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하 Apr 18. 2025

저니맨 아티스트 이헌정

어제 만난 예술가입니다. 흔히 예술가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는 진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단어 journey처럼 말입니다. 서울에 집이 있고 양평에 작업실이 있는 그는 태평양 건너 LA에도 작업실이 있습니다. 영혼만 자유롭게 저니하는 것이 아닌 신체도 그렇게 저니시키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태평양은 별개로 그가 좋아하는 컬러라는데 그만이 지칭하고 식별이 가능한 색입니다. 그의 멋스러운 안경테에도 있고 그의 작품에도 많이 반영되는 태평양인데 범부인 제 눈엔 그냥 스카이 블루로 보입니다. 1년에 절반씩 태평양을 오가며 살고 작업하는 그라서인지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그 바다를 많이 연구해서 나온 컬러인 것 같습니다. 이건 제 추측입니다.


강연에 앞서 도예가라고 제가 그를 소개했는데 그는 도예가가 아닌 듯했습니다. 아래 사진, 그의 강의 첫 화면에 뜬 앙증맞은 그의 어린 딸의 손에 쥐어진 조그만 도자기가 보인 후 슬라이드가 계속해서 넘어가도 도자기는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대신 회화, 디자인, 조각, 건축, 설치, 무빙, 미디어, 컴퓨터, 자연.. 이런 요소들이 결합된 그의 작품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그의 편안하되 심도 있는 설명과 함께 말카지노 가입 쿠폰. 사진 위 'The Journey'라는 타이틀은 그의 일생의 작업 주제입니다. 그가 쓰는 근육으로 만들어진 모든 작품은 그런 저니라는 사유와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올린 첫 화면은 30년 전에 찍은 사진으로 그의 두 번째 전시회 출정식을 이렇게 딸과 함께 찍은 흑백 사진으로 포스터에 담았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사진이지만 모던을 넘어 포스트모던해 보이는 그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는 도예가 이헌정입니다. 아니 도예가가 아닌 듯한 아티스트 이헌정입니다. 어제 그의 강의를 들은 후 제가 정의한 그는 '저니맨 아티스트 이헌정'입니다. 프로야구에서 여러 구단을 돌며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를 저니맨이라 부르는데 제 눈엔 그가 그런 아티스트로 보였습니다. 도자기를 전공해 시작은 순수 도예가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예술의 다른 장르를 하나씩 눈떠 가며 종합 예술인이 된 것입니다. 도자기 한 세계에 정착하지 않고 그것을 확장해 아트라는 큰 세계를 저니하며 오늘의 이헌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니에 대한 그의 뚜렷한 철학과 노력이 결합되어서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의 집안에서 모두가 의지했던 유일한 남자의 죽음은 이헌정을 예술가로 만들었습니다. 공부를 매우 잘했던 학생이 급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되며 미술로 대학을 간 것입니다. 아버지의 부재로 깊은 방황의 수렁에 빠져있다 보니 고교 3학년 2학기가 되었고 그때부터 정신을 차려 대학교를 가려하니 학교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없어 미대로 전향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그렇게 제 길을 찾았습니다. 지금 그는 세계가 알아주는 예술가가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성공과 돈 버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그는 비즈니스도 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그의 강의를 들으며 최근 다시 본 영화 <콘클라베의 한 대사가 머릿속을 오갔습니다. 랄프 파인즈가 연기한 교황청의 궁무처장 로렌스 추기경이 한 말카지노 가입 쿠폰. 그는 신임 교황 선출을 위해 모인 추기경들 앞에서 확신을 경계하라고 강변합니다. 그런 확신을 가진 사람보다는 계속해서 의심을 하는 사람을 새로운 교황으로 뽑으라는 것입니다. 강의에서 이헌정 작가는 세상에 정답은 없다고 했습니다. 아니, 있지만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정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다른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예술가라고 했습니다. 확신은 그런 다른 답을 찾는 것을 방해할 것입니다. 거기에서 끝이고 그것이 결론이니까요.


아래 두 번째 사진은 그의 작품카지노 가입 쿠폰. 그가 물었습니다. 언뜻 고래등처럼 보이는 그 도예 작품의 컬러가 무슨 색이냐는 것입니다. 당연히 여러 색으로 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그의 눈엔 그것이 한 색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그가 그것을 제작할 때 한 가지 유약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예술가는 참으로 힘들고 피곤한 직업이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나는 절대 예술가가 될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일한 정답만을 향해 문제를 풀고 사안을 해결해온 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때론 한 가지 답만이 존재하고 필요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과 삶은 그 이상으로 복합적이고 다이내믹하며 또 예측불가하기까지 하니까요. 예술가와 비예술가가 모두 필요한 세상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가 그의 작품을 선택해 유명세를 더한 이헌정 아티스트의 저니가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그가 추구하는 디퍼런트하고 정의하기 힘든 새로운 예술의 세계로 말카지노 가입 쿠폰. 그것은 그 개인만의 영예와 행복은아닐 것입니다. 예술은 만인에게 영향을 주는 공유재이니까요. 분명한 것은 그는 제가 지금까지 만나 본 예술가들 중에선 가장 우뇌 쪽에 위치한 작가로 보였습니다. 예술이 위치한 영역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