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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라 Mar 23. 2025

나와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해 보았습니다

'안 하던 짓' 2 - '아티스트 웨이'

- ‘아티스트 웨이’(주1) 알아요?

- 이름만 들어 봤고 무엇인지는 몰라요.

- 책이 있으니까 한 번 살펴 보고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해 봐요. 나도 몇 년 전에 해 봤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4년 전쯤 석사 논문 주제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을 때 ‘아티스트 웨이’를 추천해 준 분이 계셨다. 내가 멘토처럼 따르는 분이다. 처음에는 논문 주제를 찾으려고 해 보자 했는데 오히려 일터에서의 부정적 감정을 털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가장 강력한 도구가 바로 ‘아티스트 웨이’였다.

책을 일단 빠르게 한 번 읽었고 ‘안 하던 짓’을 나도 한 번 해 보기로 했다. 결심했으니 실행에 옮기면 되었다. 책에서는 ‘창조성 회복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의 실천을 제시하는데 그 두 가지는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어가는 행위를 말한다. 잘못 쓴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란 없다. 어떤 것이든 그냥 매일 아침에 세 쪽을 쓰는 게 중요하다. 세 쪽을 가득 채울 때까지 무슨 말이든 쓰는 것이다.

- 멋있게 쓰는 것이 아니다. 검열관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말라.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면 기분이라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배운다.


-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논리적 두뇌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게 하고 예술적 두뇌는 마음껏 뛰어놀게 한다.


- 왜 써야 하냐면, 다른 한쪽 면에 이르기 위해서이다.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자신이 갖고 있는 두려움과 부정적인 사고의 다른 면으로 우리를 이끈다. 검열관의 간섭이 닿지 않는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검열관의 비웃음에 귀 기울이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준다.


- 모닝 페이지는 창조성 회복의 실마리가 되는 도구이다. 우리의 내부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모닝 페이지를 충실하게 쓰면 누구든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지혜의 샘에 닿을 수 있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 자신의 창조성과 창조자를 만나러 가는 오솔길이다. (주2)



나는 책을 읽은 다음 날부터 아침에 일어나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기 시작했다.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쓴 기간은 12주 동안이었다. 가끔 늦잠 자서 못 쓰는 날도 있었는데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못 쓴 날에는 ‘나이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도 썼다. 세 쪽을 못 채운 날도 있었는데 한 줄이라도 쓰려고 했다. 한 줄이라도 쓰려고 하면 한쪽이라도 쓸 수 있었다.

먼저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해 본 적이 있다던 나의 멘토는 쓰다 보면 처음에 쓴 한두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내 생각에 따라 쓰고 쓰다 보면 마지막 카지노 게임 사이트쯤 가면 내면의 깊은 곳의 그 무엇까지 쓰게 되는 경험을 했다고 하셨는데 12주를 보내고 나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안개 속을 걷는 기분으로 쓰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넘어갈수록 안개 속에서 무엇인가 선명한 것이 떠오르는 느낌을 경험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뭐라고 써야 하나 ‘생각’을 하면서 쓰기 시작했는데 며칠 쓰다 보면 쓸 내용이 똑 떨어지면서부터는 점점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손이 움직여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쓰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쓰는(writing)’ 게 아니라 ‘하는(doing)’ 거라는 것,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경험할 수 있었다.

‘아티스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매주 두어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 두고, 이 시간에 자신의 창조적인 의식과 내면의 아티스트에게 영양을 공급하라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 내면의 아티스트(=자신의 창조성)라는 어린아이 외에는 아무도 데려가서는 안 된다(주3)고 하였다.책에서는 우리의 창조성을 ‘어린아이’에 비유하였다.

- 좋은 물건을 사 주는 것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 내면의 창조성을 밖으로 내놓고 마음껏 응석 부리게 하고 이야기도 들어 주어야 한다.

- 이 어린아이가 이 여행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그 말을 잘 들어야 한다.

