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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각형 Apr 16. 2025

카지노 게임 추천과 작가

11번째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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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주 간단한 잡무하나를처리해야 했다. 파일 하나를 시스템에 등록하는 아주 단순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번 시도해도 제대로 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무엇 때문에 이런 건가 싶어서 혹시나 작년에 만들어 놓은 똑같은 이름의 파일을 등록하고 앉아 있나 싶어서 파일을 생성한 날자를 보았다. 2025년 4월 16일, 정상적으로 오늘 생성한 파일을 시스템에 등록하려고 했던, 정상적인 과정이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뭔가 시스템이 꼬인 걸 발견하고선잘못된 것을 정정하고 모든 걸 마무리를 지었다. 그런데 일이 끝난 뒤 이상하게도 머릿속에서 오늘의 날짜가 사라지지가 않았다.



어디선가 본 날짜인데, 이 정도로 기억에 박혀 있을 정도라면 분명히 무슨 날이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떠오르는 일이 별로 없어서 그냥 무심코 지나치고 말았다.



또 다른 업무로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닥을 잡고 난 뒤에 중요한 업무가 어느 정도 순항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선 오늘은 또 무슨 뉴스거리가 있나 싶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뉴스를 보자마자 오늘이 무슨 날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펜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기사에서는 오늘이 11번째 봄이라고 했다. 바로오늘이세월호가 떠난 뒤 맞이하는 11번째 봄이다.


11년 전 오늘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객장에 틀어놓은 TV를 통해 세월호라는 큰 배가 좌초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배 안에는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이 있지만 지금 구조중이라 인명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자의 보도가 흘러나오자 대수롭지 않은 듯이 그 사건을 잊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었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뉴스를 보고 있는 동안 나는 시재통을 들고 객장의 TV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서해상의 사고가 수습의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별일이 아니겠거니 했던 세월호 침몰 사고는 오후가 될수록 급격한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되고 말았다. 인명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세월호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행정부의 무능력을 단번에 보여준 그야말로 비극 중의 비극이었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로 행정부 수반이 몰락했으며 세월호 사건은 점차 정치적 의미가 강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자 자신의 지지세력이 파멸에 이르는 것을 쓰라린 마음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은 급기야 세월호라는 단어조차에도 질색하기 시작했고 집단적린치를 가할 수 있을 만큼 혐오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한 혐오감이라든가 질색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살아있는 자들만 누릴 수 있는 사치에 가까운 것들이다. 반면에 억울하게 희생된 한국의 작은 거인들은 말이 없다.



세월호 사건이 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된 데에는 작은 일화가 하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기 몇 년 전쯤친한 친구 녀석이 각각의 가족들을 이끌고 자신의 차를 몰아서 하룻밤 동안 배를 타고 제주도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던 적이 있었다.



난 친구의 제안을 듣자마자 단번에 거절했었다, 12시간 이상을 배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질색한 나머지 제안을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았었다.



비행기보다 훨씬 더 사고가 많은 배라는 이동수단 안에 12시간을 갇혀 있어야 한다는 건 가장으로서 가족을 이끌 만한 위험회피의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모름지기 가장이라면 가족을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만일 이러한 위험회피의식이 없었더라면 어쩌면 한 번쯤은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을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나도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구조의 손길만을 바라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상상만 해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의 아이가 그 배에 타고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당시의 부모님들은 과연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떨리며 불안감에 자신을 내던지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어떤 목사님께서는 카지노 게임 추천이 이런 것이라고 말씀을 나눠주셨다.


카지노 게임 추천이란, 타인의 고통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여기서 중요한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능력이라는 단어이다.


능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상상력, 바로 풍부한 상상력이야말로 카지노 게임 추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도 무엇을 상상하는 것이냐면 내가 느껴본 적이 없는 고통을 상상해서 마치 내가 지금 그토록 아파하는 것과 동일하게 느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런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세월호라는 단어를 보고서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고개를 떨구고 있는 유족들의 어깨에 따듯한 손길을 얹어주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얼마 전의 일이었다. 아파하는 사람에게서 따끔한 말을 몇 마디 듣게 되었다.


그가 아파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떠올리면서 나는 정말 카지노 게임 추천이 부족한 인간이라는 점을 깊이 깨닫고 말았다. 나는 보통 이런 부족한 자신에 관한 고백을 글을 통해서 전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내 글이 다소 화려하거나 어떤 호소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바로 나의 부족한 점을 솔직히 고백하고 인정카지노 게임 추천 데에서 비롯한 희미한 빛 때문일 카지노 게임 추천다.



작가란 모름지기 이러한 자신을 고백카지노 게임 추천 과정에 천착하고 있는 작디작은 사람에 불과할지도모른다.이러한 점을 일찍이 이해했던 리쾨르는 작가를 이렇게 정의했었다.



(어쩌면) 작가란 기억과 글쓰기의 움직임에 따라 과거에 경험한 단편적이고 이질적인 자아를 재구성하고 그리하여 고양된 주체가 아닌 모욕받은 주체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는 자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모욕받은 주체를 극복하기 위한 글을 쓰는 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욕받은 주체를 진정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그는 반드시 카지노 게임 추천을 갖추고 진솔해야 할 카지노 게임 추천다.


솔직히 이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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