"이라는 책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관해서 특별한 페이지를 할애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의 작품을 통해 유럽에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인류를 그려냈다고 소개한 글이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헤세의 문학비평을 문자 그대로 읽기만 했다. 이쯤에서 독서를 마친다면 나로선 상당히 아쉬움을 남길 것만 같았다.



반쪽짜리 이해를 바탕으로 과연 무슨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겠냐는 자책의 목소리도 한몫 거들었다.



그래서 인생론을 덮자마자 도스토옙스키의 백치를 주문했다. 4부로 구성된 소설 백치는 총 1,100페이지 정도 되는 장편소설이다.



책을 받아보고선 상당한 분량에 사실 적지 않게 부담을 느끼긴 했다. 왜냐하면2025년은 문학보다는 예술과 미학에 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로 마음먹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르만 헤세가 특별히 다룬 작품인 만큼 나로서는 반드시 탐구해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이대로 지나친다면 내 인생에서 언제 또다시 그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조바심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백치라는 작품에 관해서는 이미 그 유명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읽어왔던 여러 작가가 거론했던 터라 눈여겨보고 있었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도 자신의 철학을 설명할 때 백치의 공작을 언급했었고, 나쓰메 소세키도 자신의 문학에서 이 작품과의 연결고리를 이어놓기도 했었다.



그토록 익숙한 작품이었지만 언젠간 꼭 읽어야지라고 마음만 먹고 있었다. 헤세의 문학비평을 접하자마자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세계가 궁금해서 참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실은 러시아 문학에 대한 약간의 부담감을 평소에 느끼고 왔던 터라 미루고 미뤄 왔었다. 문학이 문화의 특성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러시아 문학은 러시아 민족의 특수성을 담고 있다.



특히 러시아문학에서는 러시아 상류층 문화가 두드러지게 묘사되곤 하는데, 러시아 상류층의 문화는 다른 나라의 상류층과 다르게 이상하리만큼 무게감이 더 강했다. 러시아 문화의 특수성이 주는 부담감도 있긴 하지만 이는 순전히 톨스토이 탓이었다.



10년 전 톨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나서 그의 섬세한 심리묘사에 깜짝 놀랐었다. 그저 선이 굵직한 비극일 줄로만 알았지만 그의 문체는 가느다란 바늘로 국소부위를 콕콕 찔러대는 것처럼 짜릿하면서도 정확하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레빈이라는 인물을 통해 톨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작품 안에서 자신이 품고 있었던 농경생활에 대한 동경을 극적으로 그려내기도 했었다. 대문호가 자연의 생활을 칭송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직접 극 중 인물로 침투해 자신의 꿈을 자세히 그려놓았다는 점은 역시 대문호의 재치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조지 오웰은 자신의 에세이에서 그런 톨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의 행동이 자기모순에 빠져 있었단 것을 지적했었다. 즉 톨온라인 카지노 게임이가 꿈꾸던 농경생활을 위해 하인만 데리고 지방으로 터전을 옮겼지만, 정작 농사는 모조리 하인에게 맡기고 자신은뒷짐을 진 채 밭을 일구고 있는 하인에게 잔소리만 늘어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조지 오웰은 톨스토이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얘기로 끝내지 않았다. 상당히 거친 문체로 톨스토이의 작품세계를 부정했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정치적 글쓰기를 가장 생명력이 강한 글쓰기로 여겼던 조지 오웰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었다. 조지 오웰의 정신세계를 동경했었던 나도 그의 영향을 받아 톨스토이뿐만 아니라 러시아 문학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가 헤세의 문학비평을 통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급하게 인터넷으로 주문을 넣었고 손에 넣자마자 탐독하기 시작했었다.




그래러시아 문학은 읽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는 점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유독 한 가지 걱정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었다.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독자가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애칭을 기억하는 일이다. 보통 서양 사람들의 이름이 2,3개의 단어이지만 각 단어의 길이가 그다지 길지는 않다.



반면에 러시아인들의 이름은 그렇지 않았다. 키티 쉬체르바츠카야, 스테판 오블론스키 등등 이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백치에서도 인물들의 이름은 정말 길었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므이쉬킨, 나스타시아 필립포브나 바라쉬코바, 루키안 치모폐예비치 레베제프 등 상당히 낯선 이름들로만 가득하다.



그리고 등장인물을 그저 이름으로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 애칭을 섞어 쓰곤 한다. 그것도 같은 사람의 애칭은하나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백치에서 가브릴라 아르달리오노비치의 애칭은 가냐, 간카, 가네치카 이렇게 세 가지나 되며 가냐로 줄곧 부르다가 독자가 가냐에 익숙해질 때쯤에는 갑자기 간카라고 하기도 하며 간카를 하나 더 배울 때쯤에는 가네치카라고 부른다.



그러다가 갑자기 가브릴라 아르달리오노비치라는 정식 이름으로 부르곤 해서 독자를 적지 않게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러시아 작가들의 이러한 장난은 아마도 독자에게 정신을 차리라는 주의환기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가족관계라든가 사회적 관계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름과 애칭 그리고 그들 사이의 가족관계 또는 사회적 관계를 머릿속에 그려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내야 한다. 당연히 계급의 차이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삼국지에 비해 등장인물의 숫자가 매우 적기 때문에 삼국지를 읽을 때만큼의 난잡함은 아니다. 그리고 그나마 안나 카레니나라는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두 글자인 경우가 많아서 읽기가 수월한 편이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고유명사에 관해서 톨스토이보다 더 많은 재기를 부리는 것만 같다.



더군다나 러시아 문학을 통해 러시아 상류층의 문화를 배울 수밖에 없는데 러시아의 문화가 상당히 무거운 공기층을 형성하는 것이 독자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저 무겁기만 하면 엄숙한 분위기로 받아들이고 읽어나가면 될 텐데 딱 그렇지만은 않다.



러시아 상류층의 문화에도 당연히 그들만의 예의범절이 있다. 상류층 사교계에 초대된 사람들이 집주인 및 그들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어떤 말과 태도가 상냥하고 시기적절한 것인지 또는 그와 반대로 통상적이지 못하고 무례한 것인지에 관해서 실제로 그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한 사람처럼 상상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 상류층 문화에 동반되는 보이지 않는 중압감이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땐 보통 긴 호흡으로 준비를 해야만 했다. 더군다나 톨스토이라든지 도스토옙스키 등 대문호들이 남긴 작품의 주제가 사실 그리 가볍지가 않다.



물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백치"를 읽을 때에도 이러한 점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역시나 상류층 집안의 분위기를 묘사한 대목에서는 여전히 가슴이 답답할 만큼 무거웠다.



그리고 애칭과 정식 이름을 섞어 부르는 데다가 "엘리자베트"에서 "엘"을 빼고 리자베트로만 부를 때 나로서는 이 사람이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라며 허둥대며 앞 페이지를 훑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강력하게 추천한다. 19세기 후반 유럽 사회가 당면하고 있었던 인간적 문제를 짚어낸 작품이고, 이러한 사회 문제의 대두는 아무리 최첨단 시대라고 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도 그대로 발견되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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