- 내면의 창조성이라는 어린아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자기 양육에 필수적이다. (주3)

시내에 있는 큰 서점에 나가 평소에는 안 읽던 종류의 책을 사 보았다. 문구점과 팬시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모닝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새로 쓸 마음에 드는 노트를 사 보기도 했다.


걷는 것을 좋아하니 동네 친구 아무도 부르지 않고 혼자 산책을 여기저기 다녀오기도 하고 주로 남편과 함께 다니던 남한산성, 청계산, 관악산 등지에 혼자 가서 산길을 한 바퀴 걷거나 등산을 하고 돌아오기도 하였다. 걷다가 맨발로 걷는 분을 만나면 나도 벗어보자, 하면서 신발, 양말 벗고 맨발로 걸어 보기도 했다. 산길을 걷다가, 해변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예쁜 돌을 찾아보기도 하고 예쁜 돌을 만나면 주머니에 넣어 들고 오기도 했다.


배낭에 컵라면 하나 넣고 자전거를 끌고 나가 공원까지 자전거 타고 컵라면을 먹고 돌아온 적도 있었다. 어떤 때는 아무 목적 없이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모닝 페이지’를 통해 자아와 꿈의 세계, 불만과 희망을 송신하고, ‘아티스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통해 통찰력과 영감, 지시를 수신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주4), 그렇게까지 거창한 것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논문을 무사히 썼고 브런치에 글 쓰기를 시작하는 계기는 되었지만, 창조성이 깨어나서 당장 어떤 결과를 이룬 게 있냐 하면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분명히 강렬하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은 대체로 심심하고 무기력한 시간이었는데 ‘나와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도 재미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때때로 가족이든 일터든 마음을 불편하게 하거나 무겁게 하는 일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더 이상 나를 지배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조금은 달라진 나를 느꼈다. 자유로움과 해방감으로 꽉 찬 충만함을 만끽했다. ‘나를 위한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이었는데 실은 나 자신을 회복하고 찾아가는 여정의 일부였다. 내 안의 창조성, 아티스트를 만나는 작업인 줄만 알았는데 나의 인생이라는 예술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였다.루이 암스트롱은 ‘우리가 연주하는 것은 인생이다.’라고 하였다.



요즘 새로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그때의 경험이 자꾸만 생각난다.이제 겨우 2개월을 채웠고 이제 겨우 60편의 글을 쌓았을 뿐이며 아직도 절망의 계곡에서 더듬더듬 올라갔다 미끄러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연결고리가 나타난 느낌이다. 과거에 보냈던 어떤 시간들이 점으로 흩어져 있다가 조금씩 연결되는 듯하다.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데 마음은 벌써 충만하다.

이번 주에는 ‘아티스트 웨이’를 다시 펼쳐 보았다.

- 창조성은 생명체에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명은 순수한 창조적 에너지이다.

- 모든 생명체에는 창조력이 잠재되어 있다.

- 창조성은 신이 주신 선물이며 이를 사용하는 것은 신에 대한 답례이다.

- 창조성을 거부하는 것은 진정한 본성에 반하는 것이다.

- 창조성을 탐험하러 나선다는 것은 신, 즉 자연에 순응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여는 것이다.

- 우리의 꿈을 좇으면 신에게 다가갈 수 있다.

조금은 다른 용어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티스트 웨이’가 제시하는 기본 원칙들이 지담 작가님의 결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해진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나 자신의 본성을 만나러 가는 길임은 분명하다. 언제 도착할 지는 몰라도 나를 꽃피우러 가는 여정임은 분명하다.


가장 뛰어난 시인은
우리 내면의 어린아이이다.
- 스티븐 나크마노비치

※ 주1, 주2, 주3: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붙은 줄리아 카메론의 워크숍이자 동명의 책.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아티스트 웨이》(개정판), 2012, 경당.

※ 표지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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