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 동네 살인사건 ③
사건 현장은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로북적북적했다. 엄청난 인파였다. 여기저기 카메라에,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달이나 지난 사건인 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지 그리고 요즘은 뉴스에서 나오지도 않았는데. 참 이상하다. 많은 카메라를 보니 더욱더 어떻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바로 앞에 있으니까 잡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겠으나, 방송에 보여줄 만한 증거가 없다. 일단 오늘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집이 어디인지 까지만 따라가 보는 게 좋겠다. 그다음은 잠복과 주변 조사…… 족적! 그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범행에 신었던 신발이 지금 내 가게에 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내 손안에 있는 것이다. 여기는 기자도 많고 하니 일단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잡아서 경찰에 넘기는 게 좋겠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범행 현장을 구경하는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서둘러 아침에 구둣방에 왔던 경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저기…… 오늘 아침에 제 가게에 오셨었는데 기억하세요? 호심 상가 앞 구둣방 사장 오지납입니다. 그 화재 사건 범인 아직 안 잡혔죠? 제보 좀 드리고 싶은데."
"아 사장님 안녕하세요. 아직 뉴스가 안 나갔나? 삼십 분 전에 용의자가 현장 근처에서 잡혔어요. 지금 현장에 기자도 엄청 오고 해서 죄송해요. 일단 지금은 전화를 끊어야 할 것 같고요. 이따가 제가 다시 이 번호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뚜. 뚜. 뚜. 뚜'
진범이 저렇게 뻔뻔하게 돌아다니는데 용의자가 잡혔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멍하니 서 있는데 누군가 나에게 인사를 한다.
"오! 안녕하세요! 구둣방 사장님을 여기에서 보네요!! 밖에서 만나니까 기분이 또 새롭네요!"
인파 속에서 나를 알아본 사람은 구둣방 단골이다. 십 년 정도. 하지만 만날 때마다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 안녕하세요. 그러게요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근데 여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요?"
"조금 있다가 진범이 현장 검증하러 온다고 하더라고요. 나쁜 놈한테 계란 하나 던져 주려고 나와서 벼르고 있었어요. 어! 왔다 왔다 다음에 봐요!"
이내 차한대가멈추더니,
'드르륵'
차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우락부락한 모습의 남성이 수갑을 찬 채로 내렸다. 그는 곧바로 경찰들과 기자들에 둘러 쌓였다. 인터뷰를 하려는 기자들과 구경꾼인지 뭔지 중간중간 욕설을 하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계란을 던지러 왔다는 단골손님도 인파에 떠밀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저 남자가 범인이라고? 그럴 리가!"
나는 바로 인파 속으로 들어가서 눈에 불을 켜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찾았다. 그 족적 은 분명히 카지노 게임 사이트 신발이다. 경찰이 실적을 위해 가짜 용의자를 만든 게 틀림없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는 경찰도 믿을 수 없다.
"정의가 죽었어. 정의가 죽었다고."
작게 읊조리며 인파 속에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관찰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경찰이만들어낸용의자를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구경하고있었다. 나의시선을느꼈는지카지노 게임 사이트는두리번거리기시작했다. 아주짧은시간이지만우리는눈이마주쳤고, 나는 놀라서 반대쪽으로홱! 얼굴을돌려 버렸다.
'내얼굴을알아보면곤란해.'
그 사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인파 속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도 놓칠세라 사람들을 밀치며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따라 나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걸음은 아까보다 훨씬 빨랐다. 나는 기를 쓰고 따라갔다. 물론 최대한 몸을 사리면서.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나는 못 속이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횡단보도를건넜다. 내가건너려고하자신호가바뀌었다. 그때마을버스한대가왔고카지노 게임 사이트는그버스에타려고하는것같아보였다. 어쩔수없다. 나도무조건저버스를타야한다. 무단횡단까지 하며 떠나려는마을버스를붙잡아탔다. 버스를타니앞좌석에앉아있는카지노 게임 사이트가보였다. 들키지않기위해멀찌감치뒤에앉아카지노 게임 사이트를관찰하기로했다. 두번째정거장은내가게가있는곳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그대로앉아있었다. 세번째정거장에마을버스가멈추고사람들이내리기시작했다. 내리지않을것처럼앉아있던카지노 게임 사이트가후다닥뛰어내렸다.
"에이 씨 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돌발행동에 놀란 나머지 입 밖으로 소리가 나와 버렸다. 내가 덩치는 있어도 꽤 유연하고 빠른 편이다. 매일 밤 공원에서 운동한 게 이제야 발휘되는 것 같다. 점프하듯이 버스에서 내려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쫓았다. 여기라면 구둣방까지 걸어서 십오 분이다. 멀지 않아서 조사, 아니, 수사하는데 편리할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정류장에서 내려 십 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파트로 들어갔다. 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들어간 아파트의 동과 호수를 수첩에 적고 주변을 관찰했다. 삼십 분 정도가 지났을까 피곤하기도 하고 내심 가게 걱정도 들어서 구둣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상가 근처에 도착하니 이 씨가 밖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부동산에서 일을 하기는 하는 거요? 왜 또 밖에 있어?"
