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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아이의 "카지노 게임quot;

마지막으로 글을 쓴 2022년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성인 영어 회화를 가르치던 나는

교습소를 열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여자친구는 아내가 되었고

나의 능글거림과

아내의 외모를 물려받은

아들이 둘이나 생겼다.


11개월인 둘째는 아직

'엄마', '아빠', '맘마' 밖에 못하지만

세 돌을 앞둔 째는 말을 꽤 잘 한다.


이제는 영어만이 아니라

한국어도 가르치는 아버지로써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언어학을 전공한건 아니다.

하지만 언어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내겐 꽤나 흥미롭다.


첫째는 꽤 말을 잘한다.

첫 아이라서 비교군이 없어서 객관적인 평가는 아니다.

근데 하루하루 놀랍다.


요새 첫째는 "카지노 게임quot;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아빠! 카지노 게임 안남았어?"


딸기 광인 첫째한테 딸기를 씻어주고

옆에서 하나씩 먹이며 싱글벙글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딸기를 집어들면서 외친 말이다.


"카지노 게임quot;라는 표현을 쓴것도 놀랍지만

맥락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


물론 우연의 일치였다.


둘이서 손 잡고 가는 어린이집 등원길.

춥다며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아이는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기뻐 소리친다.


"아빠! 뽀로로 비타민이야!"


자랑스럽게 내보인 손에 놓인

몇 주 전 외투에 넣어놨던 뽀로로 얼굴이 그려진 비타민 두 개.

그리고 이어서 말한다.


"아빠! 카지노 게임 먹어!"


나는 귀여워서 웃었다.


...


'카지노 게임'라는 표현이 숫자 1과 관련이 있는것 까진 캐치한 모양이다.

뭔가 한개가 남은 상황에서 엄마 아빠가 '카지노 게임'라는 말을 썼겠지?


그리고,

그렇지 않은가.

뭔가 "카지노 게임quot; 남지 않은 상황은 특별하다.

하나라서 아쉽지만

하나라서 더 관심이 간다.


엄마와 아빠와 아이가 주목하는 상황.

우주의 중심인 엄마 아빠가 입으로 내뱉은 "카지노 게임quot;라는 말.

아이는 하나만 남아있는 무언가보다

세상에 하나뿐인 엄마와 아빠의 입에서 나온 말이 더 마음에 남았겠지.


그래서 뭔가 숫자 1이 관련된 상황에서

"카지노 게임quot;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보면

특정 단어나 표현을 암기하는건 곧잘 해도

그걸 사용해서 문장을 만들게 하는건 어렵다는걸 매번 느낀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

머리가 굳어가는 아이들에겐 이미 영어가 제2언어가 되었기에

모국어처럼 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어색하거나 잘못된 쓰임을 발견 할 때마다 끊임없이 교정을 해준다.

교정이 참 중요하다.


한번에 끝나지 않고

끝이 언제인지 알 수도 없지만

옆에서 교정해주지 않으면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


...


"아빠, 카지노 게임 먹어!" 라는 하는 아이에게

"아빠 하나 먹을까?" 라고 교정해주면

아이는 다시 "응, 아빠 하나 먹어!" 라고 말을 바꾸더라.




문법을 처음 배우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도

학원 뺑뺑이를 도느라 지친 중학교 2학년 학생도

고3이 가까워 정신 없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도


엄마가 보내서 억지로 수업에 들어온 학생도

자기가 직접 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한 열정적인 학생도


시간차는 있지만 옆에서 교정을 해주면 실력이 늘어난다.

부정확한 문장이 정확해지고

문법이 교정되고

해석력이 늘어난다.


우리 큰 아들도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아이들도 점점 늘어가는걸 보니까

참 하루하루가 즐겁다.


카지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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