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을 돌고 돌아 정동 언덕길을 오르고 내려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아침 일입니다. 어젯밤엔 눈이 왔습니다. 그것도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3월 중순임에도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 나오는 그대로 저는 낭만적인 발걸음을 한 것입니다. 그리곤 향긋한 5월의 꽃향기로 점프하지 않고 바로 그 교회당 문을 열었습니다. 그 교회에 용건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구세군 교회입니다.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은 1865년 영국에서 시작된 개신교입니다. 개인 구원만큼이나 사회 구원을 강조하고, 특히 불우한 이웃에게 복음뿐이 아닌 빵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말이면 등장하는 구세군 냄비에서 보듯이 사회적 약자를 특히 배려하는 교단인 것입니다. 조직은 이름에서처럼 군대식으로 되어있어 개신교임에도 카톨릭처럼 세계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본부는 런던에 있고 그곳의 총사령관이 전 세계의 구세군을 총괄합니다. 개별 교회를 담당하는 사관이라 불리는 성직자는 일반 개신교와는 달리 성당의 신부처럼 순회를 하며 목회를 합니다. 조직과 운영 면에서 카톨릭과 닮은 점이 많은 개신교인 것입니다. 우리나라엔 1908년에 들어왔고 현재 전국에 200여 개의 구세군 교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제가 입장한 그 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구세군 교회인 서울제일교회입니다. 1908년 국내에 구세군이 전파된 해에 세워진 교회를 이곳 정동으로 옮긴 것입니다. 그 교회 바로 옆엔 같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색창연한 정동1928아트센터가 있습니다. 서울의 10대 건축물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본래는 카지노 게임 추천 사관학교(신학교)였던 것을 서울시가 문화재로 지정했고 지금은 카지노 게임 추천과 공동으로 아트센터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아트센터 안엔 카지노 게임 추천 박물관도 있습니다. 그곳까지 둘러본 제가 한 가지 놀란 것은 1909년에 최초로 발행된 카지노 게임 추천 신문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신문은 지금은 구세공보란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오늘 하루였습니다.
오늘 아침 제가 그 눈 덮인 교회의 문을 연 것은 강의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교회의 성인 신도들을 대상으로 기독교와 그리스신화를 주제로 강의를 한 것입니다. 신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종교 전문가도 아닌 제가 교회에 가서 신도들을 앞에 놓고 기독교에 대한 강연을 한 것이기에 매우 조심스럽기도 한 자리였습니다. 강연 전 그래서 종교성은 배제된, 어디까지나 서양 문명사적인 관점에서만 말씀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고 해서 제가 서양 문명사를 전공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씀을 드렸네요. 강의 후엔 올 때와는 역순으로 정동 언덕길과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시청역까지 발걸음을 옮겨갔습니다. 물론 훨씬 가벼워진 발걸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