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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Apr 19. 2025

[오지화가 이향남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기행 ③] 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하며 대서양과 인도양에 둘러 쌓여있다. 최남단의 케이프타운(Cape of Good Hope)은 말로만 듣던 곳이다. 실제로의 최남단은 아굴라스 곳의 서쪽 해안 절벽이지만 내가 들어왔던 최남단은 이곳 ‘희망봉’이다.국민 학교 때의 ‘희망봉’은 지식도 없이 그저 그 땅을 밟으면 꿈을 이루는 곳인가 했다.미지의 땅이고 갈 수 없는 까마득한 나라로만 생각했다. 중학교 때 지리 과목을 접하며 언젠가는 꼭 방문해서 궁금증을 풀어보겠다던 그 곳에 지금 서있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 만난 절벽에 서니, 둥글고 하얀 등대가 손짓한다. 땅 끝 절벽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대서양의 거친 파도가 하얀 물거품을 뿜어댄다. 반면 왼쪽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인도양은 새색시 치마처럼 부드럽고 찰랑찰랑 잔물결이다. 검푸른 대서양과 프러시안 물감을 흩뿌린 듯 한 인도양은, 땅 끝 희망봉에서 두 개의 얼굴로 겹쳐지는가 싶더니 이내 제 갈 길을 간다.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그 곳 너머에 대한 궁금증으로 나서보고 싶어진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나 바스코 다 가마의 신대륙 탐험을 헤아려 본다.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는 모험이지만 그들의 미지를 향한 발걸음은 얼마나 용감하고 낯선 땅에 대한 신비로움은 또 어땠을까? 를 상상해 본다.


어둠을 밝혀 안도의 길로 안내하는 등대야말로 무언의 보시인 듯하다. 뉴질랜드 외진 바다 끝, 사람 발길 적은 조그만 등대가 그렇고, 포르투갈 서쪽 땅 끝 절벽의 호카 곶 등대가 그렇다. 거친 파도와 거친 바람의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호카 곶 등대. 그 뒤에 서 있는 키가 크고 꼭대기에 십자가가 있는 돌탑은 이곳의 안전을 기도하는 듯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등대서 내려다보는 거친 대서양의 풍광과 석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한 낮의 희망봉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달린다. 어느 순간 눈앞에 가파른 지대가 보인다. 절벽의 좁고 굽은 도로가 끝없이 이어지는 길을 달린다. 절벽 지대를 넘어가니 그 아래로 해변이 나타난다. 하우트베이의 챕먼스 피크 길이다. 세계 10대 해안도로 명성답게 숨 막히는 입체적 절경을 보여준다. 이태리 아말피의 해안도로와 지중해 풍경이 여성적이라면 여기는 사람 드문 고즈녁하고 거친 대서양의 풍경이 남성적이다.


멀리서 바라보니 원형의 하우트베이의 뾰족뾰족한 산허리를 자른, 구불구불한 길들이 하얗게 보인다. 이 아름다운 자연은 인간들에 의한 상처로 자기를 희생하며 인간에게 온전히 몸을 내준다. 인간들의 낯 뜨거운 이기심의 이중성이다.


어느새 저녁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붉은 노을은 바다위에 드리우며, 하늘과 땅과 바다를 온통 붉은 색으로 색칠한다. 나는 하염없이 바라본다. 이 곳 숨 막히는 절경을 가슴속에 담고 현실적 삶으로 돌아가리라. 그래서 고통의 전율이 찾아올 때 이 감동을 꺼내 불사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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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하우트베이의 노을


오른 쪽으로 인도양을 접하며 해안 도로를 따라 케이프 타운의 블루마운틴을 향해 달린다. 학창 시절 남아공의 백인과 흑인의 양면과, 흑인들의 아픈 현대사와 인권과 민주화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가 궁금했다. 오른쪽으로 얕고 넓게 펼쳐진 해안에,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미풍이 사랑스럽다. 미풍이 만들어 내는 끝없는 파도의 흰색 포말이 해안 위에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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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루마운틴 인도양의 하얀 파도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해안가 외진 지대. 천막촌 외엔 아무것도 없는 을씨년스런 지역이 한참 동안 이어진다.살펴보니 덩그러니 자리한 천막촌이다. 다닥다닥 사각형 박스가 줄서있는 듯 한 거리에 흑인들 남녀노소의 움직임이 보인다.


거리랄 것도 없는 길은 흙탕물 길이다. 사람들의 누추한 모습은 찢어진 낡은 천들을 겹쳐 놓은 듯한 천막집과 겹쳐지면서 안타까움에 휩싸이게 한다. 누가 이들의 삶과 권리를 앗아 갔는가? 이곳이 바로 궁금했던 백인들에게 밀려난 흑인들만의 거주지다. 이 땅의 주인인 이들의 비참함에 마음이 무겁다.


블루마운틴에서 내려다보는 화려한 지역과 멀리 인도양의 장관을 보면서, 왠지 신발을 잘못 신은 듯 마음이 불편하다. 미국의 원주민 인디언과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인 들을 봤을 때도 그랬다. 원주민을 몰아내고 억지로 역사를 바꾸려 하는 인간들이 영원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그들도 원주민에게 준 상처만큼 누군가로부터 고통을 받을지 모른다.


