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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라 Mar 28. 2025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카지노 게임 추천’

아이들이 불행한 나라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라는 제목이 붙은 KBS 추적 60분 ‘7세 카지노 게임 추천’를 보았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프로그램을 보고 나니 충격 그 자체였다.

이른바 ‘big 10’이라고 불리는 유명 초등 영어학원들이 매년 가을에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입학 테스트 준비 과정을 ‘7세 카지노 게임 추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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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카지노 게임 추천 영역은 단어, 문법, 독해, 작문, 총 4개 영역이다. 1차로 지필 고사에 통과하면 2차 면접 기회가 주어진다. 객관식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아무리 잘 봐도 작문에서 1점이라도 부족하면 불합격이다. 객관식 카지노 게임 추천의 경우, 긴 지문 3-4개 정도 읽고 그것을 이해했는지 파악하는 질문에 바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작문의 경우, 에세이 작문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론, 본론 3문단, 결론까지 쓰는 게 기본 틀이다.


유명 학원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교사를 인터뷰 하던 기자가 묻는다.

- 저도 못할 것 같은데 이걸 7세가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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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문도 ‘주입식으로 연습해 가는 것’이라는 답변이다. 이렇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아야 하는데 아직 스스로 이렇게 영어로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대체로 ‘외우기 식’의 수업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7세 아이들이 보는 영어 카지노 게임 추천을 현직 교사들에게 보여주었다. 고교 영어 교사는 카지노 게임 추천지를 보면서 놀라 입이 떡 벌어진다.


- 문제 유형은 수능 카지노 게임 추천 문제와 같습니다. 이 글의 요지를 물어보고, 주제를 물어보고. 7번 문제를 보시면 ‘이 글로부터 추론(inferred)할 수 있는 것은(What can be inferred from this passage)?’. 만 5세 아이들에게 추론을 물어보고 있거든요. 이것은 지적인 학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도 이렇게 보내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한다. 카메라는 인터넷 카페에 올린 한 학부모의 글을 잠시 비춘다. 영어 유치원을 보낸 부모들도 멈칫 하며 질문을 한다.

- 애를 잡다가 밤만 되면 잠든 애 보면서 미안함에 현타가 몰려 오네요. 엉어유치원 3년차니까 영유 연계 어학원에서 이어서 공부하길 바라는 건데 (중략) 7살이 태어난 지 7년짜리인 걸, 말하기 시작한 지 4년짜리인 걸 다들 잊은 걸까요? (중략) 이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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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는 과도한 영어 사교육 현장도 결국 대학 입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어린 나이에 영어 실력을 어느 정도 끌어 올려놓아야 이후 공부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7세 카지노 게임 추천가 끝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이들은 또 다른 카지노 게임 추천를 준비한다. 이번엔 수학이다.초등학교 2-3학년에 특정 학원을 가기 위해서이다. 카메라는 전국에 60여 개의 분점을 열먼서 수를 확장하고 있는 ‘ㅎ’ 수학학원을 따라가 본다.


분당, 대구, 대전, 세종…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문제로 전국 모든 분점에서 치러지는 학원 시험. 이 날 전국에서 응시한 아이들의 수는 약 만 명에 달한다. 부모들은 ‘초등학교 카지노 게임 추천이 없기 때문에 현재 내 아이의 위치를 파악해 보고 싶어서‘ 응시한다.기대에 부응하여, 학원은 시험에 응시한 9,657명의 석차를 공개했다. 평균은 19.54점. 20점만 맞아도 합격이고 50점을 맞으면 가장 높은 반에 들어갈 수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 문제의 난이도를 알아보기 위해 서울대 재학생 5명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보게 했다. 대학생들도 놀라면서 카지노 게임 추천 문제를 푼다. 초등학생들이 푸는 수학 문제인데 서울대생에게도 쉽지 않은 모습. 36점~100점까지 다양한 점수 분포가 나타난다. 한 학생은 “이런 문제를 어릴 때부터 풀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빨리 잃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이 학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ㅎ'수학학원이 문제를 일부러 더 어렵게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더 열광하지 않을까요? 학부모들에게는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인터뷰를 통해 부모들은 이렇게 말한다.

- 요즘에는 정말 열심히 해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에 가는 게 너무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얘도 열심히 하는 데 훨씬 잘하는 애들이 많으니까 도대체 걔네는 어떻게 공부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저희도 불안하기 때문에 학원이라는 기둥을 잡고 있는 상황인데 너무 달리는 분위기다 보니까 조금 겁이 나요.