"지납이 가게에 안 붙어있고, 어딜 쏘다니는 거야?"
"일이 좀 있어서."
"뉴스 봤어? 잡혔대 그 있잖아 옆 동네 사건! 아침에 경찰 왔었던 거."
"아. 근데 내 생각엔 그거 가짜 범인이야 가짜."
"집주인이 연락 두절됐다 그랬잖아. 그게 다 이유가 있었어. 범인이 집주인이고 죽은 사람은 집주인 동거녀라지 뭐야. 나이가 열 살 차이나 나더구먼, 싸우다가 욱해서 밀었는데 죽었다나. 범행 숨기려고 불 질렀대."
"숨기려고? 발자국은? 족적은 어떻게 설명할 거야?"
"아니 그걸 내가 설명해야 하나?! 아무튼 뉴스 속보에서 그러는데 불 지르기 전에 동거녀 신발을 하나 빼 뒀다가 제대로 다 탔는지 확인하러 들어갈 때 일부러 그 작은 걸 신고 들어갔다지 뭐야. 어휴 무서워. 현장 근처에서 잡혔다더라고 차에서 그 구두도 확인됐고."
"확실해?"
"확실하지않을게뭐가있어? 뉴스에다나왔다니까. 지금도TV 틀면나올걸? 아! 지납이. 손님온거같은데? 구둣방앞에사람들이서있네."
"아이고, 그렇네. 나중에 얘기합시다."
구둣방앞에는건장한남자두명과카지노 게임 사이트그카지노 게임 사이트진범-아니진범이라고생각했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있었다. 나는시치미를뚝떼고무슨일로왔느냐고물었다. 남자두명은자신들이경찰이라고했다. 아까나와통화했던담당경찰이보낸것같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진범인걸알아차린걸까?
"이 사람이에요. 그 변태!"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거의 소리를 지르는 듯이 말하며 손가락으로 나를 지목했다.
"잠깐, 어? 네?"
나는너무놀라말도제대로못하고멀뚱멀뚱카지노 게임 사이트를쳐다보기만했다. 옆에있던경찰두명은이미주변CCTV도다확인했다며경찰서에가자고한다. 이셋은내얘기는듣지도않고나를무작정경찰차로끌고갔다. 동네사람들이다보는곳에서! 그것도나의구둣방앞에서말이다.
***
경찰서에 다녀온 지도 삼 주가 지났다.경찰서로 끌려간 나는 옆 동네 화재 사건 범인을 쫓고 있었다고 한참을 설명해야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침에 구둣방에 왔던 담당 경찰이 나를 알아봐 준 것, 그리고 사건에 관해 날짜와 시간까지 있었던 일을 빼곡히 적어 놓은 수첩이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의 회유 끝에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오해를 풀었고 저녁 열한 시가 되어서야 겨우 나올 수 있었다. 나를 데리러 온 이 씨를 보자마자 억울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야옹'
"왜 자꾸 찾아와 성가시게."
구둣방 구석에서 고양이 캔 사료 하나를 깠다. 이제 새끼들도 제법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다. 어미는 여전히 삐쩍 마르고 사람을 경계하지만 이제는 내가 있어도 먹이를 먹는다.
방정맞은 이씨덕분에나의바보같은이야기는동네에소문이쫙퍼졌다. 경찰에게도마을사람에게도모두에게탐정놀이는이제그만하라며비웃음을샀다. 이씨는비꼬며나를오지랖 탐정이라고부른다. 아무리그만하라고해도변태로소문나는것보다는바보로소문나는것이낫다며도와주는건지놀리는건지만나는사람마다말하고다닌다. 그리고카지노 게임 사이트는아직까지도 신발을찾으러오지않았다. 억울하기도하지만내가잘못한것도있으니미안한마음에고급재료를써서신발도전부고쳐놨다. 받은수리비도돌려줄생각으로기다리고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어디에사는지알고있지만변태로오해받았는데찾아가면안될것같아서마냥 기다리고있다.
새끼고양이한마리가밥먹다말고구둣방안으로들어간다. 나도서둘러따라들어갔지만한발늦었다. 새끼가한번들어갔다나오니가게안이아수라장이되어버렸다.
"아이고 저놈 새끼."
바닥 여기저기에 널브러진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정리한다.
"고양이덕분에청소도하네. 아주 눈물 나게 고맙구먼."
쓰레기인줄알고집은구겨진종이한장. 족적사진이다. 그날의기억이다시떠올라서억울함에화가솟구쳤다.
"하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찾아가지 않은 신발이 눈에 거슬린다.
"진짜 아닌가……?"
나는족적 사진을 펼쳐 두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수리한신발밑창에물을묻혀신문지위에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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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똑같단말이지."
(오지납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