케이프타운 워터프런트에서 배를 타고 30여 분 대서양으로 나가면 로벤 섬이 있다. 만델라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섬이다. 나병환자의 격리소이기도 했고,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했다. 흑인 만델라가 18년 동안 감옥 생활한 로벤 섬은 대서양의 거친 물살이 지나가는 섬이다. 지형적으로는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 한가운데 로벤 섬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채, 바다 물결의 반짝임과, 석양과, 빛나는 햇살이 아름다운 섬이다. 만델라의 역사적 장소들과 흔적들을 보면서, 위대한 개인의 투쟁의 역사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본다. 지금은 햇살 가득한 광장 한복판에, 대서양을 향해 자유의 몸으로 서 있다. 얼마나 갈구하던 자유였을까? 얼마나 고통스런 민주주의에 대한 투쟁이었나? 이러한 인종차별, 민주주의에 대한 역사가 인정되어 로벤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워터 프론트로 돌아오니 몸을 들썩이게 하는 열정적인 악기와 빠른 노래 소리가 들린다. 거리의 젊은 흑인 그룹들의 타악기 연주와 노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추게 한다. 흑인 특유의 노래와 춤과 손 두드림에서 울려 나오는 타악기 소리의 조화에 넋 놓고 즐긴다. 짐바브웨 거리에서 보았던 현란한 의상과 춤과 타악기 소리가 생각난다. 아프리카 음악에는 영혼을 깨우는 울림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활기차고 자유로워 보이는 거리를 걷다보니 거리 한쪽에 많은 조각품들이 눈길을 끈다. 갤러리 밖 공간의 돌 조각품들이 예사롭지 않다. 흑인 여자와 흑인 아이들의 모자상이 그러하다. 풍만한 여자의 몸매와 아이들을 품은 모습에서 사랑이 넘쳐난다. 흰 돌에 얼굴만 검은 피부를 드러낸 형태들에서 흑백의 조화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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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 거리의 조각품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그림이나 나무 조각품에서도 흑인 엄마와 흑인 아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케냐의 조셉 카툰 작가 그림에도 모자상이 주류로 등장한다. 아이를 품에 안고 있거나, 아이를 등에 업거나 옆에 두고, 음식을 만드는 소재들이 많다. 인간의 원초적 영혼을 깨우는 탄자니아의 대표적 나무 조각인 마콘테. 마콘테 부족들이 흑단 나무로 만든 조각품이다. 이들의 정교함과 예술성을 인정받는 공예품들은 20세기 파블로 피카소에게 충격을 주며, 그의 작품제작에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그 외에 고갱, 자코메티, 브랑쿠시 작가들도 영향을 받는다. 마콘테 부족의 탄생신화에도 여자가 등장한다. 여자와 얽힌 조각품들. 그들만의 독특한 예술이다.


예술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계사회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아프리카가 모계사회인 것은 여성의 신체에는 영혼을 붙잡는 유일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명 번식이나 양육 존재인 여성을 우위에 두는 것이다.


살펴본 거리 조각품들은 평면에 가까운 두리 뭉실한 두툼한 두께와 형태를 지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많은 직선과 곡선들이 물체의 두 선이 만나는 꼭지 점과 만나면서 입체적인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흑인 소재의 거리 조각품에서, 페인팅 작가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흑인 여자나 흑인 엄마와 아이들을 보면서, 백인 주류 사회에서 그들만의 정체성과 문화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본다.

Nomad life, 2017, Oil on Canvas, sand, 72.5x60.5cm


작품의 배경인 풍경은 나미비아의 데드 블레이다. 배경의 자연풍경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극명함의 이중성이 보인다. 지금은 데드 블레이지만 언젠가는 생명이 넘쳐나는 땅을 상상해 본다. 억 겹의 시간은 지구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니까. 그리 될 거란 희망을 안고 신발은 미래의 시공간을 걸어간다. 어린왕자도 그런 지구의 미래를 꿈꾸고 있지 않을까?


작품에서 먼 원근감으로 위치하고 있는 모래산과 공활한 하늘 사이에 시공간이 공존한다. 그 공간은 보이지 않는 공기와 바람과 상념들을 품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모레 둔덕에 앉아 미래의 불안과, 현실적 삶에서 오는 무게감을 덜어낸다. 분명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긍정을 기대하며. 자연이 주는 평온함에서 정신적 치유를 받는다. 누군가에게도 그러기를 기대한다.

Nomad life, 2017, Oil on canvas, 112x162cm


작품의 배경 풍경은 나미브의 붉은 사막이다. 붉은 사막이 주는 강렬함이 가슴을 울린다. 반면 그곳에는 사막의 상징적인 혹독함과 고통과 고독이 깔려온라인 카지노 게임. 정적의 사막에 상상하기 어려운 생명체인 오릭스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외지인의 발길에 그는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의 응시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궁금증을 유발하게도 한다. 그러한 오릭스의 두 발에 인간의 길 위의 동반자인 신발이 신겨져 온라인 카지노 게임. 한 짝은 벗겨져 나뒹굴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먼 여정 끝에 그는 ‘쉼’을 선사 받는다. 사막의 혹독함을 견뎌온 그에게 달콤한 쉼은 위로이고 휴식이고 미래에 대한 사유이다. 우리의 사유는 미래의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

Nomad life, 2023, Mixed materials, 80x80cm


이 작품은 나미브의 자연이 만들어낸 사막 산의 유려한 곡선들을 보고 그린 반추상적인 작품이다. 사막의 강렬한 느낌을 흑과 백의 대비로 표현했다. 유니크 한 도자기 신발인 오브제들은 여러 방향으로 위치되어 걷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사막의 마른 나무들은 삭막함을 더한다. 어둠속의 달빛이 무수한 신발 오브제들을 비추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들끼리 소리 없는 축제를 즐기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달은 잠든 대지를 비추며 우리 모두를 희망의 아침으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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