- 안 해도 된다 우리 아이는. '행복하게 자라면 된다‘고 했다가 가만히 있으면 옆에 친구랑 차이가 너무 나 버리니까 이걸 내가 한 달 만에 따라잡을 수 있을까? 그럼 차이가 더 날 텐데? 이런 생각에 불안감이 크죠.


사교육 학원들은 이런 부모들의 욕망과 불안을 먹고 산다. 특히 IMF 시기에 학령기를 보냈던 부모들은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분들은 경제적으로 내가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지 못할 때 어떻게 사람이 도태될 수 있는지를 본 거예요. 지금의 이런 경쟁 지향적인 사회에서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을 아이에게 줘야 한다는 그런 불안 의식이 사교육을 더욱 증폭시킨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문턱을 높혀서 안달나게 해 보자는 것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데 그 관점에서 가장 좋은 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이다. 학원 입학시험 진도는 자기 학년, 자기 학기 부분만 잘 해서 갈 수 있는 학원들이 아니다. 선행을 어느 정도 해야 갈 수 있는 학원들이기 때문에 무리한 선행에 대한 관념 같은 게 확산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게 맞는 학생들은 할 수 있다. 영재고, 과학고 진학률이 전체 고등학교 학생 중 0.45%라고 한다. 100명 중 0.5명이다. 이런 선행 교육이 자신에게 맞는 학생들은 기껏해야 200명 중 한 명 정도인데, 이 많은 아이들이 다 같은 곳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


영유아대상 영어학원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인터뷰를 통해 교육기업들이 영유아 사교육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설명한다.

- 학령 인구가 엄청나게 줄고 있고 그런 가운데 이 업태의 지속가능성이 굉장히 위기인 시대입니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아이를 많이 낳으니까 기본적으로 확보되는 숫자가 있어서 영업상에 타격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아이를 낳지 않아요. 안 낳으니까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상품을 줘야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불안, 사교육 시장의 이익, 학벌주의라는 삼각 구도가 맞물려 대한민국 교육이 더욱 더 기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아이의 행복이란 이상과 경쟁 사회라는 현실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모두의 고민이 되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의 말미에 이런 고민을 거쳐 조금은 다른 삶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한 어머니는 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책을 거부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했다.

- 아이가 자기 의지를 갖고 공부하는 게 되게 중요하잖아요. 근데 그렇게 학원을 다 보내서 어렸을 때부터 달려야 하는가, 의문이 들더라고요. 아이가 공부를 하기 싫어하게 되고, 지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학원을 보내는 게 맞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대학을 나오고 학위가 전부가 아니에요. 대학을 어디로 가느냐보다 30대, 40대 때 자기가 정말 잘 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김누리 교수 인터뷰에 너무 공감이 되었다.

- ‘르몽드’지가 한국 교육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한국의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이라는 겁니다.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을 주는 교육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런 불행한 아이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죠.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개개인들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경쟁적인 사회 체계와 질서,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강력한 학벌주의, 거기에서 파생되는 경쟁 문화, 가족 외에는 아무 데에도 기댈 곳 없는 각자도생의 사회 분위기... 이것들을 못 본 체하고 학부모 개개인을 탓할 수만은 없다.


바닥에 발도 닿지 않는 작은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1800개의 단어를 달달 외우고 암기해서 영어 에세이를 써야 한다는 게 안타까웠다. 카지노 게임 추천장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우는 아이를 억지로 교실에 들여보내는 장면에 마음이 아팠다. 대치동 학원가, 학원과 학원을 오가던 아이들이 '스트레스 프리존'이라는 작은 공간에 들어가 소리를 지르며 자기 마음을 달래는 모습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최근 5년 사이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겪는 아이들의 수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출연해 말했다.

- 우리 아이가 지금까지는 착했는데 사춘기가 너무 세게 왔어요, 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그건 몰라서 그런 거에요. 그런 아이들이랑 얘기해 보면 어릴 때부터 분노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경우가 많아요.


어린이들에게 행복한 보육과 돌봄, 교육을 하고 싶어 모여 있는 나의 일터에서 만나는 부모와 교사들이 생각난다. 우리 안에 있는 아이와 부모와 교사만 행복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나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 모든 이미지: KBS 추적 60분, “7세 카지노 게임 추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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