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는 기억 ㅣ 엄마는 육아 중 ♪
엄마는 내게 편지를 써주셨다.
그리 자주는 아니었고 아주 가끔 이따금씩 그렇게도 손편지를 써주셨다. 졸업식이나 입학식때면 종종 받을 수 있었던 엄마의 손 편지는 항상 연필을 정성스럽게 깍아 써내려간 티가 늘 났었고 언제나 반듯하고 단단한_ 그러니까 참 좋은 종이 위에 쓰여있었다.
엄마는 매번 자신은 글씨를 예쁘게 쓰지 못한다며 학교에 제출해야만 하는 부모님 싸인이나 의견란을 아빠의 멋스러운 글씨체에게서 도움을 받았지만 난 참으로 엄마의 글씨체가 마음에 들었다.
엄마의 필체는 정갈하고 어여쁘다. 마음먹고 쓴 글씨는 더욱 그러했다. 엄마는 그저 자신의 글씨가 선생님에게 보이는것이 쑥쓰러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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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고도 아리땁게 써내려간 카지노 게임 편지의 내용은 사실 그렇게 손편지씩이나 쓸만큼의 큰 내용은 아니었다. 내가 아침잠을 못이겨내며 매일 잠투정에 실랑이를 벌리던 고등학교때 엄마는 어느날 아침, 편지를 내방 탁자 위에 올려두시고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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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매일아침 버거워하는 나를 깨우는 것이 엄마로서 역시나 너무 힘들다는 내용과 나를 아낀다는 글이었다. 나와 대화가 없던 어느날엔 너의 모든것을 응원하고 늘 곂에는 엄마가 있다는_ 세상의 모든 엄마들처럼 엄마로서 내게 보내는 그런 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활자의 힘은 참으로 대단해서 나는 스스로 기상하기 위해 편지에 쓰여진 엄마의 바램대로 자명종을 두개 맞춰놓았고 기특하게도 그 이후 아침밥을 먹을 충분한 시간을 얻어냈다. 언젠간 엄마가 물어보는 단 한마디의 말들마저 귀찮게 느껴지던 그 어느날 받았던 편지의 효력은 단번에 언제 그랬냐는듯 엄마와 딸 사이를 좁혀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편지 마지막에 씌어진-엄마가- 라고 적혀진 그 세글자가 나는 늘 좋았다. 가끔 상자를 열어 그 편지들을 다시 읽는날에는 왜인지 그렇게 좋아하던 -엄마가- 라는 글자를 보며 울컥거린다. 아니 울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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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니 한 아이에게 엄마라고 불리우고,
엄마라고 칭하는 그 모든 것들이 참 무겁게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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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우리엄마처럼 참 좋은순간에도, 힘든순간에도 그리고 그토록 평범한 시간들 속에서도 내딸에게 편지를 써줘야겠다는 바로 그 생각말이다. 그러니까 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하는 특별한 날이나 상을 받아와 자랑스러운 순간에도_ 그리고 내 기억에 특별히 남아있는 힘든날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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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이있다면 , 은유도 나처럼 카지노 게임 편지를 모아 상자에 차곡차곡 보관했으면 좋겠다.
언제라도 엄마인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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