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예약은 안 해도 돼요.
K가 공황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수개월 전 K는 부모님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상황이었고 끊어내지도 못하고 붙들고 있자니 힘들기만 한,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에 울면서 마음의 고단함을 토했었다. 약의 필요성을 느꼈고 몇 번이고 정신의학과를 가려고 했지만 그 마저도 부모님 때문에 여력이 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만 듣고는 K를 만나지 못했다.안부가 늘 궁금했는데 오랜만에 들은 이야기가 공황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약을 먹은 후 갖게 된 편안함이 만족스러운 듯했다. 편안하다니 다행이라 여겼고, 마음 한편에 드는 안쓰러움은 덮어두었다.
상비약(불안시약)을 받으려고 6개월 만에 카지노 쿠폰 찾았다. 약이 3개가 남아 있었고,최근엔 약이 필요 없는 꽤 괜찮은 상태로 지냈지만 왜인지 카지노 쿠폰 가야 할 것만 같았다. 당일 진료가 가능한 시간을 물어보고는 카지노 쿠폰 찾았다. 카지노 쿠폰은 붐비지는 않았지만 예약 환자는 한 명씩 꾸준히 왔다. 2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 신규 환자였다. 어떤 증상 때문에 왔냐고 물으니 '불안증세'때문이라고 여자는 답했다. 간호사는 빨라야 2주 뒤에나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마저도 겨우 자리가 난 것이고, 대부분의 예약은 한 달 뒤에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4년 전 내가 처음 카지노 쿠폰 갔을 때는 한 시간 정도 기다리면 예약 없이 당일 진료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빨라야 2주 뒤에 진료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여자는 '아 너무 늦는데....... 다시 문의드릴게요.' 하며 카지노 쿠폰 나섰다. 공황, 불안증이 당장 죽을병은 아니다. 하지만 그 증상으로 인해 예기불안이 생기고, 불안은 불안을 물고 오는,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그렇기에 너무 늦다고 말하는 여자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예약 환자들의 진료가 금방 끝이 났고 내 이름이 불렸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는지 선생님께 밝게 인사를 하면서 진료실을 들어갔다. 그동안 어땠는지, 약을 먹는 상황은 언제였고, 지금은 업무 스트레스와 직장 동료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이 상황들을 잘 지나갈지 고민 중이라고사실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약에 대한 간단한 피드백을 해주시고 나는 거기에 답을 하고는 진료가 마무리되려는데 선생님이 물어보신다.
"궁금한 건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은요?"
카지노 쿠폰에 가면 선생님께 책 얘기를 해야지 생각만 하고는 잊고 있었다.
"아, 제가 엄마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쓰고 있었는데 그게 책으로 출간될 거예요.엄마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쯤 카지노 쿠폰에 왔었는데, 그때선생님이 저에게 '애도 기간이 시작되셨네요.'라고 얘기를 하셨어요. 그 말이 저한테 되게 의미 있었고, 그래서 책 제목도 '애도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라고 정했어요."
이 말을 하는 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선생님은 특유의 담담한 반응을 보여줬고, 새해 인사와 함께 필요하면 언제든 카지노 쿠폰 오라는 말도 어김없이 해주셨다. 언제든 와도 된다는 말에 첫 번째 안도감을, 다음 예약을 언제로 잡을까요 묻는 간호사의 말에 '다음 예약은 안 해도 돼요.'라고 답하며 두 번째 안도감을 느끼면서 카지노 쿠폰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