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통해 부수입을 창출하는 맛에 심취해 있던 나는 블로그가 소위말하는 '저품질'이라는 현상에 빠져, 상위노출이 되지 않게 되자 블로그에 글을 쓰는 재미를 전부 잃어버려 거의 1년 이상 블로그를 방치했었다.
처음에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나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재미로 해오던 블로그였는데, 어느새 주객이 전도가 되어 무언가 상품을 얻기 위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내가 남아 있었다.그렇게 계속해서 상업성 글을 쓰다 보니 현타가 오는 경우도 많았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일'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원래는 회사에서 받은 혹은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해소의 장소였던 블로그가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영역이 되어버린 셈이다.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정작 그 시기에는 계속해서 들어오는 원고의뢰와 제품의뢰에 매일 같이 부족한 시간을 쪼개며 일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래서 가장 바빴던 시기에는 남들이 봤을 때에는 좋아 보였을지 몰라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조차 사치에 가까워 그 시기를 즐기기는커녕 정신없이 일들을 쳐내며 흘러가기에 급급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바쁜 시기는 참 많은 일들을 해내기에 뒤돌아보면 이루어놓은 것이 참 많은 시기로 비치긴 하지만 정작 그 시이 안에서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나는 그 순간순간들을 적절히 마주하고 느낄만한 여유가 없었다. 오히려 그 시기의 나는예민함의 끝판왕이었다.
나는 이렇게나 바쁜데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불편한 감정이 움트기도 했었다.
그러던 나는 블로그의 침체기를 맞이하면서 자연스럽게 바쁘게 지내던 삶을 내려놓고 이제는 누구보다도 시간에 쫓김 없이 여유롭게 살고 있다. 지금도 사실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 끝난 이후 회계수업을듣거나운동을 다니는 등의 추가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공식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는 시간 외에는 취미나 자기 계발을 위해서만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돈을더 벌기 위한 N잡, 노동에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지는 않다.
N잡러의 삶을 살다가 이렇게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고 나니 처음에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뭐라도 하고 있지 않는 내가 게으른 것 같고, 도태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 하나만이 나의 밥벌이가 되고 나니 미래가 불안해져 왔다. 예전에 부수업이 있을 때에는 바쁘기는 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블로그며 인스타며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위치에 가자 '난 이 회사가 아니라도 먹고살 수 있는 능력이 있어!'라는 마음을 내심 품고 있었다.
시간만 남으면 뭐든 하려고 하던내가 이제는 남는 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유튜브만 보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런 시간들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냐고 물어본다면 또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것이,나는 몸이 다치고 블로그가 저품질에 빠지는 등의 비자발적인 이유로 휴식기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 휴식기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존재였고, 오히려 당연한 삶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당시에는 몸도 마음도 좋지 않았던 상태였기에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나에게는 그저무기력의 촉매제,번아웃의 연장선으로 작용하였다. 나는 일이 없는 순간을 즐길 수 있을 만큼여유도 없었고, 그러한 방법도 잘 모르고 있었다.
나는 마치 그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 열심히이뤄놓은 성이 외부의 공격으로 인하여 망가져 내린 뒤 황폐해져 버린 그곳에 홀로 멍하니 서있는 듯한 기분으로 이 시기를 흘려보내고 있었다.최선을 다해 쌓아 올린 것들이 연속적으로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리는 과정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고 나니, 자신감이 뚝 떨어졌다.이제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모르겠고, 왜 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지도 모르겠고,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가나지 않았다.
그렇게 멍해져 버린 나는 그저 '고양이 집사'로서의 역할만을 충실히 하며거기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견뎠다. 무너져 내린 성벽 속에서 나를 지켜준 것은 나와 비슷한 처지처럼 보였던 아기 고양이였다. 그 아이를 알뜰살뜰 케어하고 그 아이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조금의 희망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내 생각보다 더 건강하고 늠름하고 씩씩하게 자라주었고, 그런 모습이 나에게는 희망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오늘 하루 눈앞에 놓인 먹잇감, 사냥 놀이에 충실한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나도 언젠가 다시 우리 고양이처럼 활기찬 모습으로 인생을 마주할 날이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그동안 '무언가를 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 속에서 계속해서 발버둥을 쳤던 것 같다.그래서 답을 찾으려 자꾸 애쓰다 보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더 힘만 빠지고 내가 원카지노 게임 추천 답 역시나더 오리무중에 빠졌다.
인생의 앞길이 캄캄하고 막막한 느낌이었다.
그러던 내가 오랜만에 다시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다. 워낙 최근에는 계속해서 상업성 글만을 써왔기 때문에 나는 그쪽 방면에서는 또 나름의 노하우와 스킬이있다. 그렇게 글을 써 내려가다가 갑자기 연말이 되기도 했고, 한 해를 정리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쓸 말도 생각나지 않을 것 같다는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사진첩을 보니 올해에만 수많은 사진들이 내 사진첩을 장식하고 있었고, 나는 그 사진들 속에서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행동하였었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들을 더듬으며 한 해를 정리하는 내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글을 써 내려가고 뭔가 창피한 기분도 들고 한편으로는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오래간만에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그 일을 잘 마무리해내고 나니 조금의 성취감이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과거에 블로그에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던 이유는, 내 나름의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바쁜 와중에도 하루를 정리하는 글을 쓰고 나면 오늘도 이런 이런 일을 했구나 하면서 내가 보낸 하루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오늘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이왕이면 주어진 하루를더 알차게 보냈던 내가 있었기에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는 일은 나의 인생을 선순환시키게 만들어주는도구로 작용했던것 같다.
그래서 그동안 도외시했던 돈이 안 되는 글쓰기, 책 읽기라는 행뒤들이 실제로 내 인생에 끼쳤던 좋은 영향들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알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나에게는 이러한 과정들이인생에 있어 꼭 필요한 과정이자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너진 성벽 사이에서도 꽃은 피어날 것이므로, 나는 그런 마음으로 그저 좋아하는 일들을 다시 하나씩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해보려고 한다. 그 속에서 다시금 웃고 우는 날이 반복되겠지만, 그것은 또 다른 스토리일 것이다. 이번에 쌓아 올릴 성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기대하고 상상하며, 이번 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어떤 것을 중요시해야 할지 스스로 잘 터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