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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리우다 Dec 13. 2024

두 개의 머그잔

지금도 안타까운 것은 챙겨오지 못한 두 개의 머그잔이다. 그저 둥글고 밋밋한 아이보리색 커피잔인데, 거기엔 조카와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나란히 얼굴을 맞댄 사진이 있었다.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아침마다 그 잔에다 커피 두 스푼을 떨구고 즐겨 마셨다. 나도 카지노 가입 쿠폰 따라 커피를 마시며 윙크하듯 웃고 있는 조카를 바라보곤 했었다.


그러나 남동생이 갑작스런 사망 후 부모님 제사를 끝으로 그 잔들은 가게에서 조카가 사는 안집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5개월 동안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자매들의 집을 유랑하며 생활하는 사이에 가게와 안집 사이의 벽은 견고해져 버렸다.


“그동안 우리가 모셨으니, 이젠 고모들이 릿따 고모를 모시세요!”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집안에 들일 수 없다는 큰 조카의 선전포고 때문에, 안집과 바깥 가게를 자유로이 넘나들 수 없게 되었고 그 잔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조카가 차지한 집은 일본으로 밀항 간 아버지가, 체포의 두려움을 무릅쓰고 15년의 땀과 눈물로 지어진 집이었다. 그리고 그 집이 온전히 그냥 있게 된 것은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한 덕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1층은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2층은 아들 몫으로 하라고 유언을 하셨다. 그러나 유산을 나누게 되었을 때,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집을 포기하였고 그래서 그 집은 온전히 남동생에게로 넘어갔다.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남동생이 죽기 1년 전, 카지노 가입 쿠폰의 돈과 물려받은 밭까지 모두 남동생에게 주어버렸다. 남은 삶은 그저 남동생에게 의지하고자했나보다. 그러나 남동생은 죽었고 나가라고 하는 떨떠름한 상황에서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겨우 가게에서 생활하게 되었기에 하루하루가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7월 말,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느닷없이 열사병으로 쓰러졌고 병원 퇴원 후 요양원으로 모시려던 순간에 건강검진 미비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나와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와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함께 며칠을 머물게 되자, 그 참에 조카들을 만나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재산 문제를 매듭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터지는 사건들로 쉽지 않았다. 내 가슴은 답답했고 긴박감에 가쁜 숨이 절로 나왔다. 어쩌면 일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앞날이 어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것을 견디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그때 나의 일기는 이렇게 적고 있다.


8월 15일, 가게로 이동하여 일부 짐 정리, 옆집 식당서 점심, 저녁까지 조카를 기다리다 돌아옴.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목욕시키고 재움.

8월 16일

퇴실 후 은행으로 이동, kctv와 자동이체 해지, 00 병원에서 폐 엑스레이에 문제 있다고 전화 옴. 00병원으로 이동, 담당의사를 만남. 폐 CT 찍어야 한다고 함. 문제는 그 결과가 다음 주 금요일(8.23)에나 나온다고 함. 월요일(8.19)에 요양원에 입소할 수 없다!!! 나와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멘붕 상태에 빠짐. 일단 폐 CT 찍고 점심 후 보건소로 이동, 건강 재검진.

(8월23일에 나는 중국 여행이 잡혀있고,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는 병원 진료 예정이었다. 그래서 월요일(8.19)엔 서울로 가야 하는데 갈 수가 없게 된 거였다.)


멘붕 상태에 빠졌을 때, 나는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의 휠체어 앞에서 큰 소리로 불평을 쏟아냈다.


“큰 카지노 가입 쿠폰는 이렇게 일 저질러 놓고서도 왜 안 내려오는 거야? 이젠 나도 몰라! 100만원 넘는 돈을 포기할 순 없어. 나는 장가계 갈 거야. 목요일 되면, 큰카지노 가입 쿠폰네 집 앞에다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내려놓고서라도 비행기를 탈 거야!”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의 눈이 까무룩이 내려갔다. 아무 말은 없으나 얼굴이 어두워지는 것 같다. 내 속이 답답하고 묵직해졌다. 미안하다. 나도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우리가 힘들어할 즈음, 조카들이 더운 여름에 힘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공금 통장으로 돈을 보내왔다. 갑자기 30만원의 여유 자금이 생겼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 돈은 관심의 표현이었고 사랑이었고 한 가닥 희망이 되었다. 우리는 과감히 호텔에서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 댁으로 옮겼다. 그 후 우리는 가게에 가서 긴급 전화며 단말기며 회수되어야 할 물품을 처리하고 옆 식당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조카들을 기다렸다.


드디어 나와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두 조카가 함께 가겟방에 마주 앉았다. 내가 얘기를 꺼냈다. 둘째 고모가 나가려면 돈이 필요하다. 간병비며 병원비가 매번 많이 든다. 아빠에게 넘겼던 돈과 밭을 돌려주면, 밭은 첫째 고모가 대신 떠맡고 그에 맞는 돈을 둘째 고모 몫으로 받아서 앞으로의 생활비며 병원비, 간병비 등에 쓰겠다고. 두 조카는 그에 응하겠으나 일단 둘째 고모가 확실히 가게를 정리하고 나갈 것과 안심할 수 있게 증서로 써달라고 했다. 그렇게 얘기가 끝나자, 셋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두 조카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얘들아, 너희들은 내 조카야. 언제든 힘든 일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거나 간에 꼭 연락을 다오. 아빠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걱정하지 않게, 내가 돌볼게. 그러니까 무슨 일이든지 꼭 연락해라.”


나는 누워있던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일으켜 앉혔다. 그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와 두 조카가 손을 맞잡게 했다. 이제 앞으로 두 조카를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도 마지막일지 모르니 한 마디하라고.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 어눌하게 말을 이었다.

“우리 J도 이쁘고 우리 K도 곱지이~. 둘 다 건강히 잘 지내라~. 고마와 이 ~”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조카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갑자기 큰 조카가 울음을 터뜨리며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와락 끌어안았다.

“고모 미안해요.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지. 젖먹이 시절부터 돌보던 아이들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자식 같기도 하고 손녀 같기도 한 아이들! 그동안 들었던 정이 있는데 부담된다고 썩은 사과 도려내듯이 그저 확 잘라지랴.


그날,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를 보내는 조카들의 손길은 각별하였다. 택시를 잡고 휠체어를 싣고 카지노 가입 쿠폰를 꼭 껴안은 채 택시에 앉히는 과정에서도 조카의 손길은 따스했고 세심했다.


그 후 건강검진 결과가 나오고 공증 서류를 만들고 요양원에 다시 입소 절차를 마치는 과정까지도 쉬운 일이 없었다. 그럼에도 조카들과 원만하게 헤어질 수 있었던 것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된 지금, 그 머그잔이 왜 안타까울까? 어쩌면 버려졌을 텐데. 둘째 카지노 가입 쿠폰가 요양원에 홀로 버려져서일까? 카지노 가입 쿠폰는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까? 카지노 가입 쿠폰도 커피잔이 생각날까?


그 머그잔의 다른 면에는 ‘고모 언제나 함께 살아요. 사랑해요’라고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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