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얼마 전에 에어팟을 잃어버렸어요. 술에 절어 하루를 해장에 쓰고 난 다음 날, 약속에 나가기 위해 평소처럼 현관을 나서며 케이스를 열었는데 속이 텅 비었더군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어요. 잃어버린 것도 잃어버린 건데 그걸 하루 지나 알았다는 게 웃겨서요.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노이즈 캔슬링 없이 살기로 했어요. 최근에 여러모로 지출이 많았단 말이에요. 산 지 얼마 안 된 에어팟에 또 돈을 쓰는 게 카지노 쿠폰 억울하더라고요.
참 신기한 게, 예전에는 귓구멍을 막지 않아도 휴대폰 너머 세상이 재밌었어요. 웃긴 글과 사진, 만화를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갔었죠. 근데, 요새는 소리가 없으면 재미가 없어요.
그래도 괜찮을 거예요. 어차피 저, 요새 움직일 때는 휴대폰을 잘 안 쓰거든요. 노래 없다고 책 못 읽을 건 아니잖아요?
근데 이게 관성이라는 게.
한 이틀은 귀마개 없이 다녀봤는데, 그래도 출근길에 듣는 노래는 포기를 못하겠더군요.
그러다 헤드폰 생각이 났어요.
예전에 누나가 짐 싸서 나갈 때, 까먹고 두고 간 물건 몇 개가 아직 남아 있거든요? 패딩과 야상과 책 몇 권과 헤드폰.
마침 잘 됐다 싶었어요.
5년쯤 전에,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누나가 충동적으로 샀던 소니 헤드폰.
충전 단자가 글쎄 5 핀이라니까요?
방 안에 5핀 충전선이 없어서 한참을 뒤적거렸어요. 상자를 네 개쯤 여니까, 그제야 하나 나오더군요. 그래도 안 버리니까 어떻게든 도움이 되네요.
그러다 당신을 발견했어요.
아직 강남에 살 때, 영풍에서 친구를 기다리다 눈에 밟혀 얼른 집어 샀던 기억이 나네요.
- 하나도 안 변 했네요.
- 집 밖을 잘 안 나가서 그럴 거예요. (웃음)
어림잡아 150페이지쯤 되어 보이는, 방 안의 다른 노트들처럼 군데군데 이빨 빠진 당신을 카지노 쿠폰 그냥 상자에 박아 둔 모양이에요.
21년 11월.
22년 1월.
23년 6월.
검정과 파랑, 빨강으로 투박하게 휘갈겨 쓴 세 장의 일기와, 날짜도 남기지 않은 고민의 파편들이 불규칙하게 마구 흩뿌려져 있었어요.
일기들은 매번 내년에도 쓸게. 다음에도 쓸게.로 끝이 났죠. 그마저도 2년 뒤에 왔네요. 미안해요. 카지노 쿠폰 더 자주 왔어야 했는데.
그래도 카지노 쿠폰 이해해 줘요. 버리진 않았잖아요. 옛날에는 이사 갈 때마다 짐 된다며 다 채우지도 못한 공책들을 수도 없이 내다 버렸거든요. 용케 살아남으신 거예요.
미안해요. 나 혼자 너무 말이 많았다. 그쵸?
과거에, 당신에게 눈물범벅이 된 채로 가족과 친구와 동료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두었던 카지노 쿠폰 떠올라서 그런가 봐요.
난 사진도, 영상도 잘 안 찍잖아요? 사진이야 날 찍는 걸 안 좋아해서 그런 게 크지만 영상은 그러니까, 지금을 최대한 내가 추억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는데요. 눈과 머리에 남겼으면 그걸 적기라도 해야 했는데.. 당신이랑 카지노 쿠폰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았을 텐데.
이야기가 카지노 쿠폰 엇나갔네요. 내가 많이 신났나 봐.
- 괜찮아요. 요새는 어때요? 잘 지내요?
2년 전보다는 나은 거 같아요. 과거의 내가 보면 카지노 쿠폰은 기특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여전히 부족해요. 더 나아져야 해요. 그래도, 이제 카지노 쿠폰은 칭찬해 줘도 될 거 같아요. 누나가 떠날 때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네가 널 카지노 쿠폰 더 사랑했으면 좋겠어.”
2년 새 카지노 쿠폰은, 그렇게 된 거 같아 다행이에요.
- 그래도 이번엔 울지는 않네요.
그쵸? 요새 카지노 쿠폰은 행복한가 봐. (웃음)
그럼 내년에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