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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J Anne Feb 03. 2025

그리운 이를 떠나보내는 카지노 쿠폰

잠시 홀로 마주하는 이별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제게는 할머니가 지난 1월 30일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다행일까요? 전날인 29일은 설 명절이었고, 우리 엄마 집에서 온 형제 식구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손주들에 이어 증 손주들까지 꼬까옷 차려입고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습니다. 저는 멀리 있느라 전화로만 대신했지요.


다음 날인 30일 오후 엄마에게서 식구들 단톡방으로 할머니 모시고 병원 응급실로 가셨다는 카톡이 왔습니다.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온 식구들이 기도했습니다. 지난번처럼, 그전 지난번처럼 다시 무사히 집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램과는 달리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많이 아프셨어요.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하셔서 무릎 수술도 일찍 하셨고, 예순 중반 서부터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팔순이 되시던 해인 2년 전에 대동맥 질환이 발견되었는데 연세가 있으시니 큰 수술을 회복하시기 힘들 거라고, 의사로부터 수술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소견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할머니께서 하셨어요. 병원에서 누워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으시다고.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내 발로 걸어 다니고, 내 손으로 밥을 먹다가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가족들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마음으로 나마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 갑자기 병원에 가신 날이면 온 가족이 한 마음으로 할머니의 안정을 기도했으니까요.


할머니께서 천국에 가신 날도 카톡에 도착한 [엄마 응급실. 기도부탁]이라는 메시지를 보면서 모두 일 순간 숨을 멈추고 기도 했을 테니까요.


신기하게도 이별은 아무리 준비한다고 마음을 먹어도 준비가 잘 되지 않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도, 미리 예견되었던 이별도 막상 닥치면 그동안 조금씩 보듬어 놓았던 슬픔의 방어막이 작동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은 걸 보면 말입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멀리 살고 있다는 핑계로 죄송하게도 저는 큰 이모를 보내드릴 때도, 할머니를 보내드리는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국경을 너머 살다 보니 미리 예견되지 않은 일들을 갑작스레 참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결혼식 같은 기쁜 행사들은 가서 얼굴을 마주 보며 축하하지는 못해도 따로 인사하거나 카지노 쿠폰을 전하는 것에 미안한 카지노 쿠폰이 조금 덜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은, 죄송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걸로도 보상이 되기가 참 힘들다는 걸… 알아버립니다.

해외에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 제게는 이때입니다.


그리고 더 힘든 것 중에 하나는… 이별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함께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 지를 온몸의 감각으로 알아버리는 시간입니다.


장례식장에 있지 못하고 일상을 보내고 있기에 살고 있는 오늘은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흘러갑니다. 하지만 가족이 모두 잠들고 난 후 나 홀로 깨어있는 시간이면 이별이 성큼 눈앞으로 나타납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나만의 슬픔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저는 글을 썼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 할머니가 해주시던 가장 맛있는 음식,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적어 내려가며 저만이 할 수 있는 이별을 합니다. 이야기를 적으며 울기도 하고, 추억 속에 잠기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 평온이 찾아옵니다.


먼 곳에서 슬픔을 실어 보내는 내 마음이 먼 길 떠나고 계신 내 할머니께 가닿기를…

그래서 우리 할머니 카지노 쿠폰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할머니… 이제는 아프지 마시고 그리웠던 이들 모두 만나고 평온히 잘 쉬세요.

나의 할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


#30년후의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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