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비가 오는 밤길을 걸었습니다.
지긋한 교수님께서 카지노 게임 안 하면 죽는다며 아무 카지노 게임이나 하라고 하셨어요. 딱히 하는 카지노 게임이 없었던지라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찬찬히 몸을 살피고 느낌을 한 문단(10개에서 13 문장)으로 써오라는 숙제도 얹어주셨습니다. 아직은 오싹하지만 걸으면서 몸이 후끈해졌습니다. 열심히 걷다가 찬찬히 살피려고 길 위에 섰습니다. 비 맞은 봄꽃들이 모두 무거운 빗방울을 한 아름씩 껴안고 있었어요. 먼 풍경도 좋지만 쪼그려 앉아 들여다보니 개성들이 넘쳐납니다. 꽃잎에 맺힌 빗방울들, 새순 끝에 매달린 투명한 구슬들에 홀려서 만보중 남은 2000 보는 어슬렁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제 볼이 볼그족족해진 걸 느낍니다. 나오길 잘했어요. 카지노 게임 숙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꿀잠은 보너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